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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딸이 물었습니다. "엄마 왜 하나님은 이렇게 무서운일(세월호) 해요?" 어른들의 죄이며…

황해연 4 1386
지난  2014년  4월  16일  수요일  오전  8시  58분쯤  전라남도  진도군  관매도  서남쪽  3 km  해상에서  제주로  가던   대형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였습니다 .  진정   다시는  있어서는  안되는  끔찍한  인재가  발생한  것입니다  .   더구나  그  배에는  아직도  청춘의  꽃을  채  피우지  못한  고교  수학여행을  나선  어린  학생들이  대거  타고  있습니다 .   사고  소식을  들은  우리  모두는  그저  망연자실  할뿐  ,  그  어떤  도움도  줄  수  없어  답답함을   넘어  참담하기까지   이루  다할  수  없는  비참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
우선  숨진  학생들을  비롯하여  학교  선생님들 , 승무원 ,  승객 모든  영혼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드립니다 .   진정  자비하신  주님께서는  그  모든  영혼들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시고 ,  그들의  죄를  용서하시며 ,  그들의  영혼을  천상  낙원으로  이끌어  주시기를  간청하옵니다 .   그리하여  우리가  진정   그토록  그리워  하여온  부활의  영광을  이번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

그러나  다른  한편  ,   이번  일로  우리는  반드시  집고  넘어갈  일들이  있다고  봅니다  .  

첫째 ,  우리는  진정  자주  감사할줄  모르는  삶을  살았습니다 .   지금  돌아보면  속을  썩이는  자식일망정  어쨌든  건강히  학교  다니고 , 집에  붙어  있다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일들에   감사할 줄  몰랐습니다 .   살아  있다는   자체가  얼마나  큰  은총이었던가  자주  잊고  살았습니다 .

둘째 ,  이번  사고로  죽은  학생들은  다름  아닌  어른들이  그렇게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사실을   뼈져리게  반성하여야  합니다 .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거나  살기를  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   그  끔찍한  죽음에  우리  또한  가해자로  있는  것입니다 .  여객선이  늦게  출발하여  도착  시간을  앞당기기  위하여  무리한  노선을  택한  상술 ,  경제적  논리가  생명보다  앞선  현대사회의  생명경시  풍조는  끊임없는  끔찍한  죽음을  양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  거기에  우리가  일조하고  있었는데 ,  잊고  있었습니다 .  그  불쌍한  어린  학생들의  죽음은  자기들의  죽음이  그렇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리고  있습니다 .   그들이  바로  십자가의  예수님입니다 .  오늘도  우리는   그  옛날처럼  예수님을  십자가에서   무참히  죽이고  있는  것입니다 .   진정   한  생명은  온  세상보다  소중하다는   ' 마리  유프라시아 '  성녀의  확신이  우리에게  없는한  이  끔찍한  살육의  살인은  되풀이  될것입니다 .  때문에  그  옛날  구약의  이사야  예언자의  생각이  옳았던  것입니다 .


"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악행  때문이고 ,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   우리의  평화를  위하여   그가  징벌을  받았고 ,  그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다 .  "       
        (  이사   53  , 5  )


셋째 ,   우리는  자주  내  자신을  죽이는  삶을  살지  못했습니다 .  자주  나를  버리지  못하는  삶을  살았음을  통렬히  반성해야  합니다 .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우리  모두를  분노의  벼랑  끝까지  몰고간  사건은 ,    학생들은  선실에서  꼼짝  못하게  만들고 ,  배의  선장과  몇몇  승무원들은  저  살겠다고  배를  가장  먼저  탈출한  것입니다 .  모두가  선장과  승무원들을  향하여  저주를  퍼붓습니다 .  마땅히  욕을  먹어도  경멸과  멸시를  당하고  저주를  당해도  당연한   파렴치한  행동을  그들이  하였습니다 .  실로  용서  받을  수  없는  짓을  하였습니다 .  그들의  그같은   이기적인  짓들에  반하여  자신들의  목숨을  내 놓고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여준  의로운  이들도  많았습니다 .  그같은  소식에  우리는  숨을  죽이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  
진정  위급한  상황에서  내  생명이  아니라  남의  생명을  먼저  생각한다 ....  ?   그게  말처럼  쉬운  선택 ,  쉬운  일이겠습니까 ?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    우리는  분명  대형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극명하게  바뀌는  두 가지  부류의  인간을  보아왔습니다 .  자기를  버리고  남을  살리는  의인과  남은  어찌되었든  자기만  살겠다는  치사한  인간 ,  불의한  인간의  모습을  말입니다 .  그런데  ,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였던  의인들은  그  긴박한  순간이  닥쳤을  때   즉흥적으로  그같은  숭고한  일을  선택한  인물들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  살아  생전  자기를  버리는  연습의  삶에  충실했던  분들이셨습니다 .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직장에서든  끊임없이  자기를  양보하고 ,  자신의  자존심을  버리고  매일 매일   조금씩  죽는  연습을  해왔던   사람들만이  그같은  위급한  처지에서  남을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  
우리  또한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서  영생을  얻을  수  있다는  신념과  믿음이  없다면  무고한  어린  학생들과  승객들을  버리고  달아난  선장이  될  수  있음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할것입니다 .   선장에게  돌을  던지기  전에  우리는  분명  우리에게  물어볼  말이  있습니다 .  

"  나는  지금  얼마나  내 자신 ,  내  가족의  이기심을  뛰어넘어  남을 ,  이웃을 , 고통 받는  이들을  기억하고  있는가 ?   나는  얼마나  자주  내  자신을  버리는  삶 ,  세상이  사람  살만한  곳으로  바꾸어  지는데  나   자신을  조금은  희생하며  살고  있는가 ?  나는  오늘도  얼마나  내  자존심을  죽이고  남을 위하여  조금의  봉사를  살고자  하는가 ?   "

이같은  진지한  물음과  성찰과  실천의  삶이  없는한  우리는  결코  의인의  삶을  흉내낼  수 없을  뿐더러  파렴치한  선장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  
때문에  예수님의  말씀은  진정  우리가  골수에  새기고  또  새겨야  할  생명의  말씀인  것입니다 .


"  나는  착한  목자다 .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  삯꾼은  목자가  아니고  양도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난다 .  "  
     (  요한  10 , 11 -  12  )

"  살아  있으면서도  치욕의  죽음을  사는 자  있고 ,  죽어서  영예로운  영생의  삶을  사는 자  있습니다 .  착한  목자의  삶을  따라  사는자 ...  그것이  영생을  얻는  삶인  것입니다 .  "

넷째 ,  우리는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끔찍한  죽음에  대하여  자주 외면하는  삶 ,  무관심  했던  삶의  죄를  고백해야  합니다 .  얼마나  많은  가난한  나라의 어린  생명들이  물이  없어서 ,  약이  없어서 ,  식량이  없어서  그토록  많이  죽어들  가는데 ,  얼마나  많은  어린 생명들이  노예처럼  일하고  있는데 ,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어른들이  저질러  놓은  살육의  전쟁에  희생  당하고  있는데 ,  얼마나  많은  어린  학생들이  경쟁의  논리에  밀려  인간의  존엄을  살지  못하고  짐승처럼  신음하다  죽어가는데 ....  그래서   세월호  보다도  상상할  수조차  없는  엄청난  생명들이  버젓이  죽어가는  현실  앞에서도  모른채  외면  하였습니다 .  그렇게  비겁한  선장의  삶을  살고도  우리의  죄를  몰랐습니다 .  그  모든  어린 생명들의  절규가  지금  세월호에서  들리는  똑같은  절규임에도  우리  무지하게  몰랐던  것입니다 .
그들  모두가  우리가  죽이고  있는  예수님이셨습니다 .  
지금도  왕따로 ,  성적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  많은 어린  생명이  곧  세월호의   같은  생명들임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  

다섯째 ,  우리는  자주  활기차게  뛰어  놀아야  할  학생들에게   "  가만히  앉아  있으라 !  "  하였습니다 .  세월호의  어린  학생들도  어른들에게  수  없이  들어왔던  "  너희는  가만히  앉아  있어야  된다 !  "  는  말  때문에  더  많은  죽임을  당했습니다 .   우리는  그들에게  어릴적부터  자율에  대하여  교육  시키지  못했습니다 .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강요의  삶을 ,  노예의  삶을  가르쳐  왔습니다 .   그것이  오늘  이처럼  많은  어린  생명들을  죽음으로  내 몰았습니다 .   우리가  우리  어른들이  어린  불쌍한  생명들을  죽인  것입니다 .  그것을  모른채  우리는  흥분했었고 ,  반성을  모른채  원망했었고 ,  똑같이  반복되는  대형  사고  앞에서도   같은  잘못을  버젓이  반복해서  지지르고  있었음을  깊이  뉘우치지  않았습니다 .   해서  이제라도  울며  가슴을  찟고  나를  반성합니다 .  나의  이기심을 ,  욕심을 ,  나의  허황된  꿈을  버리고  희생의  삶을  조금씩  살아야 겠습니다 .  

그리고  다시금  세월호의  참사로  운명을  달리한  어린  생명들과  죽음을  당한  모든  가엾은  생명들이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영원한  생명의  나라에서  지상에서는  결코  꿈꿀 수  없는  평화와  기쁨 ,  안식의  은총을  누리시길  간절히  기도 드립니다 .  또한  슬픔으로  감히  일어나  울 수 조차 없는  절망에  빠진  유가족들에게도  인간으로서는  줄  수  없는  하느님의  위로와  위안이  그분들에게  내리시어  이  죽음의  이별과  통곡의  아픔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느님의  힘을  주십사  기도드립니다 .  

부활은  진정  우리  인간  편에서  볼  때 ,  분명히  존재해야  합니다 .  부활이  없다면   그  불쌍한  어린  생명들의  죽음은  진정  너무도  비참하고  더욱  큰  절망일  것입니다 .    우리는  진정  죽음이  죽음으로  끝남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으로  옮아감이라는  부활을  믿기에  약속의  희망을  사는  것입니다 .    인간이  역사  이래로  하느님께  던졌던  풀  수  없는  고통의  죽음 ,  너무도  어이없고  너무도  비참한  죽음에  대한  통곡의  질문에  대한  하느님  대답이 ,  당신  아들의  더  끔찍한  십자가  죽음이며 ,  더  비참한  십자가의  죽음이며 ,   그  모든  죽음을  이긴  저  찬란한  영광의   " 부 활 " 사건인  것입니다 .   부활만이  인간의  모든  눈물에  대한  하느님 위로의   다독임의   답입니다 .  


"  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들이 ,   기쁨으로   곡식을  거두리이다  .  "
      (  시편  126 ,  5  )

슬픔 중에도  슬픔을  이기는  부활의  은총을  맞이하시길  빕니다 .  모두  모두  힘내시기  바랍니다 .  
부활하신  우리  주님의  승리의  은총이  늘  기쁨으로 ,  희망으로  가득하시길  빕니다 .

  2014 년  부활에 ...  

배  광하  치리아꼬 신부  , 삼가  돌아가신  세월호의  모든  영혼의  영원한  안식을  빌며  감히  몇자  적었습니다 .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
4 Comments
이동호 2014.04.25 08:59  
만약 예배중 교회 현관입구에 큰 불이 난다면??? 우린 어떨까 잠깐 기우해봅니다
송영환 2014.04.25 20:06  
이동호형제님과 같은 관심이 있으신 분은 한번이라도 카페앞 게시판의화재시  비상편성표를 봐주시고 출입구중심으로 부착된 비상조명렌턴을 아이들이 가지고 장난할 때 말려주시고 소화기 가지고 자녀들이 만질 때 얼마나 주요한 역할을 하는 장비인지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엄마아빠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송영환 2014.04.25 20:10  
교회내의 각 층 창고가 외부피난계단과 연결되어 있어서 유사시 대피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이들 장난때문에 창고가 잠겨있는 경우가 있으니 이 경우는 늘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이동호 2014.04.30 09:09  
송집사님 말씀중 자녀들에게 주의,교육부분 저도 놓쳤던부분이네요 일깨어주어 감사합니다 담주에 교회가서 큰딸에게 알려줘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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