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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을 간다는 것

석정일 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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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길을 함께 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이번에 무작정 자동차 여행을 떠나면서 미국 물가가 정말 많이 올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숙소 비용이 너무 비싸서 시원한 바닷가 쪽에서 지내는 것을 포기하고, 저렴한 비용에 좋은 숙소를 사용할 수 있는 사막 한가운데 라스베가스에서 이틀을 지내며 호캉스를 즐겼습니다. 

엘에이 지역으로 돌아오는 길에, 라스베가스로 갈 때 사용했던 15번 하이웨이 대신 새로운 길을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후버댐을 잠간 둘러본 뒤에 팜스프링스를 거치는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 루트66번 길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정말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 오가는 차량을 보기 힘들었습니다. 거기다가 전화기 신호마저 끊어지는 지역을 통과하게 되었습니다. 두려움 마음이 스물스물 밀려왔습니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차는 거의 한 대도 발견할 수 없었고, 아주 간간히 마주 오는 차를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습니다. 중간에 차가 고장나면 어떻게 되나하는 생각도 들고, ‘아내 말을 들을 걸’하는 후회와, 밤에 이 길을 가지 않게 되어서 감사하다는 생각까지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긴장 속에 드디어 40번 하이웨이와 만나는 지점에서 작은 주유소를 만났습니다. 화장실도 급했기 때문에 얼마나 반가왔는 지 모릅니다. 급히 화장실을 향해서 이동하는데, 중간에 화장실 안내 화살표와 함께 “1 Dol lar or receipt”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너무 급해서 그랬는지 10달러라고 읽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가게로 들어가서 작은 아이스크림 한 개와 간식거리 하나를 샀는데 무려 15달러나 지불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가격의 2~3배는 족히 될 것 같았습니다.  

영수증을 들고 야외에 설치된 간이 화장실로 향했는데, 45도가 넘는 불볕 더위에 화장실을 지키는 사람이 영수증을 요구했습니다.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루 종일 화장실을 지키고 있을 그 분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 더불어, “사람은 해야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점검 받는 일을 한다.”는 말이 마음 깊이 느껴졌습니다. 

급한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 마음의 여유도 생겼고, 그래서 화장실 안내문 옆에 다른 안내문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We are open!! Our overhead is extremely high. Delivery cost is double with this location. There is a vast of almost 100 miles of desert, with no service. Please do not complain about the prices. You have a choice to be a customer or not. We are here for your convenience. Thank You for supporting a Family owned business.

** 영문 번역이 필요하시면 챗GPT나 제미나이를 이용해보시기 바랍니다. ㅎㅎㅎㅎ

정말 마음 깊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이 분들이 여기서 영업을 하는 것은 나를 위한 것이구나! 사방 160 Km 이내에 주유소와 가게라고는 이곳 밖에 없는데, 이렇게라도 영업을 해 주니 감사하다는 생각과 함께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비교적 많은 차량이 다니는 40번 하이웨이를 잠간 타는 듯 하더니, 다시 루트 66번 길을 타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막 한가운데지만 처음 가는 길이라 도로 사정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정해진 속도를 지키며 달리고 있었는데,  뒤에서 차가 한대 다가오는 것입니다. 

얼마나 반가운지!! 그런데 그 차가 저를 앞지르고 달려가는데, 또 혼자 남겨질까봐 저도 따라 달렸습니다. 그런데 무려 시속 90마일(144Km)이 되도록 밟았는데도 그 차는 점점 작아지더니 점처럼 변하고 말았습니다. 그 차 덕분에 경찰도 없고 길도 안전하다는 것은 확실히 알겠는데, ‘이렇게 덥고 길바닥도 뜨거운 곳에서 타이어라도 터지면 어떻게 되는 거지?’라는 생각이 훅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따라가기를 포기했습니다. 

그렇지만 조금 더 속도를 내어 달릴 수 있었고, 그러다 앞서가는 다른 차를 만났는데 속도가 적당하여 그 차 뒤를 따라 달리다, 나중에는 제가 그 차를 앞질러 달려 마침내 중간 목적지 팜스프링스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그길, 남들이 잘 가지 않는 새로운 길을 달리면서 간간히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짜릿하고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가정교회 목회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같은 길을 달리는 차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반갑고 감사한 일인지! 너무 빨리 달리는 차보다는 적당한 속도로 함께 달려 주는 차가 더 좋았습니다. 그러나 빨리 달리는 차 때문에 이 길이 안전하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어서 같은 길을 가는 모든 분들이 고마웠습니다.

이 여행길에 저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화장실을 지키고 있던 바로 그 분이었습니다. 화장실을 지키는 하찮은 일처럼 보였으나 실제로는 전체 사업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이었습니다. 안내문에 가족사업이라고 했으니 어쩌면 가족들이 서로 돌아가며 화장실 앞을 지켰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원칙이 있어도, 점검하지 않으면 결국 무너지게 되어 있다는 것! ‘사람은 해야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점검 받는 일을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면서, 이제 안식년을 마치고 복귀를 하면, 저 자신의 목회에 대한 점검과 더불어, 목장출석과 목장일기에 대한 점검도 조금 더 신경을 써서 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운가족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석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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