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어깨가 저를 울렸습니다.
차정철 형제의 가족인 김미은입니다. (호적에는 미숙이구요)
오늘은 남편과 웃찾사 공연장에 다녀왔습니다.
평생의 문화생활을 두어달 동안 몰아서 한 느낌이긴 하였지만...
오늘은 공연 자체보다는 돌아오는 길에 버스 안에서 잠든 남편의 모습이 참 측은하게 느껴진 하루라 더욱 기억에 남을 듯 합니다.
목장식구들, 그리고 목사님은 아시겠지만
저희 부부는 참 지겹게도 싸워댔습니다.
그리고 그 끝은 없을 것 같게 느껴졌습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우리 두사람의 끝은 별개의 삶을 꾸려가는 것이라고 그렇게 마음 속으로 단정져 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
목회자들 중에도 헤어지는 분들 많이 봤어 하면서 나름의 위안도 삼기도 했죠.
극단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극단적인 행동 언행...
참 못나게 굴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남편과 제 모습에서 변화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급기야 서글픈 제 인생이 아닌, 남편의 무거운 어깨를 보고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습니다.
결혼이 여자 혼자만의 어려움이 아니었음을...
왜 이제사 깨닫는 걸까요?
나 힘들다는 핑게로 너무나도 힘들게 했던 제 모습이 보입니다.
남편은 왜 우냐 합니다.
그런데 그 말 속에 있는 걱정과 사랑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버럭 화를 내던 모습이 남편의 사랑의 표현임을 깨닫습니다.
그 사람의 표현을 이제사 느낍니다.
이해는 이전부터 해왔지만... 이제사 느낍니다.
이해와는 다른 이것을 무엇이라 할까요?
처음 서로를 보며 행복했던 그날의 그 느낌들을 조금씩 다시 느껴갑니다.
다시 싸우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하나님이 정하신 짝이 바로 이 사람이란 걸 의심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