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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보내드렸습니다.

차태훈 5 1011

아버지를 보내드렸습니다.

가쁘게 숨을 몰아쉬던 아버지의 호흡이 천천히 느려져 갔고 빠르게 고동치던 심장의 맥동이 느려지더니 이내 멈추었습니다. 정말 이렇게 일찍 헤어지게 될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아버지 건강이 조금만 회복되면 온 가족이 다시 한번 여행을 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최소한 추석은 같이 지낼 수 있으리라 보았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간절한 내 기도를 들으시고 10년 아니 5년 정도는 넉넉히 주실거라는 믿음이 눈물로 기도할때마다 가슴에 넘쳤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하늘나라에 가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내 아버지를 빨리 보고 싶으셨는지 그렇게 거두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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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내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아 뽑을 수 없는 가시와 같이 불쑥불쑥 제 마음을 아리게 하는 분이셨습니다.

어머니와 갈등으로 수년간 별거하셨고 자녀들과 왕래도 없었습니다. 기도할때마다 어찌하여야 우리 가족이 하나가 되고 한자리에서 음식을 나누고 화목하게 될 수 있을까 ? 내가 어찌해야 아버지가 예수님을 믿을 수 있을까?

완고하고 단단한 바위같이 굳어있어 어떠한 상황이 와도 우리 가족이 하나가 되고 아버지가 구원받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였습니다.

가끔은 아버지께서 허망하게 가시게 되나 또는 아버지에게 힘든 병이 들어야 우리 가족이 회복되고 구원받을 수 있게 되나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었습니다.

 

아버지가 몹쓸 병이 들었고 병이 상당히 진행되어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기에 매일 아버지를 찾아갔습니다.

아버지라는 어른스런 호칭보다 다정하게 아빠라고 불렀고 뼈만 앙상하게 남은 팔 다리를 만지며 아빠의 체온을 느꼈습니다. 아버지의 생명은 아들인 제가 지켜드리겠다고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치료의 하나님! 구원의 하나님! 우리 아버지 고쳐 주세요~ 구원해주세요~ 다른 어떠한 간구의 말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고쳐 주세요~ 구원해 주세요~

 

아버지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복음을 전할 기회를 찾았는데 워낙 완고하고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강하신 분이라 말 꺼내기가 힘들었습니다. 한번 거절하면 다시 복음 전할 기회를 잃게 될 것 같아 두려웠습니다.

아버지와 제가 단둘이 있을 때 병 낫기를 위해 손을 잡고 기도하는 것도 여동생을 통해 태훈이가 기도하는 것이 싫다고 말씀하신 분이라 어떻게 복음을 전할까 고민하였습니다.

 

7월 초부터 화학치료를 시작하였는데 2차 치료 직후 후유증으로 폐렴과 패혈증이 발생하여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인공호흡기를 의지해 있는 모습을 보니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아버지 의식이 돌아왔을 때 복음을 전하기로 결심 하였습니다. 말씀을 전하기전 아버지 상태가 호전되어 의식이 또렷하고 복음을 받아드리도록 기도하였고 목자, 목녀에게 기도요청을 하였습니다.

 

새벽 6시 30분 면회시간에 아버지에게 갔습니다. 중환자실에 들어가니 아버지는 문 쪽을 보고 계셨습니다.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아버지 손을 잡고 얼굴을 만지며 아버지를 사랑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언제나 아버지와 함께하고 싶다고 말하였습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하늘나라에서 언제나 함께하실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복음을 말씀드리고 예수님을 믿겠냐고 말씀드렸을 때 아버지가 응하였습니다. 아버지 손을 잡고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기도가 끝났을 때 제 귀에“아멘”이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제가 들은 아버지의“아멘”소리는 평생 잊지 못 할 겁니다.

 

지금 아버지를 곁에서 볼 수는 없지만 막 태어난 저를 기쁨과 환한 얼굴로 맞아주신 당신과 같이 하늘의 아버지가 천국에서 아버지를 맞아 주는 것을 봅니다.

풍성한 하나님의 은혜로 아버지를 구원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끝으로 장례기간 동안 다양한 모습으로 위로와 사랑을 전해주신 다운 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문상할 때, 다운가족의 모습을 보는 것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위로의 말과 잡아주는 손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느꼈습니다. 다운 가족이 주신 따듯한 사랑은 평생 제가 갚아야 할 빚으로 여기고 삶의 자리에서 나누겠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시간을 모르나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그때까지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사랑을 따르겠습니다.

 

진실로 주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내가 사는 날 동안 나를 따르리니, 나는 주님의 집으로 돌아가 영원히 그 곳에서 살겠습니다.(시 23:6)

5 Comments
김성호 2010.09.12 08:18  
감동적인 글입니다. 천국에 가신 아버님을 나중에 뵐것을 기대하게 됩니다. 정말 귀한 일을 하셨습니다.
김동수 2010.09.12 17:17  
아버님을 사랑하는 집사님의 마음이 가슴 뭉클합니다.  저도 10년전 폐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가 가슴에 사무칩니다.  알코올중독으로 온 가족을 공포속에 몰아넣고 가슴에 병들게 했던 아버지셨지만 기적적으로 구원을 받으셨습니다.  자세한 사연은 나중에 만나뵙고 서로 위로를 나눌수 있게 되기를.....
이경준목사 2010.09.12 17:40  
아버지에게 복음을 전하여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날 수 있게 하신 것이 가장 큰 효도입니다.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 하신 약속이 차태훈 형제에게 이루어질 줄로 믿습니다.
김경민 2010.09.12 22:41  
저도 제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가 생각나네요.....할렐루야.
정미혜 2010.09.20 02:44  
병상에 누워계신 아버지를 다 큰 어른이 '아빠'라고 부르며, 세심하게 간호하며 영생을 전해드린 형제님께 하나님의 크신 위로와 축복이 함께 하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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