2021.12.19. 로마로 가는 여정; 일이 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사도행전 27:10~11"
드디어 로마로 가는 길이 열렸습니다. 아구스도대라는 황제 부대의 백부장 율리오가 호송 책임을 맡았고, 육로가 아니라 배로 이동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그런데 가이사랴는 작은 항구도시여서 로마까지 직행하는 배가 없습니다. 그래서 작은 배를 타고 큰 항구로 이동해서, 거기서 배를 갈아타야 합니다. 힘든 일이었지만, 바울에게는 축복의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시돈을 거쳐, 키프로스 섬을 바라보며, 고향 길리기아를 거쳐, 마가가 선교팀을 이탈했던 밤빌리아를 거쳐, 무라항까지 가는 길, 지난 세월의 추억을 회상하며 자신이 구원한 영혼들과 세운 교회들을 위해 간절히 중보기도하는 시간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무라에서 로마로 가는 배를 갈아타고 항해가 계속됩니다. 그러나 바람으로 인해 항해가 순탄하지 못해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미항에 도착했을 때, 바울은 겨울을 지내고 다시 출항하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말했습니다. 그러나 항해를 책임진 백부장 율리오는 선장의 의견을 따릅니다. 미항이 겨울을 지내기에 불편하기도 했고, 또 항해 기간이 길어지면 체류 비용을 포함하여 부수적으로 생기는 문제도 많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바울이 경고한 대로, 그들은 유라굴로라는 광풍을 만나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됩니다. 짐도 버리고, 배의 기구도 버리고, 마침내 배까지 파선하게 됩니다. 그들은 모든 것을 잃었으나, 오히려 바울은 권위를 얻게 되고, 율리오를 포함해서 배에 탄 모든 사람들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로마에 도착하게 됩니다.
첫째, 순종의 길에 일이 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내가 무시당할 때가 있고, 고난이 닥쳐올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때가 내 뜻보다 좋은 하나님의 뜻이 펼쳐지는 시간입니다. 하나님을 믿어드리며, 기대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사람답게 반응할 때 바로 그 하나님의 선물을 누리게 됩니다.
둘째, 우리는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결정할 때 권위의 네 원천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성과 감정과 경험/전통과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나는 주로 무엇을 권위의 원천으로 삼습니까? 우리 교회는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 무엇을 권위의 원천으로 삼고 있는 것 같습니까? 지성도 중요하고, 감정도 중요하고, 경험/전통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의 말씀보다 앞서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늘 성탄감사주일, 예수님의 탄생과 십자가는 저와 여러분의 지성이나 감정이나 경험/전통으로 찾을 수 있는 길이 아닙니다. 헬라인들에게는 지성적으로 어리석은 일이요, 유대인들에게는 감성적으로 거리끼는 일이어도, 성탄과 십자가, 이것이 하나님의 지혜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