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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사랑방

모기장을 쳤는데, 그 안에...

Sam,Kang 1 1430
여름철만 돌아오면 나는 땀과 모기로 인해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한다.
특히 모기는 아무리 작아 보여도 나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며 쓰러뜨여야 할 강한 적이다.
모기가 어떤 피를 좋아 하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늘 모기의 공격대상이다.
여기저기 심하게 부풀어 올라 그 가려움을 가족에게 호소하곤 한다.
어떤때는 한숨 못자고 뜬 눈으로 아침을 맞을때도 종종있다.
그런데도 나만 공격하고 가족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으니 참 다행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이 일찍 찾아왔다.
11월 초순까지는 잘 견뎌야 될텐데...
그런데 모기가 물지 않는다.
그저께도 어제도 오늘도 모기가 물지 않는다.
\"여보, 오늘 모기가 한방도 공격하지 않았는데 어찌된 일일까?\" 아내에게 말했다.
정말 이상하다. 신기하다.
예전 같으면 한참 부풀어 있었을  피부를 연신 쓰다듬고 있는데 아내가 말한다.
\"혈액이 바뀐 것 같아요. 피부도 너무 밝아 졌고요.\"
아내의 이야기가 사실 그런 것 같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아내 덕분에 가족 모두가 약을 모르고 산다.
감기라도 걸리면 \"5일 짜리야 5일만 참자\"하면 낫는다.
대단한 면역을 가져 혹 약이라도 먹어야 될것 같으면 약 봉지 찢는 순간 낫는다.
결혼 후 아내는 지금껏 빻아 주고, 달여 주고, 짜아 주며 살아왔다.
일년전 쯤부터 건강식품 일을 하며 이름도 다양한 녹즙과 생식 그리고 칼슘등
멈추지 않고 준다.
완전히 내 몸이 임상실험 자체다. 그래도 싫지 않다 먹는다.
무엇이든 잘 소화되어 감사하다.
아내에게 늘 고맙다.

엊그제 잠이 들려 하는데 아내가 뒤척인다.
모기가 공격하고 있다.
나를 뜯던 녀석이 이제는 아내에게로 공격대상을 바꾼것 같다.
나도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아 이불을 덮어본다.
그러면 그럴수록 귓가에서 왱왱한다.
급기야 일어나 불을 켜 보지만 녀석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얼마 후 또 왔다.
차라리 이불을 벗자 하고 누우니 편하다.

\"오늘은 모기장 치도록 해요.\" 아내가 말한다.
아내가 얼마전 꺼내놓은 모기장이 눈에 띤다.
거추장스럽고 볼품없어 지금껏 쳐보지 않은 모기장.
문틀에 나사못 박고 반듯하게 펼쳐 걸었다.
\"여보, 훌륭한데, 어서 와서 잡시다.\"
그래서 그날밤 모기장 속에서 첫 밤을 지냈다.
모기로 부터 걱정없고, 편안한 그리고 포근한 밤을 보냈다.

아침 QT시간...
마음이 뜨거워 진다. 성령님이 마음밭을 갈아 엎으신다.
그냥 그대로 숨을 죽인다. 눈물이 그칠줄 모르고 쏟아진다.
모기장 안에 성령님이 보인다.
가장 평안함을 주시는 주님의 모습이 그 곳에 계신다.

번제단과 지성소 사이에 드리워진 휘장이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는 순간 위로부터 찢어졌다.
나의 죄를 \"단번에 영원히, 그리고 온전케\"하신 그리스도를 내 몸 어디에 품고 있는가?
나에게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으라 하셨는데 그 품은 마음이 어디에 있는가?
번제단과 지성소가 어디에도 없다.
나는 그저 세상을 보고만 있다.
힘들고 어려울 때만 주여 주여 함께 하소서 한다.
내 욕심이 앞설때,
내가 사람에게 칭찬받을 때,
돈을 좀 더 많이 벌고 싶을 때,
바쁜 일들이 너무 많을 때 나는 주님을 모르는 체 한다.
\"주님 나 좀 바쁘거든요. 그러니 저기 좀 가서 가만 계세요. 이 일 끝내고 갈게요.\"한다.
\"주님 모르는 체 내버려 두면 안돼요?\"한다.

육적으로 살아온 나에게 마음을 달라 하신다.
모기장 안에 주님이 계신다.
내가 사는 집이 육적이라면 그 안에 모기장은 영인 것을 깨닫는다.
영을 새롭게 하시는 주님을 찬양한다.
작은 사탄도 틈타지 않도록 보호하시고 인도하시는 모기장 안의 주님을 송축한다.

짝~~~짝~~~짝...
아들 방에서 밤새 포식한 녀석 세 놈을 잡은 아내가 흥분해서 나오는 아침을 맞는다.
오늘은  아내가 목요 성경공부를 하러간다.
돌아오면 방이시장으로 아이들 방에 쳐줄 성령의 모기장을 사러가야 겠다.

2005. 7. 7
Sam-강환구




1 Comments
바람(함용태) 2005.07.09 18:07  
  성령의 모기장이라 어디 내 뺄 여지도 없네요
가만 내 마음속엔 거미줄망 이라도 쳐서 성령님을 옮짝달싹하지
못하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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