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에피소드
저는 종로에서 직업훈련을 하는 학원 원장입니다. 학원 훈련생이 식용 달팽이 세마리(크기는 어른 주먹만 함)를 주길래 덥석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시련의 시작일줄이야.. 매일 저녁마다 고단한 몸으로 그것의 똥을 치우고 신선한 상치를 넣어주고 애호박을 얇게 썰어서 넣어주고 한 주 한번 계란 껍데기를 곱게 빻아 넣어주고..정성껏 키웠습니다. 그러나 시련은 그때부터였습니다. 달팽이는 너무 잘 먹어서인지 나의 정성을 온 몸으로 느껴서인지 돌아가면서 알을 낳기시작하는데 한 번 알을 낳으면 적어도 100개이상의 알을 낳기시작했습니다.
몇 달안에 식구가 수 백마리가 된 것입니다. 저는 신기해서 알도 관리를 잘 해주었더니 달팽이는 알을 깨고 쌀알 크기만한 것이 도토리크기로 밤알 크기로 잘 자라는 것입니다. 달팽이 집도 처음에는 조그마한 곤충채집 투명상자 1개로부터 시작하여 어느새 큰 상자가 네 개가 되었고 그 상자안에 빼곡히 잘 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달팽이(수 백마리)는 청상치와 애호박을 모척 좋아하는데 평소 애호박 하나가 저희 동네에는 500원 한 것이 올랐을때에는 2500원까지 하자 무척 난감했습니다. 달팽이는 한 주 애호박 1개와 청상치 3000원어치를 먹어 치웁니다. 달팽이 흙갈이는 2~3주 한번 하는데 두 포대(한 포대 4000원)를 씁니다. 저녁마다 똥을 치우는데 적어도 한 시간이상 걸립니다, 이러기를 몇 개월 몸은 점점 지치고 달팽이는 점점 더 커가고..뭔가 해결책이 필요했습니다. 목원식구들은 식용 달팽이니까 빨리 잡아먹자, 알을 낳지 않도록 큰 놈을 없애자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지만 식용으로 잡아먹을수는 없었습니다.(달팽이와 정이 많이 들었음)
바자회!! 달패이를 팔아 선교헌금으로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할렐루야!!
바자회 이틀 전 종로5가 방산시장에가서 투명 용기를 사고 바자회 하루 전 날 새 흙으로 갈아주고 달팽이는 윤이 나도록 수세미로 박박 닦았습니다. 달팽이를 싣고 교회로 가면서 기도했습니다. 하나도 남김없이 다 팔아 선교헌금으로 드릴 수 있도록..
예배 후 바자회 시작하자마자 아이들이 벌떼처럼 몰려왔습니다. 불과 1시간도 안되어서 다 팔았습니다. 할렐루야!!
달팽이를 사주신 학부모님 감사합니다. 수익금은 전액 선교헌금으로 사용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