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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설교 말씀

2020.03.01. 진멸(헤렘); 하나님의 오래 참으시는 사랑을 멸시한 결과 "여호수아 6:16~19"

정용재 0 791

우리는 막연히 여리고성이 매우 크고 튼튼한 난공불락의 요새였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리고성이 튼튼한 성이었을 수는 있으나, 그렇게 큰 성은 아니었던 것이 틀림 없습니다. 무장한 군대와 하나님의 궤를 어깨에 맨 제사장들이 하루에 일곱 바퀴를 돌 수 있고, 성이 무너진 그 날에 전쟁해서 전멸 시킬 수 있는 성이라면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1시간이 채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호와의 궤를 어깨에 맨 제사장들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도 1시간에 6Km 이상 걷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게다가 성 위에서 돌멩이나 화살로 공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성으로부터 최소한 화살이 날아올 만한 정도의 거리는 떼고 성 주위를 돌아야 합니다. 그래서 실제 성의 크기는 더 작았을 것입니다. 게다가 여리고성의 주민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반면에 전쟁에 나갈 수 있는 이스라엘 장정의 숫자는 60만 명에 달했습니다. 게다가 사기충천한 가운데 있습니다. 실제로 전쟁이 벌어졌다면 이스라엘 군대에도 적지 않은 희생이 있었겠지만, 여리고성은 결국 상대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작전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매일 여리고 성을 한 바퀴씩 엿새를 돌고, 그리고 일곱째 날에는 일곱 바퀴를 돌도록 명령하신 것입니다. 참 어리석어 보이지 않습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순종의 시험대가 되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의 지혜로움보다 더 지혜롭습니다. 자신들의 지성, 감정, 경험과 전통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끝까지 순종했을 때, 그들은 조금의 희생도 없이 철저한 승리를 경험하고 누릴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여리고 성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어떤 사건이었을 까요? 그들은 성위에서 사기충천한 이스라엘의 군대를 보았을 것입니다. 아마도 그 기세와 숫자에 한번 싸워보자는 의욕마저 꺾였을 것입니다. 첫날 어리둥절했을 것입니다. 둘째 날 당황스러웠을 것입니다. 엿새의 시간, 그들에게는 참으로 긴 시간이었고 또 갈등의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저는 이 시간이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주시는 마지막 기회였고, 또 하나님의 마지막 사랑의 기다리심이었다고 생각해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침묵을 명하셨습니다. 흔히 전쟁터에서 상대방의 기를 꺾는 모욕적인 말을 합니다. 그러면 이성적인 판단 대신 충동적으로 싸움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여리고 백성들에게 주신 섬세한 배려였다고 상상해 봅니다.

 

그러나 그들은 끝까지 하나님의 기다리시는 사랑을 멸시했고, 하나님의 능력을 업신여겼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사랑의 하나님이시니 아무도 심판하지 않으실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마귀의 속삭임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오래 참으시지만 영원히 참지는 않으십니다. 심판의 그날이 반드시 옵니다. 라합처럼 하나님께 회개와 항복으로 반응하면 구원의 길이 열립니다.

 

결국 여리고성은 전멸하였습니다. 진멸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을 비난합니다. 어떻게 짐승들까지 어린아이들까지 그렇게 잔인하게 죽일 수 있는가? 그러나 그들을 진멸시킨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을 끝까지 멸시하며 고집을 부린 그들 자신이었습니다. 혹시 내가 지금 하나님께 고집을 부리고 있는 일은 없습니까? 하나님의 어리석어 보이는 방법에 항복 하고 순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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