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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사랑방

등목!

김수진 3 988

며칠 전

 

욕조에서 쪼로록 쪼로록 하는 소리가 나서 설마 하는 마음으로 달려가보니

 

10살 난 우리 경민이가 더워서 욕조에서 물놀이하다가 잠근다고 잠근 것이 그만...

 

(잠금마개가 열려있는 것을 보니 얼마나 흐른 건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재빨리 구멍을 막게 한 후, 이 물을 어쩌나 하고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어릴 적 부모님이 해주시던 등목이 생각났습니다.

 

미안해 하고 있는 경민이를 보면서, 등목을 시켜준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빨리 옷을 벗게 하고 엎드리게 했습니다. 바가지 대용으로 플라스틱 용기를 들고 등에 물을 쫘~~악!

 

즐거운 비명소리... 내가 어릴 때 우리 집에서 터져나왔던 그 시원한 비명소리!!

 

경민이는 이렇게 시원할 줄 몰랐다며 계속 바가지로 물을 끼얹어 달라고 졸랐습니다.

 

다음 날도 또 해달라고 조르더군요.

 

어제 교회에서 돌아와서 경민이는 또 졸랐습니다. 아직 욕조의 물이 많이 남아있었지요.

 

경민이만 해줄 것이 아니라 남편도 해주어야겠지요?

 

예전에 어머니가 아버지께 해 드리던 등목을 이젠 남편에게 해주고 있다는 생각에 흐뭇했습니다.

 

으~~~시원해!  으하하 웃는 남편의 목소리도 정겹고,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아이들의 눈가에 피어오르는 장난기와 익살

 

스런 웃음으로 참 행복한 저녁을 보냈습니다.

 

요즘은 다 샤워기를 이용하다 보니,, 어째 이런 등목이 특별한 일이 되어버린건지..

 

더운데 오늘은 시원하게 등목 한번 하시죠?  (다들 하시는데 저만 뒷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3 Comments
박세근 2010.08.10 21:38  
헤헤...요즘은 샤워기를 사용하다보니 정말 등목할 일이 없는것 같습니다...ㅋㅋ 예전에 등목해주겠다고 해놓고 잠깐 전화가 와서 통화 하다가 한참 기다리게 한적이 있었는데...
원치않는 기합을 받았다는...ㅋㅋㅋ
이경준목사 2010.08.11 02:17  
맞아요, 요즈음은 정이 오고 가는 일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정보통신 사회가 될수록, 정(情)이 오가고(報) 믿음(信)이 통(通)하는 세상이 되어야 하는데...
김동수 2010.08.11 17:31  
ㅋㅋㅋ 목사님 정보신통????  나도 오랫만에 샤워보다는 등목을 하번 해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