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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사랑방

목회서신 잘 읽고 있습니다.^^;

김선희 2 1004

 

어제 늦은밤,

이 추운날씨에 무슨 산책이냐는 남편 팔을 붙잡고 동네 한바퀴 산책을 하였습니다.

큰길로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대로에 쓰러진채로 일어나시려 애쓰는 노인 한 분을 발견했지요.

'어머~ 어떡해, 도와드려야되는거 아니에요?'하는 제 말에

남편은 곧바로 경찰서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아프신게 아니라 만취하신 상태라 섣불리 다가가지도 못하고 경찰차가 올 때까지

몇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기다렸지요.

그 사이 수많은 사람들과 자동차들이 노인을 지나갔지만

노인에게 집에 가야하지 않느냐며 말을 걸어준 사람은 박스를 수거하시는 수레를 끌고 가시던

할머니 한 분 뿐이었습니다.

저도 곁에 남편이 있었기에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이지만

사람들이 마치 그 노인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지나가는 광경이 의아했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키우면서 밤산책이 흔한 일이 아닌 저희 부부는

만취한 사람이 길가에 쓰러져있는 일 쯤은 흔한 광경이라 사람들이 무덤덤한 것인지

아픈것이 아니라 술취한 것이라 무시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노인께서 자꾸 몸을 일으키시려고 애쓰시기에 그러다 넘어지기라도 하실까봐

덜덜떨면서도 자리를 떠날 수도 없었지요.

결국 10여분만에 경찰 두분이 오셔서 모셔가셨습니다.

 

 

어제 삶공부 시간에 목사님께서 목회서신을 잘 읽고 있느냐고 물으셨을 때 

순간 당황해서 아니라고 말씀드렸는데

목회서신이 매주일 주보에 오르는 글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지 뭔가요^^;

한번도 빼먹지 않고 늘 잘 읽어보고 있답니다.

남편은 사업으로 저는 육아로 예전처럼 책 펼쳐놓고 볼 시간은 없지만

매 주일 목회서신은 꼭 읽고 있습니다. ^^

 

그리고 오늘 문득...목회서신을 읽으며

어느 교회에서의 일화라며 주차장이 지저분한 것을 발견한 그 사람이

그 주차장을 말끔히 청소할 수 있는 "은사"를 가진 것이라던 목사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요즘 길을 나섰다가 도와드린 노인분들이 어제까지

벌써 세분째였거든요.(공교롭게도 세분 다 몸을 가누지 못해서 도와드린것이네요^^)

남편이 추운데 무슨 산책이냐며 만류했을때 가지 않았더라면

저는 사실 반대 방향으로 산책 길을 잡고 싶었는데 말없이 남편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가지 않았더라면...

그 노인을 못보았을텐데...

만취하셔서 도와드리려해도 그냥 가라며 성을 내시는 그 노인을

우리가 보지 못했더라면 얼마나 더 오래 추위에 떠셔야했을까를 생각하면서

 

어쩌면...

나에게는 우리에게는 누군가를 도와주는 은사가 있는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 ^^

 

어제 독거노인 음식만들기 봉사를 해보라고 권유해주셨는데

6월이 출산달이라 7월에 해야한다는 말씀에 혹시 못하게 될까봐 죄송하다고 하였는데

지금생각해보니 해 볼걸 그랬나봅니다.

 

목사님 말씀처럼...

저는 못할 것 같아도 하나님께서 할 수 있는 힘을 주시지 않을까요? ^^

 

 

 

 

2 Comments
신효상 2013.12.30 23:09  
은사가 있기에 보이는 것이죠^^ 한국에 있을때 독거노인 분들 식사 배달을 하러 교회 근처 동네에 방문했을때 우리 교회 가까이에 그렇게 허름한 산동네가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특별히 성경말씀에 과부와 고아를 돌보라고 하였는데.. 추운 겨울을 외롭게 보내야 어른신들이 걱정이 되네요.
이경준목사 2013.12.31 19:07  
마음은 고마운데, 선희 자매는 출산이 가까운 사람이니 참으시기 바랍니다. 서울이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 듯해도, 광화문 거리 뒷골목만 들어가도 옛 한옥(?)에서 가내수공업으로 어렵게 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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