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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가 메마르는 한가지 원인

박세근 2 600

그리스도인이 감사가 메마르는 원인 중에 하나는

이 세상 속에서 만들어 나가는 대인관계를 너무 부정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에 대한 구분 의식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 같고...

 

그래서 그리스도인들 간에 만들어진 말 중에...

"세상 사람들"이란 말과 "그리스도인들"이란 말이 있다.

 

세상 사람들과는 가급적 불필요한 접촉을 피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결혼할 때도 믿지 않는 세상 사람과 결혼하면 죄짓는 것 같은 죄책감!

 

그리스도인들끼리만 모여 있어야 할 것 같고,

그리스도인과만 잘 사회성을 유지하면 될 것 같은 생각들!

 

몇 번 전도를 시도하다가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으면,

더 이상 가까이 하지 않고, 세상 사람이라고 대화도 잘 하지

않으려 했던 과거의 기억들도 떠오르곤 한다.

 

마치 세상 사람들과 같이 있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 사람들처럼 믿음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경계의식

때문에 그러지 않았나 생각도 들고...

 

좌우지간에 세상 사람이라고 하면 일단 좀 불편한 사람들로

그리스도인의 입장에서는 생각해오고 있는 것이 틀리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참으로 불편하다.

뭐 회식이나 술자리 같은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지저분한 음담패설을 즐기는 인간관계 문화 속에서

어떻게 하면 잘 피해 다닐까 고민도 하게 되고...

 

먹고 살기는 해야겠고...

그렇다고 산속에 들어가서 살기도 좀 그렇고...

 

죄짓지 않고 깨끗한 영혼이 되기 위해

스스로 엄청 노력하고 있는 나는야 그리스도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내 스스로 사람을 구분하고 다녔다.

 

이 사람은 만나 봐도 될 사람...

저 사람은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

 

그러면서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을

가급적 피해 다녔다.

 

내가 불편하기 때문에...

나를 깨끗한 영혼으로 유지관리하기 위해서...

 

그런데가정교회 목자로 살아가다 보면서...

억지로 경험하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그 불편한 세상 사람들을 VIP로 보는 관점의 변화이다.

 

이전까지는 내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생존해 나가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내 주변의 사람을 나 좋으라고 그들을 그리스도인

되게 만들려 했던 것 같다.

 

이전까지 교회에서 내가 느끼는 분위기는 참 좋았다.

전부다 내 코드에 맞는 집사님들과 교역자로만 가득했기 때문에...

 

어두움의 세상 속에서 겨우겨우 죄로부터 피해 다니다가

주일날 교회에 와서 맛보는 천국의 감격과 위로로

그리스도인 삶의 희로애락을 찾으려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끼리의 감사와 자족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 같다.

 

불편한 세상 사람들이 VIP로 둔갑하면서, 이전에 선을 긋고 지냈던

주변의 동료들과의 새로운 접촉의 명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상종하기 싫은 사람들과 같이 밥 먹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나타나게 되었고...

 

말 섞기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먼저 찾아가서 그들의 이야기를

두눈 빨개 가면서 들어주는 모양이 나타나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색다른 감사의 제목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신앙의 모양들이

이들 VIP들을 통해 투영되면서 그것이 결코 당연할 수 없었고,

 

하나님께서 그동안 실질적으로 나에게 베푸시고 나타내셨던

구원과 그 능력의 리얼리티를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나도 똑같이 와이프 욕하고...

나도 똑같이 항상 누군가를 원망하고...그랬을 뻔했는데..."

 

이전에는 전쟁터에서 있으면서도 막상 내 앞에 폭격이 일어나지 않아서

내가 지금 살아 있는 것이 감사한 것이란 사실을 못 느꼈었는데,

 

VIP라는 지뢰밭에서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면서, 정말로 느껴야 할

감사의 제목들을 이제야 제대로 느끼며 살아가게 되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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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오래 묵은 지뢰 하나를 잘못 수습해서,

왕창 터지게 생겼다.

 

솔직히 어떻게 조치를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비록 고민도 되지만...

한편으로 지금껏 살아오면서 하나님과 이렇게 가깝게

기도했던 삶의 기회는 없었던 것 같다.

 

세상 사람들(VIP)과의 새로운 관점의 대인관계가

머리카락을 쭈뼛쭈뼛 서게 만드는 긴장감과

동시에 감사를 만들어냄을 배워나가게 된다.

2 Comments
최혜영 2011.05.13 01:43  
저도 요즈음 믿지 않는 자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의무감에서가 아니라 나에게도 친구가 생기는 좋은 일이라고 여기고 믿지않는 사람에게 사심(?)없이 그냥 다가가는 연습을 하고 있읍니다. 복음을 전하기전 인간적 친밀함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냥 자연스러운 친구관계~ 그래서인지 훨씬 다가가기도 쉽고 부담도 적더라구요. vip 품고 기도하는 모습 멋지십니다. 홧팅!!
이경준목사 2011.05.13 18:39  
세근 형제가 드디어 도를 통하는 소리가 들린다.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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