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터
홈 > 나눔터 > 다운 사랑방
다운 사랑방

응급실

박세근 2 579
얼마전 어머니께서 응급실에 가신적이 있다.
이유는 병원에서 외할머니 병수발 하시다가
간호사가 실수로 외할머니 주사했던 주삿 바늘로
어머니를 찔렀기 때문에...-_-;
 
(콱~궁디를 발로 차부까~~~~)
 
외할머니께서 C형간염 보균자이시다 보니...
아주아주 치명적일 수 있다.
 
응급실 의사가 현상을 분석하면서,
C형 간염 전염 확률은 0.4%정도라고 했다.
 
그래도 걱정이 되다보니....
 
바보같은 간호사 같으니...미워~!!
 
 
하여간...
응급실에서 어머니 피검사를 하시는 동안
응급실 베드에 어머니와 같이 앉아 있었다.
 
그런데 얼마 후 옆 베드에 어떤 어르신이
부축을 받고 들어와서 베드에 누었다.
 
순간 깜짝 놀랐다!
 
사람인지?....해골인지?...
 
눈밑에는 팬으로 그려놓은듯한 다크써클과
이디오피아에 굶어서 앙상하게 뼈만 남은
아이들과 같은 몸에 배는 임산부 만큼 나와 있었다.
 
아무래도 간암 환자인듯...
(복수를 빼러 왔다고 함)
 
나이때는 50대 중반으로 보였다.
아무런 기력이 없어 보였다.
 
그분의 눈빛을 봤는데...
거의 동태 눈 같다고 해야할 듯...
 
얼굴 표정은 무표정이고....
멍하니 촛점없이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분을 보면서...
순간 생각된 것은...
 
인생이 참 우숩다는 생각이 몰려왔다.
 
그분 앞에서 안타까운 얼굴 표정을 지어야 하는데
되려 속으로 어처구니 없다는 식으로 웃고 있는
나자신을 보게 된다.
 
나도 앞으로 길게 살아봤자 45년 정도 시한부 판정을 받고 있다.
 
일단 예측상으로는 20~30년 정도는 멀정하게 사람구실 할것이라
믿으려고 하지만 그 이후로는 장담을 못하겠다.
 
지금처럼 건강하게 갈지 아니면
이분처럼 저런식으로 갈지는 누구도 모른다.
 
나나 그분이나 어차피 시간이 되면
그런 꼴하고 있지 말라는 법이 없다.
 
살아 있어도 죽은 것 같은 시간을 살아가야 할
인생의 시간들이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우린 미래에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려 하지만,
사실 우리의 미래란 점점 죽음에 가까워 지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벌면 뭘 할것이고,
자식을 많이 나으면 뭘 할것이고,
 
점점 기력이 쇄하여 만사가 귀찮아 숨쉬기도 어려운데...
좋은거 아무리 가져다 준들 행복할까?
 
인생이 행복해 지려면, 먼져 죽음을 정복해야 하지 않을지!!
 
죽음이 오히려 설레이는 일이 된다면
그나마 그 전에 몸의 질병으로 고통받는 일이
한없이 힘들게 여겨지지는 않을듯...
 
사람이 죽어 나가는 그 장소에서 이미 내가 소유한
천국의 가치를 더욱 발견하게 되어 그져 기쁘다.
2 Comments
황해연 2011.10.26 03:14  
이세상의 미련이 남는건 죽은후가 불안한거지만 우리 형제나 우리 다운교회 성도님에게는 없는 미련이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벌면, 자식을 ...이런건 아니죠. 돈이 많이 벌어 더 좋은데 쓰면 되고 자식은 하나님께서 주신 이세상에서의 최고의 상급이며 열매인데 잘 키워 하나님께 자랑해야죠^^ 늦둥이가 둘이다 보니 저의 시한부는 최소한 40년은 되었으면 좋겠고만~~믿음되로 되길요^^
송영환 2011.10.29 20:46  
1 주일 전에 이모님의 장례식에 참석하며 죽음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가수는 늦둥이 걱정하며 그 아이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할 만한 10대가 될 때까지는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현하던데.... 자녀들의 기억 속에 부모로서 어떤 모습으로 남으려는지....두렵기도 합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