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가 전하는 목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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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242) 담임목사 사무실을 옥탑으로 옮겼습니다.

정용재 0 1235

당분간 사용해보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면 그에 맞추어 조정하겠습니다.


저는 옥탑 공간이 창고로 사용되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을 늘 해왔습니다. 좁은 계단으로 인해 물건 나르기가 힘들기 때문에 한번 옥탑 창고에 들어간 물건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쓰레기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옥탑 사무실은 면적이 약 9평 정도 되는데, 아무리 옥탑이라고 하더라도 서울에서 역세권에 9평의 사무실을 장만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들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지금 한 평의 공간이라도 아쉬운 상황이기에 어떻게 해서든지 사용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름에도 폭우가 내렸을 때 본당 천정에서 물이 새는 문제가 또 생기면서

(해마다 늘 있었던 문제입니다.) 전면적으로 방수 공사를 해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검토하다가, 천정누수가 옥탑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아래 방수 조치를 겸해서 옥탑 창고를 정리하고 사무실 공간으로 개조하게 되었습니다.

 

옥탑을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겠는가를 기도하며 생각해 왔는데, 어느 날 제 사무실을 옥탑으로 옮기는 것이 가장 좋겠다는 생각이 훅 들어왔습니다. 옥탑은 우리 교회에서 가장 외진 곳으로 안전의 문제가 늘 대두되는데, 제가 사용하면 그런 걱정이 최소화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제가 사용하고 있던 1층 사무실은 우리 교회에서 가장 편리하고 안전하고 사용하기 좋은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 혼자 쓰기에 너무 아까운 공간이라 중간에 유리로 접이식 파티션을 설치하여, 새가족실과 회의실로 공유하여 활용도를 높였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안쪽에 제 사무실이 있다 보니 다른 분들이 마음 편히 사용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었고, 또 공유 공간의 크기가 어중간한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교역자님들이 사용하는 사무실이 너무 좁아 보여서 미안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도 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용하던 공간을 비우고 전체를 공유 사무실 개념으로 사용하면, 공간의 크기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커지고, 필요에 따라 부교역자님들과 다운가족 여러분들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고, 영상 작업을 위한 스튜디오 등으로 훨씬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되었습니다.

 

제가 옥탑으로 이사를 했더니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너무 춥지 않을까? 너무 덥지 않을까? 계단을 많이 오르내려서 무릎관절이 상하지 않을까? 저와 성도님 여러분들과의 관계가 소원해 지지 않을까? 모두 저를 위해서 염려해 주시는 것입니다. 그런 걱정을 해주시는 것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지난 2주간 사용해 보니 좋은 점이 많습니다. 옥탑에 화장실이 없다보니 하루에 몇 번은 반드시 1층까지 내려갔다 올라와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운동이 되어서 좋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매일 옥상에 올라오니 옥상도 훨씬 더 깨끗해졌고 점점 더 깨끗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건물을 오르내리면서 본당을 포함하여 모든 방을 더 자주 살펴보게 됩니다. 게다가 새벽기도 후에 바로 옥탑으로 올라오면 탁 트인 시야에 아침 해가 떠오르는 분위기가 너무나 좋습니다. 하나님께 더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당분간 제가 옥탑을 사용하다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가 생기거나 혹은 더 좋은 용도를 발견하게 되면 다시 옥탑을 비우고 다른 사무공간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위드코로나가 시행되고 있으니, 성도님 여러분들께서도 예배당에 나오셔서 예배하기를 힘쓰시며, 가끔 저의 옥탑 사무실에도 놀러 오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여성이 혼자 올라오시는 것은 절대 사절입니다. 옥상과 제 사무실에 출입하시는 것은 항상 CCTV로 녹화되고 있습니다. 옥탑까지 올라오기 힘드시면 전화를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합정홀로 내려가서 여러분을 맞이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이 저의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운가족 여러분께 늘 감사드립니다.<석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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