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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먹어도 고~~

강환구 1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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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먹어도 고~~

 

열흘 전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한 어느 한 분 생각에 이번 주 내내 마음이 무겁다.

그 분이 누워있을 그 침상이 아른거린다.

그럴수록 그 침상을 통째로 들어 메고 하나님께 간청 드리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어느 누가 감히 병실 침상에 누울 생각이나 했을까.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찾아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침상에 눕는다.

회복되어 퇴원하면 다행이지만 또 그렇지 않은 경우도 허다하다.

아픔을 안고 누워있어야 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뒤로 하고...

본인도 그렇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 가족의 마음을 어찌 헤아리겠나 싶다.

살아있는 동안 피할 수 없고 따돌릴 수 없이 찾아오는 많고 많은 아픔과 고통, 그리고 두려움들..

그것이 내 주변에 어디든지 널려있는 것을 바라본다.

 

있어도 고(苦), 없어도 고(苦)

많이 가져도 고(苦), 적게 가져도 고(苦)

건강해도 고(苦), 병이 생겨서 고(苦)

성공해도 고(苦), 실패해도 고(苦)

잘나도 고(苦), 못나도 고(苦)

살쪄서 고(苦), 말라서 고(苦)

많이 배워도 고(苦), 못 배워서 고(苦)

많이 먹어도 고(苦), 못 먹어도 고(苦)다.

온통 세상이 고(苦:고통과 괴로움)다.

 

몇 해 전 알파코스가 진행될 때 일이다.

알파코스의 상징 캐릭터를 그리려고 보니 너무 큰 물음표를 가슴에 안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

목사님께 여쭙기로 했다.

이것 조금만 볼륨을 작게 그렸으면 하는데요.

너무 힘들어 보여요...

그 때 목사님께서는

〈강 집사님은 걱정 없이 사시나 보죠?〉 하신다.

사실이지 그 때까지는 왜 사람은 걱정해야 되고 고민해야 되는지, 슬퍼하고 애통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런 것들이 나에게 다가오거나 혹시 왔다고 해도 나에게 철저히 외면당하거나 무시되어 왔다고나 할까..

그런 삶은 내 삶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남의 일이었다.

유년기 시절부터 그리 넉넉지 않은 가정이지만 하나님을 믿으며 미래의 행복여행을 스케치하느라

아마 좋은 것만 마음에 그려 넣지 않았을까 싶다.

결혼 후 아내와의 행복한 삶이 그런 나의 생각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했다.

언젠가 MBTI 강사가 지금껏 한 번도 부부싸움 안 해 본 가정 손 드세요 했을 때,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손을 번쩍 들었다.

그런 나를 보고 따라서 손을 들었는지 모르지만 옆의 아내도 손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을 보니 서른 가정쯤 그 강의를 듣는데 우리 밖에 아무도 손 든 사람이 없었다.

우리만 손든 것이 멋쩍기도 했지만 솔직히 그게 사실이다.

정말이지 단 한 번도 아내와 싸운 일이 없다.

사랑할 시간도 모자라 아까운데 어떻게 싸움을 하며 그 시간을 허비해야 하나 하는 것이 나의 지론이요,

의지적인 실천사항이었다.

 

언제나 함께 있었고, 함께 생각했고, 함께 했던 아내가 그립다.

아픔이 그렇게 큰 것인지 아내를 떠 올릴 때면 더욱 목사님의 답변이 마음을 두드린다.

그 일을 겪은 후로부터 남의 아픔을 이해하는 마음이 들었다.

 

오늘은 몸과 마음이 너무 아파 스스로에게 휴가를 내고 하루 종일 침대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오후 늦게 집사님 한분의 문자메시지에 몸을 추스려 본다.

〈강 집사님, 요즘 교회홈피에서 뵙기 힘든데요.. 건강하시죠?..〉

지금 이 시간도 나를 위해 기도하는 이 분들이 있어 더욱 힘이 난다.

아플 시간이 없다.

기도의 손을 모아본다.

상한 갈대 하나도 꺾지 않으시는 주님께..

이후에 벌어질 모든 계획을 아시고 그 집사님을 치료해 주시도록 간절히 마음을 전해드린다.

나에게도 그리하셨듯이 나의 생각의 한계를 뛰어 넘어 일 하시는 라파의 하나님을 바라본다.

 

사람들은 세상을 향하여 두 손을 휘두르며 고(Go)한다.

못 먹어도 고(Go~).

그러면 이내 남은 사람은 서로 죽지 않으려 동맹관계를 맺는다.

방금도 적군이었는데 이내 친구가 된다.

서로 연합하고 고(Go)하는 사람과 대치하며 서로 머리를 맞대고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친다.

때론 합당을 하고 친정도 한다.

전세가 바뀌어 자기가 고(Go)할 기회가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또 헤어져 적군이 된다.

그리고 쓰리고(3Go)를 외치다 쓰리고(3高-高혈압, 高지혈, 高혈당)당하고 쓰러지고야 만다.

 

〈죄 짐 맡은 우리 구주 어찌 좋은 친군지 걱정 근심 무거운 짐 우리 주께 맡기세

주께 (告)함 없는 고로 복을 얻지 못하네 사람들이 어찌하여 아뢸(告) 줄을 모를까/

시험 걱정 모든 괴롬 없는 사람 누군가 부질없이 낙심 말고 기도 드려 아뢰(告)세

이런 진실하신 친구 찾아 볼 수 있을까 우리 약함 아시오니 어찌 아니 아뢸(告)까....〉찬송가 487장

 

그렇습니다. 주님..

제 마음 아시죠?

오늘 저 주님께 못 먹어도 고(告)합니다.

 

2010. 5. 27

응원하는 집사님의 문자메시지에 화답하며...

강환구 Sam, Kang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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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자로 격려해 주신 집사님 감사합니다.

저 그렇게 집사님 잘 알지도 못하는데 저에게 관심 갖으시고 기도해 주심에 너무 감사드려요.

저는 요즘 눈에 띠게 건강해 지고 있습니다.

지난 5월 6일 손 안 집고 무릎 힘만으로 벌떡 일어났습니다.

모두가 집사님 같은 분들의 기도에 힘입어 하루하루 기적 같은 일을 체험합니다.

집사님처럼 저 역시 함께 동참하여 열심히 기도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주일 날 반가운 마음으로 뵙겠습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13 Comments
강성광 2010.05.29 05:01  
피박을 써도..뼈를 깎는 추위를 한번 만나지 않았던들 매화가 어찌 코를 찌르는 향기를 얻을 수 있을까~~주님은 우리가 감당할만한 시험당함을 허락하시죠. 누구든 자기연민에 빠져 믿음을 저버리는 일이 없어야 할텐데...파이팅!!
김수진 2010.05.29 06:41  
클릭했더니 알파코스 캐릭터가 확~~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더니..참 열심히 했었는데.(다운교회 말구요 ^^)
서미란 2010.05.29 08:28  
집사님! 반갑습니다~^^* 하나님께서 인생 고난을 통해 위로부터 오는 위로와 은혜와 사랑을 더 깊이 경험하게 하시고, 이로써 다른 사람들을 그 위로부터 오는 위로로 위로하게 하시고 공감하게 하시고 함께 나누게 하시는 것 같아요
새록새록 그리우실 그 마음에 가슴이 찡해요 사랑할 시간도 모자라는데 참 많이 아웅다웅 살아가는 우리들 인생의 어리석음이 안타깝지요
내 가족 뿐 아니라 주변을 돌아보며 주님 사랑으로 섬기는 마음들이 늘어나는 다운공동체가 더 풍성해지기를 그래서 집사님 뿐 아니라 누구라도 외로운 고독이 자라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입원하신 분께도 하나님의 치료의 손길이 만져주실 것을 기도합니다~
김종구 2010.05.29 08:47  
강환구 집사님 글은 교훈과 해학이 절묘하게 잘 어우려져 있습니다.
작가로 등단해 보심이 어떠신지요?
강력 추천합니다.


맹현옥 2010.05.29 09:35  
강환구집사님  교회에 잘  나오시길래 웬만하신줄 알았는데 이번주에 힘드셨나봐요.
근데요 집사님 다른분이 아픈부분에 대하여 너무 아파하시지 말구요 조금만, 아주 조금만 아파하셨으면 하구요.
집사님한테는 든든한 찬모와 지연이가 있잖아요
저도 천국으로 이사하신 집사님 생각에 늘 가슴이 쨘하지요.
다운교회 처음 왔을때 그 분위기에서 유일하게 다정하게 말 붙여준 그 집사님을 제가 어떻게 잊겠어요 정말 말이또 마음이 참 잘 통하는 친구였는데......
사시는 동안 한번도 다투지 않으셨다니 존경스럽고 부럽습니다.
집사님 마음 아픈 부분은 툭툭 터시길 기도할께요.
배재현 2010.05.29 21:43  
덩치는 산만하신 강환구 형제는 마음이 비단결 같이 곱고 자상하여서 결혼하여 싸우지아니하였지요
슬퍼하는자와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는자와 함께 기뻐하며 내호주머니에 무엇이있는지잘모르고 살고있는 사람이자요
악처도 자식보다 낫다는 옛말이있는데 지금마음이 얼마나 허전하겠습니까
이글을쓰면서도 내가 얼마나 그허전함을 알것이며 느낄것인가에 의문이들지만은
그래도 표현할말이 이것뿐이라 이렇게 씁니다
어느덧인생50중반입니다  소풍의 뒷마무리를 둘이서 잘하면서 아름다운퇴장을 준비합시다
김윤 2010.06.01 01:11  
저도 아무튼 고를 해야겠네요...
김규남 2010.06.01 02:36  
집사님의 글을 읽다보면 늘~ 눈물이 눈앞을 가립니다. 늘 저를 울리시는 우리 강황구집사님...집사님~ 저희 부부가 응원의 힘찬 기도를 보냅니다. 그로 더불어 함께 있을때 더 아끼며 행복하게 생활할께요. 힘내세요
주해정 2010.06.01 08:36  
예전에 따뜻하게 돌을 데워 족욕도 해주시고 안마도 해주셨었어요. 두분이서.몸도 맘도 영도 너무 추울때라 더 따뜻했었던 기억이 있읍니다. 세월이 깊어질 수록 따뜻한 추억들이 더욱 절 부유하게 만들어 줍니다.
주해정 2010.06.01 08:39  
제게 좋은 기억을 만들어 주셨던 두분께 감사하다 말씀드린적 있었던가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큰 질그릇에 담긴 물로 따뜻해진건 제 발뿐아니었읍니다
곽정희 2010.06.01 20:53  
역쉬! 집사님 짱입니다^^ 이런 이야기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할렐루야!
김경민 2010.06.02 10:41  
라파의 하나님이 그 분을 치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욕심일까요?
아니면 어떻게 기도하는 것이 옳을 일일까요...
김동수 2010.06.08 19:46  
어떻게 이렇게 단어를 멋지게 사용하시는지 감탄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힘이 되는 간증 나누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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