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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287) 너무 잘하려고 용쓰지 마세요.

김보근 0 813

조금 부족해도 할 수 있는 만큼 행복하게 섬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드디어 오는 화요일부터 가정교회 목회자 세미나가 시작됩니다. 무려 3년 만에 온전하게 대면으로 갖는 목세입니다.

 

우리 교회는 사실 작년에도 대면으로 세미나를 섬겼지만, 여전히 코로나가 기세를 떨치고 있었기 때문에, 참가자님도 20명에 불과했고, 또 우리 식구들도 그리고 참가자님들도 민박을 부담스러워 하셔서 몇 가정만 민박을 제공하고, 다수는 출퇴근하며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게다가 세미나 일정도 조금 단축하고, 첫날 환영만찬도 갖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간식을 섬기는 것도 식사를 섬기는 것도 그만큼 여유로웠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코로나의 부담이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았음에도, 코로나 이전과 모든 면에서 동일하게 세미나를 섬기게 됩니다. 그러니 아무래도 적지 않은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왕에 섬기는 것이니 더 잘하고 싶은 것이 당연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이전만큼 잘 되지 않아서, 또 너무 부족하게 섬기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도 들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조바심을 내려놓으시기 바랍니다.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잘하기 위한 조금의 긴장이 있는 것은 성장을 위한 좋은 통로가 되지만, 내 실력보다 너무 잘하려고 하고, 내 실력보다 너무 잘 보이려고 하면, 부담이 커지고, 긴장하게 되어 오히려 더 못하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짜증도 나고 분쟁과 갈등이 야기되기도 합니다.

 

내가 모든 것을 다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 노릇하려는 주제넘은 생각입니다. 나는 그저 나의 오병이어만 내드리면 됩니다. 성령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나의 오병이어는 무엇입니까? 그것을 내어 놓으려고 하는데 기쁨이 사라지고, 불평, 원망이 찾아오고, 내 표정이 굳어진다면, ‘주님 제가 그 정도 믿음의 실력이 안되요. 제 상황과 형편 주님께서 아시잖아요!’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기쁘게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시기 바랍니다.

 

성령의 열매 중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기쁨입니다. “기쁨이 사라지고, 얼굴에 미소가 사라질 때는, 내가 하나님 노릇을 하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즉시 멈추시고 주님께로 나아가 주님께 말씀드리고,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나머지는 지휘자이신 성령님께서 책임지시고, 새로운 일군을 일으키시고, 또 하나님의 기적을 더하셔서, 내가 기대하지 못한 하나님의 크기의 열매를 맺으실 것입니다.

 

제가 아는 어느 교회에서는 가정교회 전환을 시도하는 중에, 부교역자님들과 교회 중직들을 목세와 평세에 참석시켰는데, 이분들의 의견이 가정교회를 하자는 쪽과 해서는 안 된다는 쪽으로 대립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분들의 경우, 세미나 참석했던 교회가 너무 잘하는 것처럼 보여 우리가 할 수 있을까하는 큰 부담을 가지신 분들도 있었고, 민박을 섬겨준 교회의 목자님으로부터 목사님이 하자고 해서 억지로 하지만 왜 힘들게 이런 걸 하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온 분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다운교회 세미나를 다녀오신 분들이 가정교회에 대한 반응이 가장 열렬하고 긍정적이었다고 합니다. 다운교회는 탁월하게 잘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편안함과 자유로움이 느껴졌다고 합니다. 영혼구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마치 실적을 내려는 것 같은 조급함이 아니라, 가족 같은 따뜻함 가운데 편안하게 기다려 주는 그런 여유로움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영성 생활화된 헌신이라는 말이 바로 이런 모습을 가장 잘 요약해 주는 것 같습니다. 탁월하게 잘하는 모습이 아니라 크게 잘하지는 못하지만, 부족한 것이 많지만 영혼구원하여 제자삼는데 집중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때, 이정도면 할만하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운가족 여러분들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석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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