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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지 알아? 나 00 이야, 니네 이제 끝났어!!

이창우 3 1270

할 말이 없다. 아무리 술주정이라고 해도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이런 권위주의적이고 반민주적이고 비인격적인 말들이 난무하는지 알 도리가 없다. 민주 시민 혁명을 통해(1987.6월 항쟁) 이 땅에 민주주의가 정착했다고 믿어 왔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아직은 아닌 것 같다. 거시적이고 제도적인 측면에서 민주주의의 모습은 갖추었으나 미시적, 일상적 수준에서는 아직 아닌 것 같다. 의식 저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는 "내가 누군지 알아?" 스피릿은 반민주적인 정신이다. 

크리스찬으로서 민주주의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다. 신앙과 민주주의의 관계에 대해서 말이다. 하나님 나라는 왕정이다. 전지전능하신 그분의 통치와 임재가 우리 삶을 다스린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부족하기 그지 없는 왕이 백성들을 다스려왔다. 왕에 대한 절대 충성을 합리화하는 사상들이 왕의 독재를 위해 채택되어 시행되었고(왕권신수설, 유교의 충효사상) 그결과 백성들의 인권이 너무도 쉽게 짓밟혔다. 인권의 실질적인 보장을 위해 시민혁명을 통해 오랜 동안의 왕정을 폐지하고 민주정(민중의 지배)이 일반화되었다. 인권보장, 즉 인간존중 스피릿은 하나님 형상을 닮은 사람을 만천하보다 귀하게 여기겠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 민주주의는 정당화될 수 있다. 시민이 스스로 정치적인 주체가 되어 반인권적 제도와 사회 분위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 민주주의적 스피릿이다. 그런데 "내가 누군지 알아?" 스피릿은 위에서 군림하여 아래를 다스리겠다는 정신이다. 엘리트적인 "관"이 계몽이 필요한 민을 "치"하려는, 한마디로 "관치"스피릿이다. 하나님 앞에서 모두가 죄인된 심정으로 혹시 모를 독재의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해 견제와 균형(Check and Balance)의 원리가 작동되는 시스템이 바로 민주주의이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분명히 역행하고 있다. 아니, 민주주의적 모양은 갖추었으나 그 능력은 애초부터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부하직원을 무릎 꿇리고, 니네 아빠가 나보다 더 대단하냐고, 해당 기사 쓴 기자를 두고 "지 죽는 지도 모르고.." 하며 은근 협박하고, 내가 누군지 알아? 하고 큰 소리 치고... 하나님, 우리 모두는 정말 구제받을 수 없는 죄인입니다. 하나님, 저는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내가 누군지 알아?"에 대한 정답은 바로 "죄인"이다. 하나님, 우리 모두를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3 Comments
박승훈 2015.02.14 21:46  
질문: 내가 누군지 알아?
답: 바로 죄인입니다

정말 와 닿는 대목입니다....^^
이경준목사 2015.02.16 16:39  
맞습니다. 세 끼 밥 며칠 못 먹으면 맥도 못 추는 인간들인데, 왜 그렇게도 폼을 잡고 살려고 하는지.
이동호 2015.03.17 09:50  
내가 죄인인건 알겠는데 내가 왜 나인지는 아직 ?
골2:8 과 골1:6 때문에 생각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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