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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빌레몬 사역? 레쿠페란도 사역?

정용재 0 1089

목장마다 선교지 하나!! 사회적 약자 한 가정!! 

 

지난 주 말씀드렸던 것처럼, 소망교도소(정부)와 행복투게더(기업)와 가정교회 사역원(교회), 이렇게 세 기관이 협력하여 재소자/출소자와 그 가족들을 전인적으로 섬겨보려는 협력 사역을 위한 12일의 수양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하나님께서 준비해 주신 저희 결혼 30주년 이벤트가 시작되었습니다.

 

수양회를 마친 후에는 아내의 뜻을 따라 대구로 내려가서, 저에게 시편 23편의 세계를 열어주신 목사님 부부와 식사를 대접하며 교제했는데, 대화 중 저희의 숙소가 정해지지 않은 것을 아시고 자고 가라고 말씀해 주셔서, 목사님 댁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배움과 사귐의 시간을 더 풍성히 가질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은 은퇴 후 대구 가창 댐 상류 청정하고 아름다운 곳에 통나무집을 짓고 살고 계시는 데, 마치 별장에서 하룻밤을 지낸 것처럼 편하고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삼척이 그렇게 아름다웠다고 지나가는 말로 흘렸던 것이 기억나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삼척 솔 비치에서 둘 만의 하루를 더 보내고 일상으로 복귀하였습니다.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경우가 기분이 좋을 때, 무엇인가를 성취할 때, 의미 있는 일을 할 때, 셋이라고 합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정부와 기업과 교회가 함께하는 놀라운 사역의 진척이 있어서 성취의 기쁨도 의미도 있었습니다. 역시 내가 계획한 것보다 하나님께서 준비해 주신 것이 훨씬 더 풍성하구나 하는 감사가 흐르는 한 주간이었습니다.

 

세 기관 협력 수양회를 마치고, 이 협력사역의 명칭을 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데, ‘빌레몬 사역혹은 레쿠페란도 사역중의 하나로 결정될 것 같습니다.

 

빌레몬의 노예였던 오네시모는 사도 바울을 통해 감옥에서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빌레몬에게, 오네시모가 노예이며, 출소자임에도 불구하고 형제로 받아줄 것을 사도바울을 통해 당부하셨습니다. 빌레몬은 자기 집에서 모이는 교회를 섬기고 있었습니다. 목자로서 빌레몬은, 하나님께 순종하여 기꺼이 오네시모와 하나님의 가족의 일원으로 함께 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빌레몬 사역이라는 이름에는 각 목장마다 출소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 한 가정을 품고 섬기자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레쿠페란도라는 단어는 회복 중에 있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회복 중에 있다는 말은, 무너지고 파괴되었음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감옥에 있는 사람만이 무너지고 파괴된 사람이 아니라, 감옥 안에 있던 밖에 있던, 모든 사람이 회복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범죄의 경우 90%는 숨겨진 암수범죄라고 합니다. 10%정도만 드러나게 되는데, 그나마 그렇게 드러난 케이스의 10% 정도만 감옥에 들어가는 처벌을 받는다고 합니다. 100명의 성범죄자 중에 감옥에 들어가는 성범죄자는 1명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나머지 99명은 버젓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 속에 비슷한 사람이 100배나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만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그들을 우리와 구별하고, 그들을 위험한 사람으로 낙인찍는 구조 속에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레쿠페란도라는 단어는 감옥 안에 있는 그들만 회복이 필요한 사람들이 아니라, 감옥 밖에 있는 저와 여러분도 동일하게 회복이 필요한 사람들이요, 회복 중에 있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매우 성경적이고 복음적인 표현이며, 하나님의 마음이 담긴 명칭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빌레몬 사역이라고 하던 레쿠페란도 사역이라고 하던 담임목사인 제가 관여된 사역이다 보니, 다운가족 여러분들도 자연스럽게 연결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마음에 두려움이나 부담이 전혀 없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할 수만 있으면 관여하고 싶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하나님의 일하심과 하나님의 부르심이 느껴집니다. 하나님께서 소원주시는 만큼,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시는 만큼, 함께 순종의 발걸음을 내디뎌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운가족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석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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