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더=>만큼
어제는 3월 세번째 주일이었다.
첫번째 주일과 세번째 주일은 특별히 기다려진다.
첫번째 주일은 성찬식과 세례식이 있다.
성찬을 하면서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면서 매번 무덤덤하게 행사처럼 치르는 내 자신이 참 우습다.
비교적 작은 교회라고 할 수있는 우리 교회에서 매달 세례를 받는 사람이 나온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런데 매주 그렇게 많은 사람이 세례를 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데 환영하고 축복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 ...글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월 첫째 주일을 기억하고 기다리는 것을 보면 가능성은 있는 놈이다.
세번째 주일은 찬양 예배로 드려진다.
그래서 우리 성가대가 한달에 한번 공식적으로 쉬는 주일이기도하다.참 감사한 일이다.
적은 인원으로 성가대가 이루어지다보니 한사람이라도 빠지면 금새 티가나서 쉽사리 빠질 수도 없는 성가대의 특성상
공식적인 휴일이니 스스로에게도 톱날을 가는 시간으로 잘 활용될 듯하고 섬기는 성가대원들을 통해 많은 은혜를 받고
있으면서도 아무런 도움도 주지못하는 우리들에게도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을 덜 수 있어서 참 감사한 주일이다.
바라보기만해도 은혜가되는 김명호집사님이 리더로 이끄는 우리 찬양팀은 외형적으로는 다소 초라하기까지하다.
11년전 신앙을 처음 가지면서 온누리교회에서 7년을 보내며 파워있는 찬양팀을 익히 보고 경험했던 터라 4~5명으
로 구성된 우리 찬양팀을 처음 대했을 때는 많이 실망스러웠었다.
하지만 길지않은 시간, 적은 인원이지만 한분 한분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동행함을 느끼게해주는 찬양팀이 이끄는 찬
양예배는 정말 은혜가 넘치는 시간이다.
어제도 함께 찬양을 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과의 만남을 가졌다.
너무나 귀한 찬양팀 한분 한분에게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를 축복한다.
그런데 어제 세번째 주일은 한가지 더 특별한 일이 있었다.
4월 세번째 주가 우리 다운교회가 가정교회로 전환한 이후 처음으로 개최하는 가정교회 세미나가 있는 주이다.
그러다보니 드디어 자원봉사 지원표가 붙었다.
목자 목녀님은 여러가지 다른 섬김을 하시니 목자가 아니신 성도들의 적극적인 참여독려를 받고서도 아침 금식을 했던
터이기도하고 예배를 마치고 한꺼번에 내려가다보니 그냥 식당으로 내려가서 점심을 먹고 목장식구들과 교제를 했다.
교제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나에게 안으로부터의 울림이 있다.
순종하는 마음으로 4층으로 올라가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는데 내가 잘 할 수있는 일이 보였다.
세미나 당일날 교회를 찾는 분들께 전화로 안내를 드리는 일이다.
세미나에 참석하시는 분들께는 이박삼일의 세미나 은혜의 크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으로 지원하려는데
앗,여성만이 지원 자격이 있다고 되어있다.
나도 잘 할 수있는데하며 안타까워하고 있는데 마침 그 부분을 담당하시는 강경남집사님이 옆에 계셨다.
급한마음에 집사님께 나도모르게 "제가 여성보다 더 잘 할 수 있어요"라고 말씀드리니 신청하시라는 것이다.
그리고나서는 신청자란 김병수라고 쓴 이름 옆에 '여성 보다 더 잘 할 수 있슴'이라고 적는게 아닌가?
아뿔싸! 집사님! '보다 더'가 아니고 만큼이에요,만큼.
나름대로 변할려고 변하는 데도 아직도 옛날의 교만한 모습이 많이 남아있는 내 자신이 참 아쉽다.
하지만 비록 뒤늦게나마 알아차리고 스스로 작은 잘못이라도 인정하고 고치고자 노력할 줄 아는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