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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사랑방

기도를 배워가다

박진우 4 972

며칠 전 본 말씀인데 계속 마음속을 울려 나누고자 합니다.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우리를 위하여 사람들을 택하여 나가서 아말렉과 싸우라. 내일 내가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고 산꼭대기에 서리라" <출애굽기 17:9>.


 

제가 모세라면 직접 나가서 싸우는 일을 하고 싶어 했을 것 같습니다. 뒤에서 기도하는 일보다는 내 손으로 구체적인 성과를 이루는 것이 훨씬 익사이팅할 것 같아서입니다. 그러나 모세는 여호수아를 내보내고 표시 나지 않는 기도의 일에 자신을 드립니다. 기도의 능력을 믿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중학교 2학년 큰 아들을 키우면서 기도의 삶을 배우고 있습니다. 녀석은 지난 겨울에 엄마 키를 추월하여 지금은 170cm를 훌쩍 넘겼습니다. 이제는 가족 외에도 자기 친구들과의 관계를 매우 중요시하는 모습입니다. 소녀시대, 2AM, 비 등의 대중가수들에 열광하며 그들의 춤, 노래를 꿰뚫고 있을 정도입니다.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입니다. 얼마 전 유행가 부르는 것에 대해 뭐라고 했더니 자기를 이해해주지 못 한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리는 것이었습니다. 더 이상 제가 우격다짐으로 뭐라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직감합니다. 하여 가난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하게 됩니다.

 

아이의 초등학교 시절, 제가 보기에 학부모들의 사교육열이 과도하다고 생각되어 시류에 편승하지 말고 우리 아이는 자연스럽게 키우자고 아내를 설득 시켰습니다. 그런데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영어교육에 있어서만큼은 너무 무심했던 것 같습니다. 뒤늦게 첫째와 둘째를 함께 영어학원에 보내기 시작했는데 요즘 영어교육의 수준은 그저 성문영문법만 보던 저희 시절과 차원이 다르더군요. 중학생인 첫째가 초등학생 둘째보다 낮은 수준에서 헤매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내 책임인 듯하여 내심 마음이 찔렸습니다.  실제를 모르면서 너무 이상론을 펼치며 큰소리 친 것 같아 아내에게도 미안함을 느낍니다.

 

영어교육에서의 시행착오 탓에 중학생 아이의 교육에 대해 조심스러워 집니다. 같은 동네 중학생들이 대부분 방과 후 학원에서 밤늦도록 공부하고 오는 모습을 봅니다. 공부는 자기가 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 아들 녀석을 붙들고 학원에 다니지 말고 혼자 공부하라고 훈계하였습니다. 녀석은 아주 좋아라하며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첫 시험에서 수학성적이 매우 나빴습니다. 수학문제를 봤더니 학원에서의 선행학습을 전제로 출제한 문제였습니다. 아들 녀석은 아빠 말 듣다가 망쳤다고 투덜거렸습니다. 난감했습니다. 이때 중학생 아들 교육이 내 지혜로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아들 교육의 영역에서 하나님을 의뢰하지 않고 내 힘으로 바둥거리고 있음을 자백하였습니다.

 

작년 겨울방학을 맞아 아들은 수학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했습니다. 내심 학원 의존형이 되지 않을까하는 노파심이 있었기에 방학 동안만 허락하겠노라 다짐하고 허락하였습니다. 그런데 학원 수강을 허락한 후 성령의 깨우치심으로 아들 교육문제에 대해 온전히 하나님 앞에 내려놓고 기도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아이에게 세상 가치관을 가르치지 않게 하소서, 공부 잘 하는 것이 선인 양 강요하지 않게 도우소서, 아이가 스스로의 동기로 공부할 수 있게 도와주소서…….

 

얼마 전 아들의 중간고사가 있었습니다. 저는 무심한 척 하면서 아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잠잠히 지켜보았습니다. 그런데 아들은 저와 아내를 깜짝 놀라게 해주었습니다. 학교 마치고 돌아오면 혼자 자기 책상에 앉아 자기 계획대로 공부를 해가는 것이었습니다. 때론 미친 듯 유행가를 부르며 공부하기도 하고, 때론 초등학생 동생들과 유치하게 놀기도 하면서 나름으로 즐겁게 공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셨구나 생각이 들어 감사하였습니다.

 

모세의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다시 기도의 능력을 생각하게 됩니다. 아들을 잘 키우려면 내가 혈기 가운데 나설 것이 아니라 은밀한 골방에 가서 기도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내 삶에서 기도하지 않는 영역들이란 모두 어리석게 내 힘과 지혜로 버티려는 영역입니다. 나이 들어갈수록 행동하기 보다는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4 Comments
김수진 2010.05.10 21:43  
참으로 공감이 많이 가는 글입니다. ^^
박세근 2010.05.11 03:22  
^^저도 언젠가는 이런 고민을 하게될 날이 오겠지요..헤헤..저희 교회에 다니면 영어 교육에 많은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쉽게 도움을 받을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다운공동체를 통해서 건강한 자아상, 건강한 가정관 그리고 건강한 직업관을 갖춘 영향력 있는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도록 기도 합니다. 
김윤 2010.05.12 04:23  
아이들교육이라... 새로운삶공부를 시작할때 박목사님께서 야망에 대해 물으셨는데 다운진에 오기전까지 전 아이들이 좋은 대학을 가서 TV에 나가 성공스토리를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싶은것이었다고 말할정도로 아이들의 교육문제가 제 삶의 목표와도 같았던것 같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온전히 주님의 방법으로 교육하고 싶었는데 요즘 또, 다시 뭐가뭔지 몰라 애매한 고민과 맞닥들였습니다. 저도 그랬던것 같습니다. 제 뜻이 이루어지길 언제나 기도했던것 같고, 하나님보다 먼저 내 지식과 경험을 의지했던...
하나님께서 우리아이들을 책임져주실것을 확신하고 늘 흔들리지 않는 부모가 되고 싶습니다.
김성호 2010.05.12 18:54  
나이 들어갈수록 행동하기 보다는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저에게 주시는 말씀이시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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