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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사랑방

달팽이 에피소드

박남석 8 1360

저는 종로에서 직업훈련을 하는 학원 원장입니다. 학원 훈련생이 식용 달팽이 세마리(크기는 어른 주먹만 함)를 주길래 덥석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시련의 시작일줄이야.. 매일 저녁마다 고단한 몸으로 그것의 똥을 치우고 신선한 상치를 넣어주고 애호박을 얇게 썰어서 넣어주고 한 주 한번 계란 껍데기를 곱게 빻아 넣어주고..정성껏 키웠습니다. 그러나 시련은 그때부터였습니다. 달팽이는 너무 잘 먹어서인지 나의 정성을 온 몸으로 느껴서인지 돌아가면서 알을 낳기시작하는데 한 번 알을 낳으면 적어도 100개이상의 알을 낳기시작했습니다.

몇 달안에 식구가 수 백마리가 된 것입니다. 저는 신기해서 알도 관리를 잘 해주었더니 달팽이는 알을 깨고 쌀알 크기만한 것이 도토리크기로 밤알 크기로 잘 자라는 것입니다. 달팽이 집도 처음에는 조그마한 곤충채집 투명상자 1개로부터  시작하여 어느새 큰 상자가 네 개가 되었고 그 상자안에 빼곡히 잘 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달팽이(수 백마리)는 청상치와 애호박을 모척 좋아하는데 평소 애호박 하나가 저희 동네에는 500원 한 것이 올랐을때에는 2500원까지 하자 무척 난감했습니다. 달팽이는 한 주 애호박 1개와 청상치 3000원어치를 먹어 치웁니다. 달팽이 흙갈이는 2~3주 한번 하는데 두 포대(한 포대 4000원)를 씁니다. 저녁마다 똥을 치우는데 적어도 한 시간이상 걸립니다, 이러기를 몇 개월 몸은 점점 지치고 달팽이는 점점 더 커가고..뭔가 해결책이 필요했습니다. 목원식구들은 식용 달팽이니까 빨리 잡아먹자, 알을 낳지 않도록 큰 놈을 없애자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지만 식용으로 잡아먹을수는 없었습니다.(달팽이와 정이 많이 들었음)

바자회!! 달패이를 팔아 선교헌금으로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할렐루야!!

바자회 이틀 전 종로5가 방산시장에가서 투명 용기를 사고 바자회 하루 전 날 새 흙으로 갈아주고 달팽이는 윤이 나도록 수세미로 박박 닦았습니다. 달팽이를 싣고 교회로 가면서 기도했습니다. 하나도 남김없이 다 팔아 선교헌금으로 드릴 수 있도록..

예배 후 바자회 시작하자마자 아이들이 벌떼처럼 몰려왔습니다. 불과 1시간도 안되어서 다 팔았습니다. 할렐루야!!

달팽이를 사주신 학부모님 감사합니다. 수익금은 전액 선교헌금으로 사용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8 Comments
윤금희 2012.06.11 10:18  
그 시련, 저희 집에 도착 했습니다.울딸 내년 바자회에 달팽이 판다고 제일 큰 놈(?)을 사왔네요 ㅋ
조희정 2012.06.11 20:46  
달팽이의 기적^^ 바자회 선교후원금으로 판매금 전액 66,000원을 기부해주셨습니다.^^ 아이들이 그렇게 달팽이를 좋아하는지 처음알았어요 감사드립니다....
황해연 2012.06.12 01:12  
여기 안와봤으면 달팽이 굶어죽일뻔했습니다. 우리 다은이가 가지고온 그 달팽이가 나중에 그렇게 큰 달팽이가 되는건지 몰랐네요...아이는 기쁨, 어른..구체적으로 저희 우리 친정엄마는 시련의 시작??
김수진 2012.06.12 19:27  
그렇게 많이 먹는 줄 모르고...상추가 없어 어제 깻잎 넣었는데 되나요? 그리고 똥은 어떻게 치우는지...흙은 어떤 흙 구입하면 되나요?  다 키운 달팽이는 어느분이 드실건지? 알려주세요. ㅠㅠ
박남석 2012.06.12 23:51  
달팽이는 깻잎과 같은 향이 강한 잎은 먹지 않습니다. 달팽이 똥은 길쭉하게 돌돌 말려있어서 어떤사람은 벌레라고 오해하기도하는데 나무젓가락으로 건져 버리면 되고 하루 한번은 똥을 치워 주어야 합니다. 참고로 집에서 식물을 키운다면 달팽이 똥이 좋은 거름이 됩니다. 흙은 대형마트의 곤충을 다루는 코너에서 달팽이 그림이 그려져있는 흙을 사시구요 2주한번 갈아주세요.
김현중 2012.06.14 17:16  
아뿔사! 저희 집에도 두 통에 열마리 정도. 드디어 어제 상추도 사오고 달팽이전용 흙도 사서 교체해주고. 아이들은 나몰라라 하는데. 시련이 시작되었습니다. 거북이와 구피 관리하기도 힘든데...
황해연 2012.06.20 19:31  
똥도 갈아주고 상추도 나름 정성껏 줬는데 달팽이가 다 죽고 그중 아주 많이 커진 달팽이 두마리만 살아 남았습니다. 알도 두개가 있네요..저도 구입하지 않은 아이들께 감사해하는 곽우신 목사님처럼 감사해야할까요? 우리 다은이는 그 두마리가 뿔이 나온다며 너무 너무 신기해 합니다...하여간 시련은 어른 차지 맞아요...ㅠㅠ
김희연 2012.06.21 22:39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저희는 안 샀다고 생각했는데 앗! 집에 오면서 보니 둘째가 사왔더라구요.^^  달팽이 키우는 법 잘 참고할께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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