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일회용품을 한 번 줄여보십시다.
설거지 봉사, 1회용품 줄이기에 적극 동참하는 것입니다.
어느 TV 프로그램에 한 시골 할머니가 인터뷰를 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남 잠도 못 자게 괴롭히는 사람이라고 투덜댑니다. 그런데 그 순간 아들이 일어나 기지개를 켜면서 밖으로 나옵니다. 그 때 게을러터져 해가 중천에 떴을 때 일어나는 아들 때문에 속상함을 늘어놓습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십시다. 할아버지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될까요? 할머니나 아들이나 오십 보 백 보일뿐 게을러 터졌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들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요? 할아버지나 할머니나 남 잠도 못 자게 괴롭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언제나 내가 우주의 중심이 되어서 나를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무법(아노미아)자가 되기 쉽습니다.
제가 결혼했을 때 처가의 주방에서 아주 진귀한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한번 사용했던 랩 비닐을 씻어서 싱크대 앞 타일에 붙여둔 모습이었습니다. 그와 같은 절약의 정신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나타납니다. 1회용 플라스틱 컵은 물론이요 종이컵까지 너무 젖어서 사용할 수 없을 때까지 씻어서 재사용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절약 정신이 참 귀하게 느껴지지만, 그렇게까지 씻어서 재사용할 것이면 찬장에 있는 멋진 컵이나 뚜껑이 있는 그릇을 사용할 일이지 왜 1회 용품을 사용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교회에 부임해서도 아주 진귀한 모습을 보았는데, 성찬식 때 사용한 플라스틱 컵을 다시 씻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끼고 절약하는 정신은 너무나 귀한 것이지만 1회 용품을 사용할 때는 단지 편리함 때문만이 아니라 위생이라는 측면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에는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식기 세척기, 수저와 스테인레스 컵을 소독하는 적외선 소독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거기다 세척해서 재사용하는 것이 환경 보호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수돗물을 생산하는데 화학약품을 사용하고, 전기를 사용합니다. 전기를 생산하는데도 적지 않은 환경오염이 일어납니다. 거기다 세척할 때 세제를 사용하면 수질을 오염시킵니다. 환경오염의 총량은 어느 쪽이 얼마나 더 큰 것일까?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결국 이 시대의 문제는 쓰레기의 양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의 경우에는 100년이 가도 썩지 않기 때문에, 재활용 혹은 소각처리를 하지 않으면 엄청난 양이 바다로 쓸려 나가서 거대한 섬처럼 떠다니고, 바다 생태계에 재앙으로 작용하고,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되어 생선을 통해서 다시 인간의 몸을 병들게 하고.... 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회 용품을 사용하는 이유는 비용과 편리함과 위생 때문입니다. 설거지를 할 직원을 고용하는 것보다 1회 용품을 사용하는 것이 더 싸기 때문이고, 소비자들이 편리함과 위생상의 이유로 더 선호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 1회 용품 사용이 줄어들지 않는 것입니다.(1회 용품이 더 깨끗하고 위생적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 세계적로 전 국가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과 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도 교회로서 쓰레기 줄이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마땅하며, 실제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1회 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조금 비싸지만 종이로 된 것을 사용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친교시간에 1회 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설거지 하는 수고를 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에서는 개인 머그잔을 사용하고 있고, 우리 성도님들 중에 자신의 머그잔을 가지고 다니는 분들도 보았습니다. 지금부터, 여기서부터, 할 수 있는 일부터, 작은 일부터, 나부터 시작해 보십시다.
그런데 문제는 누구의 기준에 맞추어서 할 것인가? 누가 만족할 때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저의 기준은 기쁜 마음으로 설거지 봉사를 하는 분들이 없을 때는 불가피하게 1회 용품을 사용하되, 가능하면 적게 그리고 썩는 종이재질로, 그리고 재활용 가능한 것으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나오는 1회 용품 쓰레기 때문에 마음이 힘드신 분들을 설거지 봉사의 자리로 초대합니다. 지속적으로 즐겁게 해 주셔야 합니다. ‘나는 하기 싫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해!!’라고 생각하며 형제를 정죄하는 자리에까지 서게 된다면, 하나님 앞에서는 1회 용품 사용하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석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