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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408) 이걸요? 제가요? 왜요?

석정일 0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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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 앞에서 바로 저의 모습이네요
. ㅠㅠ


저는 지난주일(1/5) 저녁부터 수요일 저녁까지 일곱 번의 집회를 인도하며 지냈습니다. 작년 가을 강화도의 친구 목사님으로부터 2025년 초에 집회 강사로 섬겨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마침 생명의삶을 강의하면서 헌신의 기회도 빈익빈 부익부가 된다고 가르치던 시기여서, 일정을 살펴보고 큰 충돌이 없을 것 같아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닥치고 보니 우리 교회의 새해맞이에 더 집중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이런 일이 있을 때는 조금 더 신중해야 하겠다고 생각하였지만, 순종한 축복과 은혜도 있었습니다.

 

이번 집회는 제가 처음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달랐습니다. 강화도에 180여개의 교회가 있는데, 그 중의 130개 정도가 감리교회라고 합니다. 그리고, 감리교회들은 강화도를 동, , , 북으로 나눠 4개의 지방회로 활동하고 있는데, 제가 이번에 섬긴 곳은 강화서 지방회에 속한 31개 교회의 연합집회였습니다.

 

지난주일 3부 예배 설교를 마치고 강화도를 향해서 1시간 20분 거리를 운전해서 가는데, 제 마음속에 극심한 공포가 밀려왔습니다. 집회의 성격에 대한 사전 정보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어떤 분들이 집회에 참석하는 것일까? 몇 분이나 오실까? 강화도는 이제 젊은이들이 떠나고 연로하신 어른들이 주로 교회를 지키고 있다고 들었는데, 성경 말씀 외에는 다른 것을 거의 말하지 않는 나의 설교가 의미가 있을까?(그런 설교임에도 그래도 즐거이 들어주시는 다운 가족 여러분께 감사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첫날 저녁 집회는 그런 사정을 모르고들 성도님들이 참석한다고 하더라도, 첫 집회 참석하고 난 뒤에 두 번째 집회부터 참석자들이 점점 줄어든다면 그런 상황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공포와 두려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밀려왔습니다.

 

이런 공포와 두려움을 가지고 반복해서 하나님께 나아갔고, 그리고 저의 위선을 너무나 생생하게 보고 경험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의 염려는 때로는 청중들에 대한 미안함으로, 때로는 저를 초대하신 친구 목사님에 대한 미안함으로, 때로는 집회 주최 측에 대한 미안함의 모습으로 밀려왔지만, 궁극적으로는 제가 우습게 될 것, 제가 난처해 질 것, 제가 무시당할 것, 제가 겪어야 할 수치심에 대한 염려였습니다.

 

저의 염려 가운데 주님을 위한 염려는 없었습니다. 젊은이들이 떠난 교회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도 없었습니다. 교회의 안타까운 모습에 대한 속상함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주님께서 저를 쓰시겠다고 부르실 때마다 이걸요? 제가요? 왜요?”를 반복하며 거절해왔던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 너무너무 죄송했습니다.

 

지금 이 시대가 처한 교회의 현실 속에서, 진짜로 정말로 주님의 마음 때문에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정말 정말 정말 오래된 순수한 그 마음이 제 마음속에서 아주 조금 솟아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옳은 일이기 때문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 아니라, 주님의 마음 때문에 해야겠다 ~~ 그런 마음이 드니 앞으로 지금처럼은 더 이상 살아서는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어떤 일을 시도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석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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