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가 전하는 목회편지
홈 > 말씀과훈련 > 목회편지
목회편지

(344) 성령님께서 지휘해 주신 세미나!!

석정일 2 722
a17dd94f98e0e5a19721cfbed1722553_1699095929_8385.png
a17dd94f98e0e5a19721cfbed1722553_1699095985_173.png
a17dd94f98e0e5a19721cfbed1722553_1699096138_7546.png
a17dd94f98e0e5a19721cfbed1722553_1699096142_1289.png
 


저에게는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다운가족 여러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저는 낯선 환경에서 사회를 보거나 강사로 나서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편입니다. 피할 수만 있으면 피하려는 성격입니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저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데 제가 그런 기회를 빼앗아 여러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지는 않을까 배려하는 좋은 마음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의 평가 대상이 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자기방어의 방편이기도 한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잘 하지도 못할뿐더러, 아무리 잘 한다고 한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인데,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고생스럽게 하고 싫은 소리까지 듣게 되면 이중삼중으로 손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의 이런 태도를 기뻐하지 않으신다는 싸인을 여러 번 주셨고, 이런 저의 태도는 제가 설교하는 메시지와도 맞지 않습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명하시는 일인가 아닌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부르시는 일이라면 제가 잘하지 못해도, 칭찬이 아니라 비난이나 조롱을 받는다 해도, 제가 해야 할 일은 오병이어처럼 저 자신을 내어드리는 것이고, 저를 어떻게 사용하실 지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본성을 거슬러 ! 주님!!”이라고 대답하기를 수시로 훈련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에 마침 상도동의 한 형제교회로부터 집회 요청을 받게 되었습니다. 창립 60주년 기념 부흥회에 강사로 와 달라는 간곡한 요청이었습니다.

 

은퇴를 앞둔 선배 목사님께서 간곡하게 집회를 청하시는데, 나이도 어린 후배 목사가 거절하는 것이 하나님 보시기에도 좋지 못한 것 같고, 또 인간적으로도 너무 건방지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게다가 ! 주님!!”을 연습하던 중이어서 저는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말았습니다.

 

창립60주년을 맞아 한 달에 걸쳐서 갖는 성대한 기념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갖는 부흥회였기 때문에, 일찍부터 저의 얼굴도 들어간 대형배너도 만들어 걸고, 순서지도 미리 준비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과정 속에 부흥회 날짜가 이번 290차 우리교회의 목회자 세미나와 겹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입니까? 저 스스로에게도 황당 그 자체였습니다. 그렇지만 집회도 취소할 수 없고, 게다가 목회자 세미나 일정을 바꾸는 것도 불가능하고..... 이런 사실을 장로님들께 말씀드리기도 너무 민망하고, 그렇다고 말씀드리지 않을 수도 없고....

 

정신을 차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래도 다행이고 감사한 것이 목회자 세미나를 섬기는 데는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우리교회는 이미 목회자 세미나를 10번 이상 섬겨서 제가 없어도 척척척 잘 돌아가고, 또 강의는 이경준 목사님과 제가 나눠서 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시간을 조정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부흥회가 주///수 저녁으로만 4회를 섬기는 집회였기 때문에, 화요일 저녁 환영만찬과 수요일저녁 예배에 제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 빼고는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었습니다.

 

다만 어떻게 담임목사가 무책임하게 목회자 세미나와 같은 중요한 행사에 손님을 초대해 놓고 환영만찬에 빠질 수 있어? 어떻게 목회자 세미나와 겹치게 다른 일정을 잡을 수 있어?” 그런 비난의 소리는 감수해야 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교역자팀에서는 베테랑이라 할 수 있는 정용재 목사님은 형제교회로 이미 보내드렸고, 김보근 목사님은 처음 섬기는 목회자 세미나이고, 권선희 전도사님은 신혼여행 중에 있어 함께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흥회는 부흥회대로 큰 은혜가 있었고, 세미나는 세미나대로 물 흐르듯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 우리 다운교회 식구들의 섬김의 실력이 탁월하구나! 다운가족 한 분 한 분이 성령님의 지휘를 잘 따르고 계시는구나! 나는 내가 해야 할 나의 역할만 최선을 다해서 하면 되는구나! 감사하고 감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렇게 건강한 다운교회의 담임목사인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담임목사로서 일정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세미나에 집중하지 못한 것은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될 실수입니다. 세미나 참가자님들께도 사과드리고, 다운가족 여러분들께도 사과드립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 수도 있지!!” 용납해 주시고, 성령님의 지휘에 따라 각자의 자리에서 기쁘게 섬겨주셔서, 행복한 천국 잔치를 만들어 주신 다운가족 여러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석목사 올림>

2 Comments
박정규 2023.11.13 17:11  
오히려  교역자들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모든 세미나가 아름답게 진행되는 것을 보며  가정교회의 파워를 느꼈습니다.  빈틈없이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모든 역할들을 감당하시는 일당백, 일당천의 성도님들을 자랑스러워 하셔도 될 듯 합니다.  그리고 그림자처럼 교회 곳곳에 스며 있는 목사님의  손길들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섬김의 리더십을 보여주신 목사님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석정일 2023.11.14 06:30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다운교회가 신약교회로서 완성되기까지는 가야할 길이 멀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온 것 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운 교회인가 하나님께 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