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왜 가정교회인가?
이렇게 우리의 힘과 정성을 쏟을 가치가 있는 것입니까?
이번 주 금요일부터 드디어 2박 3일간의 평신도를 위한 가정교회 세미나가 시작됩니다. 이번에는 정원을 60명으로 늘였음에도 지난주에 말씀드린 것처럼 불과 3분만에 대기자 등록까지 마무리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오시는 참석자도 있고, 말레이시아에서 참석하는 참석자도 있습니다.
우리교회는 가정교회를 시작한 그 이듬해부터 평신도를 위한 가정교회 세미나를 섬기기 시작했고, 그 이듬해에는 목회자를 위한 세미나까지 섬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이 우리교회가 10번째로 섬기는 평신도 세미나이고, 금년 10월에는 9 번째로 목회자 세미나를 섬기게 됩니다. 가정교회를 세우는데도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고, 세미나를 섬기는 데는 더 큰 정성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질문하게 됩니다. 왜 가정교회인가? 이렇게 힘과 정성을 쏟을 가치가 있는가?
저는 지난주일 천안아산제자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렸는데, 목회자 세미나를 참석하신 한 목사님의 소감발표를 들으면서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목사님은 담임목사로 부임한지 3개월만에 가정교회 목회자 세미나에 참석하셨습니다. 25년 동안 몇몇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섬겨오셨는데, 작년에 마침내 하나님께 사표를 냈다고 합니다. 자신이 경험했던 그런 것이 교회이고, 목회자의 삶이고 길이라면 차라리 목사를 그만두겠다고 결심한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허락지 않으시고, 자신이 상상치도 못한 방법으로 담임목사의 길로 불러 주셨답니다. 이 교회는 가정교회를 지속할 담임목사님을 찾고 있었는데 가정교회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이 어떻게 담임목사가 되었는지도 모르겠고, 부임한 후 성도님들이 말씀하는 것들을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어서 서둘러 목회자 세미나에 참석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정교회 세미나를 통하여 받은 은혜와 깨달음을 눈물로 나누어 주셨습니다.
2004년, 저 역시 비슷한 눈물을 흘렸습니다. 휴스턴 서울교회에서 섬긴 목회자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제가 마음으로 꿈꾸고 소망했던 바로 그 교회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감격했고, 또 행복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수많은 목사님들이 같은 고백을 하고, 가정교회를 제대로 확인하고 살펴 본 여러 신학교 교수님들 가운데 가정교회야 말로 이 시대 한국 교회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까지 말씀하는 분들이 계실 정도입니다.
왜 그럴까요? 잘 되고 있는 목장만, 잘되고 있는 모습만 보여 주어서 그럴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누구보다도 가정교회의 현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세미나에 참석하시는 목사님들과 교수님들도 그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수많은 목사님들이 쉽지 않은 길임에도 불구하고 가정교회에 감격하고 인생을 걸게 될까요?
첫째는, 성경적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정교회를 추구하지 않습니다. 성경적인 교회를 추구합니다. 그리고 가정교회가 성경적인 유일한 교회거나 완성된 교회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가정교회보다 더 성경적인 교회를 만나면 당연히 노선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정교회는 성경적이고 더 성경적이기를 계속해서 추구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열매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교회를 방문하면 눈에 확 들어오는 특징들이 있습니다. 우선 어린아이들과 청년들이 눈에 보입니다. 교회가 비교적 젊습니다. 교회 분위기가 밝고 따뜻합니다. 그리고 주일장년 출석의 5% ~20% 정도가 해마다 세례를 받습니다. 담임목사는 물론이요 행복하다고 말하는 부교역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늘 보는 것이기에 별 것 아니다, 당연하다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지금 한국교회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저는 이런 가정교회가 자랑스럽고, 이와 같은 아름다운 교회를 함께 세워가고 있는 다운가족 여러분들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석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