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 일이 이렇게 되어 더 좋은 점은 무엇인가?
코로나 감염으로 연수가 중단되었습니다.
저희 부부가 지난 주 천안아산제자교회 가정교회 연수를 떠났는데, 연수 중에 강사이신 심영춘 목사님이 코로나에 확진되면서 연수가 중단되었습니다. 함께 연수에 참여했던 두 목사님 부부도 차례로 코로나에 확진되었습니다.
저는 지난 주 금요일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서 확진이 되었고, 제 아내는 증상이 없음에도 수차례 자가진단 테스트를 하였으나 계속 음성으로 나왔습니다. 비교적 최근(지난 4월)에 코로나를 통과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주일 목회편지로 이 사실을 알렸으면 좋았을 텐데, 그 때는 정신이 혼미하여 글을 쓰기 어려웠습니다.
이번에 연수에 참여한 세 가정 모두 많은 희생과 큰 기대로 연수에 참여했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이 컸습니다. 그러나 강사님의 코로나 확진으로 연수가 중단되었고, 코로나 감염까지 되었음에도 어느 누구도 원망이 아니라 감사로 반응하는 것을 보면서,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 또한 거의 자동적으로 ‘일이 이렇게 되어 더 좋은 점은 무엇인가?’ 하나님께서 하시는 더 좋은 일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첫째, 하나님나라 관점에서 감사했습니다. 우리 연수가 끝나면서 동시에 평세를 섬겨야 했던 심영춘 목사님이 극도로 피곤한 상태였는데, 코로나로 쉼의 시간을 갖고, 자가 격리가 끝나는 동시에 평세를 섬기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필요보다 평세 참가자님들의 필요를 더 크게 여기신 것 같습니다.
둘째, 연수를 계획하지 않았으면 박성국 선교사님이 우리 교회에 오셔서 설교할 가능성이 없었을 것 같은데, 박성국 선교사님을 보내셔서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시니 감사합니다. 주님께 대한 사랑 고백은 구체적인 “상황”속에서 삶으로 응답하는 것임을 보고 듣고 배우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셋째, 제가 아직 한 번도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아서, 중요한 섬김이 있을 때는 긴장이 늘 있었는데, 더 평안한 마음으로 긴장 없이 10월 초에 있을 목세를 준비하고 섬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넷째, 연수를 위하여 미리 모든 사역을 위임해 둔 상태여서, 아무런 근심없이 코로나 자가격리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다섯째, 연수 전이 아니라 연수 중에 코로나에 확진되게 하셔서, 연수 앞부분에 이미 많은 것을 배우게 하시고, 또 넘치도록 필요한 은혜로 채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미완성 연수를 통하여 제 마음에 가장 깊이 새기게 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말씀드린다면 “나를 알려면 내 옆에 누가 있는가를 보아라”는 말입니다. “사람”에 대한 집중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생각하게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자가격리 기간을 보내면서 제가 얼마나 혼자 지내기를 편해하는 지를 확인하면서, 저에게 “본성”을 뛰어넘는 노력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낍니다.
과거에는 시온영락교회의 모습이 저를 보여주는 저의 추천장이었는데, 제가 다운교회를 섬긴지 어느덧 5년 6개월이 된 지금은 다운교회의 모습이 저를 보여주는 추천장이 되어가고 있음을 받아들이며, 뜻을 정하고, 마음을 정하여 주님께서 불러주신 길을 달려가 보고자 합니다.
다운가족 여러분들이 저로 인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 지셨기를, 그리고 앞으로 점점 더 행복해 지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를 위해서 제가 무엇을 해야하는 지,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노력하겠습니다.<석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