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어도 고~~
못 먹어도 고~~
열흘 전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한 어느 한 분 생각에 이번 주 내내 마음이 무겁다.
그 분이 누워있을 그 침상이 아른거린다.
그럴수록 그 침상을 통째로 들어 메고 하나님께 간청 드리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어느 누가 감히 병실 침상에 누울 생각이나 했을까.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찾아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침상에 눕는다.
회복되어 퇴원하면 다행이지만 또 그렇지 않은 경우도 허다하다.
아픔을 안고 누워있어야 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뒤로 하고...
본인도 그렇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 가족의 마음을 어찌 헤아리겠나 싶다.
살아있는 동안 피할 수 없고 따돌릴 수 없이 찾아오는 많고 많은 아픔과 고통, 그리고 두려움들..
그것이 내 주변에 어디든지 널려있는 것을 바라본다.
있어도 고(苦), 없어도 고(苦)
많이 가져도 고(苦), 적게 가져도 고(苦)
건강해도 고(苦), 병이 생겨서 고(苦)
성공해도 고(苦), 실패해도 고(苦)
잘나도 고(苦), 못나도 고(苦)
살쪄서 고(苦), 말라서 고(苦)
많이 배워도 고(苦), 못 배워서 고(苦)
많이 먹어도 고(苦), 못 먹어도 고(苦)다.
온통 세상이 고(苦:고통과 괴로움)다.
몇 해 전 알파코스가 진행될 때 일이다.
알파코스의 상징 캐릭터를 그리려고 보니 너무 큰 물음표를 가슴에 안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
목사님께 여쭙기로 했다.
이것 조금만 볼륨을 작게 그렸으면 하는데요.
너무 힘들어 보여요...
그 때 목사님께서는
〈강 집사님은 걱정 없이 사시나 보죠?〉 하신다.
사실이지 그 때까지는 왜 사람은 걱정해야 되고 고민해야 되는지, 슬퍼하고 애통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런 것들이 나에게 다가오거나 혹시 왔다고 해도 나에게 철저히 외면당하거나 무시되어 왔다고나 할까..
그런 삶은 내 삶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남의 일이었다.
유년기 시절부터 그리 넉넉지 않은 가정이지만 하나님을 믿으며 미래의 행복여행을 스케치하느라
아마 좋은 것만 마음에 그려 넣지 않았을까 싶다.
결혼 후 아내와의 행복한 삶이 그런 나의 생각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했다.
언젠가 MBTI 강사가 지금껏 한 번도 부부싸움 안 해 본 가정 손 드세요 했을 때,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손을 번쩍 들었다.
그런 나를 보고 따라서 손을 들었는지 모르지만 옆의 아내도 손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을 보니 서른 가정쯤 그 강의를 듣는데 우리 밖에 아무도 손 든 사람이 없었다.
우리만 손든 것이 멋쩍기도 했지만 솔직히 그게 사실이다.
정말이지 단 한 번도 아내와 싸운 일이 없다.
사랑할 시간도 모자라 아까운데 어떻게 싸움을 하며 그 시간을 허비해야 하나 하는 것이 나의 지론이요,
의지적인 실천사항이었다.
언제나 함께 있었고, 함께 생각했고, 함께 했던 아내가 그립다.
아픔이 그렇게 큰 것인지 아내를 떠 올릴 때면 더욱 목사님의 답변이 마음을 두드린다.
그 일을 겪은 후로부터 남의 아픔을 이해하는 마음이 들었다.
오늘은 몸과 마음이 너무 아파 스스로에게 휴가를 내고 하루 종일 침대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오후 늦게 집사님 한분의 문자메시지에 몸을 추스려 본다.
〈강 집사님, 요즘 교회홈피에서 뵙기 힘든데요.. 건강하시죠?..〉
지금 이 시간도 나를 위해 기도하는 이 분들이 있어 더욱 힘이 난다.
아플 시간이 없다.
기도의 손을 모아본다.
상한 갈대 하나도 꺾지 않으시는 주님께..
이후에 벌어질 모든 계획을 아시고 그 집사님을 치료해 주시도록 간절히 마음을 전해드린다.
나에게도 그리하셨듯이 나의 생각의 한계를 뛰어 넘어 일 하시는 라파의 하나님을 바라본다.
사람들은 세상을 향하여 두 손을 휘두르며 고(Go)한다.
못 먹어도 고(Go~).
그러면 이내 남은 사람은 서로 죽지 않으려 동맹관계를 맺는다.
방금도 적군이었는데 이내 친구가 된다.
서로 연합하고 고(Go)하는 사람과 대치하며 서로 머리를 맞대고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친다.
때론 합당을 하고 친정도 한다.
전세가 바뀌어 자기가 고(Go)할 기회가 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또 헤어져 적군이 된다.
그리고 쓰리고(3Go)를 외치다 쓰리고(3高-高혈압, 高지혈, 高혈당)당하고 쓰러지고야 만다.
〈죄 짐 맡은 우리 구주 어찌 좋은 친군지 걱정 근심 무거운 짐 우리 주께 맡기세
주께 고(告)함 없는 고로 복을 얻지 못하네 사람들이 어찌하여 아뢸(告) 줄을 모를까/
시험 걱정 모든 괴롬 없는 사람 누군가 부질없이 낙심 말고 기도 드려 아뢰(告)세
이런 진실하신 친구 찾아 볼 수 있을까 우리 약함 아시오니 어찌 아니 아뢸(告)까....〉찬송가 487장
그렇습니다. 주님..
제 마음 아시죠?
오늘 저 주님께 못 먹어도 고(告)합니다.
2010. 5. 27
응원하는 집사님의 문자메시지에 화답하며...
강환구 Sam, Kang
.
.
.
.
“문자로 격려해 주신 집사님 감사합니다.
저 그렇게 집사님 잘 알지도 못하는데 저에게 관심 갖으시고 기도해 주심에 너무 감사드려요.
저는 요즘 눈에 띠게 건강해 지고 있습니다.
지난 5월 6일 손 안 집고 무릎 힘만으로 벌떡 일어났습니다.
모두가 집사님 같은 분들의 기도에 힘입어 하루하루 기적 같은 일을 체험합니다.
집사님처럼 저 역시 함께 동참하여 열심히 기도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주일 날 반가운 마음으로 뵙겠습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