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5. 약속을 붙잡고, 고난의 길을 선택하다!! "여호수아 14:6-15"
오늘이 종려주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실 때 사람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호산나 외치며 마치 왕을 영접하는 것처럼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저와 여러분을 위해서 져야할 십자가를 바라보며, 그리고 그 십자가 너머에 있는 부활의 영광을 바라보며, 고난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여 걸으신 것이었습니다. 십자가 없이는 부활이 없습니다. 고난이 없이는 영광도 없는 것입니다.
종려주일, 헤브론 산지를 유업으로 달라고 요구했던 갈렙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약속을 붙잡고 고난의 길을 선택했던 갈렙의 길이 바로 우리 주님께서 걸으셨던 길이요, 동시에 저와 여러분을 향한 우리 주님의 초대임을 마음 깊이 느끼게 됩니다.
갈렙은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요청합니다. “산지”라고 하니 별로 좋지 않은 땅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헤브론 땅에는 당시 가장 강한 민족인 아낙 자손들이 살고 있었고, 그것은 그 땅이 가장 좋은 땅일 가능성이 많음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그 땅 포도송이를 정탐군 2사람이 막대기에 꿰어 가져왔음을 만큼 비옥한 땅이었고, 게다가 해발 1,000미터 되는 고산 지대로 적들이 쉽게 침입할 수 없는 안전한 땅이었습니다. 안전하면서도 비옥한 땅 헤브론은 가나안 땅의 수도 서울과 같은 곳이었고,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자손에게는 조상의 얼과 신앙의 유산이 담겨 있는 소중한 땅이었습니다. 반드시 차지해야 할 포기할 수 없는 땅입니다.
요단강을 건넌 후 5년 동안 많은 땅을 점령했지만, 아직 점령하지 못한 땅도 많이 남았습니다. 헤브론도 그 점령하지 못한 땅들 중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은 땅들을 제비뽑아서 분배하고 있는 상황이 오늘 본문의 배경입니다. 어느 지파에게 할당될지 제비를 뽑아서 결정하게 됩니다. 할당된 지파는 그 땅을 싸워서 빼앗아야 합니다.
혹시 제비뽑기에서 아낙 사람들이 살고 있는 헤브론 땅이 당첨되기를 원하는 지파가 있었을까요? 그 땅이 좋은 줄은 알겠지만, 비옥한 땅이고, 안전한 땅이고 신앙의 유산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그런 땅이지만 그러나, 그 강하고 잔인한 아낙 사람들 때문에, 1000미터라는 높이 때문에, 그 견고한 요새들 때문에, 제비뽑기로도 당첨되고 싶지 않은 땅, 바로 그런 땅이 “이 산지”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주인공 갈렙은 다릅니다. 갈렙은 지난 45년 동안 그 땅을 결코 잊을 수 없었습니다. 마음속에 있는 불이 꺼지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입니다. 제비 뽑아서 나에게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 아니라, 내가 나아가서 권리를 주장하고 취하겠다는 것이 갈렙의 마음이고 모습입니다.
종려주일 우리 주님께서 포기하실 수 없었던 “산지”는 저와 여러분의 구원을 위해서 져야할 십자가와 그 뒤에 주어지는 부활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할 수 없는 저와 여러분의 “산지”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그 “산지”를 차지하기 위하여 내가 본받아야 할 갈렙의 모습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