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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평창

이영주 10 1433

나의 고향은 오늘 하루종일 뉴스에서 도배되다시피한 평창입니다.

내가 태어나 자란 곳이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종부리라는 곳입니다.

저는 평창국민학교, 평창 중학교, 평창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대학을 위해 도시로 오기 전까지는 그곳에서 자랐습니다.

 

오늘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평창의 오리지널 사운드, 원초적 발음을 들으시려면 저와 이야기 하시면 됩니다. 하하^^

제 말투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서울에 올라와서 한번은 천호동 농협에 돈 찾으러 간적이 있습니다.

창구 여직원에게 말했습니다.

"저, 돈찾으러 왔는데요?"

길지도 않았습니다. 아주 짤막한 그 한마디였습니다.

여직원은 저를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뭐 문제가 있습니까?"라고 하자 그 여직원이 하는 말,

"귀순하셨어요?"

 

저 잘못하면 북에서 내려온 귀순자, 혹은 간첩으로 몰릴뻔 했습니다.

아마 평창 말투가 북한 억양과 비슷했던 모양입니다.

그 후에도 가끔 그런 질문을 받곤했습니다.

 

내가 살던 평창 종부리는 국민학교 4학년때 전기가 들어왔습니다.

6학년이 되어서야 다리가 놓여졌습니다.

그 이전에는 배를 타고 학교 다녔지요. 집에서 조금이라도 늦게 출발하면 그 배에 다 탈 수가 없어서 돌아오는 배를 타야 하는데 늦어서 선생님께 맞을 생각을 하며 발을 동동 구르던 기억이 눈에 선합니다.

 

도로 포장은 대학교 2학년 마친 후에나 시작 되었습니다. 내가 휴학하고 고향 친구들과 그포장도로 길가를 정리하는 소위 '나라시'를 했거든요.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외치면서 죽었다는 이승복이 살던 곳도 평창입니다.

아마 태백산맥 줄기에서 가장 눈에 띄지 않는 험산준령이  평창이기에 그리로 들어왔겠지요.

 

시인 김동환이 쓴 "산넘어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라는 시가 교과서에 실렸을 때 꼭 내 맘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도 산넘어 누가 사는지  외부 세계에 대한 궁금한 것이 많았거든요.

왜냐하면 사방을 둘러봐도 산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 시골을 떠나  도시로 나왔을 때 고향이 평창이라고 하면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참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이렇던 평창에서 올림픽이 열리고 고속철도가 놓여지고 올림픽을 위한 최첨단 시설이 들어선다니...

인구 5만명도 안되는 평창군이 이렇게 하루아침에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변화가 온다니 격세지감입니다.

나중에 고속철도 만들어지면 만추의 가을에 우리 시골집 밤털러 갑시다!

 

오늘따라  이사야 40장4,5절 말씀이 유난히 묵상되네요.

"골짜기마다 돋우어지며 산마다, 작은 산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않은 곳이 평탄케 되며 험한 곳이 평지가 될 것이요,

여호와의 영광이 나타나고 모든 육체가 그것을 함께 보리라!"

 

 세상일이란 참 모를일입니다. 오늘 모든 것이 절망 같아도 내일은 평창같은 날도 있지요.

 더구나 주안에서 사는 우리에게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생각하며 추억의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10 Comments
함용태 2011.07.08 08:33  
해피 700 이라 했던가요? 기쁘시겠네여 유난히 더...
곽우신 2011.07.08 15:44  
그렇지 않아도 평창이 발표되는데 장로님 생각이 나더군요...^^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꼭 밤털러가시죠..근데 밤은 털어야 하나요? 따는게 아니라? ^^
김현중 2011.07.08 17:08  
너무 좋으시겠습니다. 고향에서 보낸 시간들이 휙휙 떠오르시겠어요? 축하드립니다. 장로님! 저도 많이 기쁩니다. 아시죠?
박세근 2011.07.08 17:10  
저는 고향이 강원도 인데...정작 강원도 사투리를 잘 못한답니다...전라도 갈때는 전라도 언어를 하고, 경상도 갈때는 경상도 언어를 하고, 충청도 갈때는 충청도 언어를 하곤 하는데, 유독 제 고향인 강원도 언어는 잘 구사를 못하겠더라구요~ㅋㅋㅋ
이경준목사 2011.07.08 18:53  
내게 30m짜리 나이롱 줄이 있습니다. 한 쪽에 돌멩이를 매고 집어던져서 밤나무 가지에 걸치게 한 다음, 두 줄을 붙잡고 잡아다니면 밤을 터는 데는 끝내줍니다.
박승훈 2011.07.08 19:57  
"The winter olympic games in 2018 are awarded to the city of Pyeongchang!" 
그토록 기다렸던 한 마디였습니다 ^^
김동희 2011.07.08 20:05  
고향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시겠네요~~ 언제나 뵐때마다 푸근한 강원도의 정이 느껴지시는 장로님^^ 화이팅!!! 
최선귀 2011.07.09 01:14  
내일아침 당회에서 축하인사를 드리려던 참이었는데 ---고향과 국가의 경사이며 세계인의 축제의 중심에선 평창(平昌),평평할 평 창성할 창 이름 참 좋네요.평온한 동네에 고속철이 들어가는 등 이제 천지개벽이 곧 시작되겠군요?  밤나무는 당분간 ( 몇년간 )밤을 털수 있는거죠? 여하간 축하드립니다.이번 유치에 고생을 많이하신 김진선목자님?(강원도지사)도 한몫 하셨죠.
송영환 2011.07.09 02:47  
집에 텔레비젼이 없는 관계로 다음날 아침에야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 유치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저도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이영주장로님이었습니다. 그간에 평창 얘기를 여러 번 하셨던 기억납니다. 얼마나 좋으시겠습니까?....
권영환 2011.07.12 06:05  
하하하~ 한번 잘 웃고 갑니다. New Horizons, Pyung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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