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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사랑방

성령 수련회를 마치고

바람(함용태) 1 1049
빗줄기가 세차게 내리며 벼락과 번개가 동시에 치는 이른 새벽인가보다.
아침에는 수련회가 시작되는데 어쩌나 하며 다소 걱정하며 하던 일을
빨리 마치고자 머리를 재게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가늘어진 빗줄기를 뒤로하고 지난 수주간 준비해왔던 프리젠테이션을 하기 위해
가는 도중에도 먼저 출발한 가족과 구역식구들이 잘 도착하기를 기도합니다.
이럭 저럭 하던 일을 마치고 저녁나절에 아들과 함께 청량리 역으로 향했습니다.

1시간 남짓 걸리는 기차 내에서 준비한 김밥과 컵라면을 먹으며 늦은 발걸음을
만회코자 하는 마음의 다짐을 해봅니다. 한창일 수련회를 그리며
잠시 잠의 나락으로 빠지는 사이 기차는 양평역으로 미끌어지듯 내딛습니다.

곽우신 목사님의 특별한 영접을 받고 올라탄 갓 뽑아낸 트라제는 깊숙한 산골
어디론가 쏜살같이 달음질 합니다. 공포영화를 연상케하는 으슥한 밤길을 지나니
창신 기도원이 등장합니다. 잠시 세상과 등지기에는 더 없이 좋은 곳일 듯 합니다.

어지러이 개켜있는 우산을 지나 받아 든 이름표를 목에 걸고 3층에 들어서니
김원태 목사님 말씀이 한참입니다. 다소곳하게 자리를 틀어 잡고 먼저 시작한
성도님들과 진도를 맞추기 위해 애를 씁니다.
이내 곧 성령 수련회임을 몸이 먼저 감지하고 깊이 빠져듭니다.

하나님을 갈망하겠노라고 진작부터 준비된 다운 여름수련회는 전교인의 금식기도부터
분위기가 자못 달랐습니다. 매 주일마다 추진되는 준비과정을 듣고 현장비디오를 보노라면
무슨 일이라도 낼 듯한 심상찮은 느낌이 스며들었습니다. 하나님의 서두르심이 엿보입니다.

애즈녁에 결단했어야 할 일이건만 미루고 미루다 오늘 딱 마주하고 말았습니다.
기도하는 자 되고자 부르짖었습니다. 순종하는 삶이 되라고 울부짖습니다.
욕망과 유혹과 시험을 절제함으로 참 자유 맛보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성령하나님께.

아스라한 연록색 형상이 뭉게뭉게 그려지더니 온몸에서 찌든 냄새가 피어 오르며
눈물 콧물 할 것 없이 거칠게 토해냅니다. 이제껏 없었던 일이었지요.
주위에 아랑곳 하지 않고 연신 몰아가십니다. 성령 하나님께서 기어이 뿌리를 뽑고자
하시는 것 같습니다. 막다른 길목으로 몰아세워 한껏 울부짖도록 내버려 두십니다.

무릎을 꿇게 하십니다 그저 오! 하나님을 연발합니다. 손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려니 했는데 장난이 아닙니다. 온몸이 흔들리고 맙니다. 배배 꼬이고 난리가 아닙니다.
눈 지그시 감고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치시기야 하겠느냐고.

한참을 지내는데 손길이 감싸오고 기도가 들려옵니다. 이윽고 몸이 차분해 집니다.
기운을 쏙 뺀 듯 나른해 집니다. 내게도 성령하나님이 폭풍처럼 다가선 것입니다.
멍하니 십자가를 바라다보며 몸을 추스려 성전을 빠져 나왔습니다.

숙소로 향하다 형제,자매들 얼굴을 마주하며 인사를 건넵니다.
그 시간에 도착하신 성도님도 계십니다. 열정이 대단들 하십니다.
일찍이 일(?)을 마치시고 자리를 잡으신 성도님들 사이로 혼곤하게 잠으로 빠져듭니다.

간밤에 보지 못했던 풍광이 짜릿한 향기(?)와 함께 오감을 자극합니다.
찌뿌뜻한 차에 스트레칭으로 지난밤에 꼬였던 몸이 확 풀립니다.
오늘은 날씨가 수련회 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 될 듯 싶습니다.

허겁지겁 아침을 들고나니 금식기도가 끝이 아니라 계속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수련회 시작했으면 끝난 것 아닌가요? 좌우지간 대단합니다. 속으로 한끼정도는
동참해야겠다는 마음이 안개처럼 모락모락 솟아오릅니다.

찬양을 맘껏 부르며 오늘도 성령하나님을 부여잡고 한바탕(?) 해볼 요량입니다.
어차피 엎질러진 물, 한번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온 것 같습니다.
성령하나님은 통상 밤에 분위기(?) 타고 오신다는 생각이 깊게 배어 있었습니다.

유비쿼터스 하나님. 하나님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의 부름에 즉각 응답하십니다.
밤이고 낮이고 할 것 없이 갈망하는 자에게 다가서십니다.
자매의 얼굴에도 아이들 모습에도 성령하나님은 기쁨으로 함께 하십니다.

식당 앞을 애써 외면하며 다가올 오후의 프로그램들을 기다려 봅니다.
방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의 은사는무엇인가?” 세션에서
은사의 펼쳐짐을 막연히 그려봅니다. 내부 강사진이 이렇게 훌륭한 교회가 또 있을까?

자유시간을 맞아 자유롭게 뒤척이다 이곳 저곳을 다녀봅니다.
잔디구장이 좁다고 뛰는 땀 뻘뻘 흘리며 뛰는 형제들하며
천연수로 가득한 수영장에서 첨벙거리며 더위를 덜어내는 성도님들.

금식으로 비워진 배를 위해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한껏 부풀어 성전으로 들어섭니다.
결의가 굳게 다져진 면면들입니다. 아퀴를 지어야 겠다고 작정한 이상 비장해 집니다.
빈들에 마른풀 같은 나의 영혼에 성령의 단비를 부어 주소서 하고 매달려 보고자 합니다.

둘째 날 밤은 좀 다른 상황이 연출될 듯 싶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긴 의자들을 한곳으로
밀어 부치고 만든 빈공간에 성도님들이 나란히 섭니다. 성령하나님을 외쳐 부릅니다.
성령님의 임재가 사람마다 달리 나타납니다. 이 밤도 어김없이 찾아 주십니다.

오늘 밤은 혀까지 꼬이며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리가 귓가를 맴돕니다.
드디어 남에게서만 듣던 방언이 아닌가 싶은데 혀 굴림의 알 수 없는 소리는 계속됩니다.
몸이 뒤로 뉘어지며 몸과 혀가 계속 바쁘게 움직이는 가운데 휴식한다는 느낌입니다.

한참을 그리하는데 내 몸을 붙들고 목사님의 기도소리가 들려옵니다.
서서히 몸이 잦아들고 혀가 수그려 집니다.
또 한번 성령님의 터치하심에 깊은 숨을 내쉬며 자리를 털고 일어섭니다.

곳곳에서 성령님의 함께 하심을 알 수 있습니다.
기도소리, 찬미소리, 울부짖는 소리의 간절함 가운데 함께 하시는 성령하나님 이십니다.
일상에서도 매순간 붙잡고 씨름 해야 할 우리의 하나님을 만나고 계십니다.

날이 또 밝았습니다. 한 방에서 같이 주무신 이경준 목사님의 기상 외침에
꼼지락(?)거리며 일어납니다. 새로운 강사 하태욱 집사님의 구령에 맞춰
일명 꼼지락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며 새로운 기운을 얻고자 합니다.

QT로 무장을 단단히 하고 마음의 짐을 정리합니다.
구역모임 시간에 탁구시합을 하며 왕년의 실력을 겨뤄봅니다.
오전 행사만으로 대회가 끝나기에 벌써라는 생각이 앞섭니다.

흩어진 성전의 자리를 원상으로 돌리는 전 교인의 합심 작업에서
다운교회의 저력이 드러납니다. 누구랄 것 없이 몸 사리지 않고 척척 정리들 합니다
폐회집회에서 간증이 이어집니다.

성도님 부모가운데 믿지 않는 영혼구원을 위해 여생을 바치겠다는 어느 성도님
얼었던 마음이 수련회를 통해 실 타래 풀리듯 풀어졌다는 성도님
나의 기준과는 달리 전혀 다른 차원에서 다루신 성령님을 만날 수 있었다는 성도님
지난날의 화끈한 신앙이 다시 살아난다는 성도님…….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간증거리가 있으리요마는 뒤로 미루고
마무리를 합니다. 전교인 사진을 찍습니다.
하나같이 충만한 얼굴에 활짝 웃음을 머금고 추억을 함께 새겨봅니다.

이참에 다운교회 특징 몇가지 들어 보겠습니다.

무엇보다 젊습니다. 장년부만 해도 평균 40이 안되리라 봅니다.
매주 성경공부에 때론 부담도 되곤 하지만 만만치 않게 성경을 나누게 됩니다.
주일 점심 역시 거르지 않고 매번 우리의 손으로 준비하고 나누고 정리까지 합니다.
담임 목사님께서 눈길(?) 주시지 않는다고 서운했다는 간증이 어렵지 않은 교회입니다.
수련회 동안 목사님과 한방에서 자도 피차간에 어려워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도처에 선교와 파송을 마다 않고 자원해 나서는 교회입니다.
자체적으로 훌륭한 강사를 대거 보유한 지식이 출중한 교회입니다.
무엇보다 뭔가 한다면 애써 힘을 보태 제대로 해냅니다.
이것이 성령하나님께서 관장하시는 교회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여러 분들의 헌신으로 준비하신 수련회가 아쉬운 끝을 보입니다.
점심을 먹고 복숭아 하나씩 배어 물며 집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참으로 은혜로운 수련회입니다.

가마솥 더위를 식히는 빗줄기로 심신이 지치지 아니하게 하셨고,
휴가철 교통체증을 살짝 예방하여 주셨습니다.
깊은 산속 호젓한 장소는 일상에 지친 영육에 쉼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성령하나님을 깊이 체험하는 귀한 수련회로 자리할 겁니다.

많은 분들의 수고로움에 깊이 감사 드립니다.
하나님! 귀한 만남을 허락해 주심에 감사 또 감사 드립니다.

1 Comments
david kim 2005.08.02 23:09  
  아멘! 아멘!!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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