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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윤아. 목사 되는게 쉽지 않다더라

심상윤 3 977

요즘 어머니께 안부 전화를 드리면 제일 많이 듣는 소리 중 하나가

"요즘 목사 되는게 쉽지 않다더라. 이왕에 하기로 한거 열심히 해."

입니다.

 

어머니께서 용인시 처인구 송전리 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 혼자 살고 계신데,

송전에만도 교회가 꽤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적은 시골인지라 역사도 깊고 예전부터 자리를 잘 잡고 있던 송전교회를 제외하고

나머지 교회는 교인이 거의 없어서 어려운 형편입니다.

어떤 개척교회 목사는 주중에 사모와 함께 길거리에 나와서 양말 장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골 사람들도 도시 사람들처럼 이 목사, 저 목사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를 많이 한다고 합니다.

주위에서 그런 소리를 들으신 어머니께서는 제가 걱정이 되시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의 바람은 아마 교인이 많은 교회의 사역자가 되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지 않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편한 사역을 하기를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신앙 생활을 시작하신지 얼마되지 않으신 어머니에게 있어서 '좋은 목사'란 외형적으로 성공한 목사를 말합니다.

 

어머니가 걱정되는 목소리로 "너 잘 할 수 있냐?" 라고 물으시면

저는 어머니가 걱정하시는 것이 싫어서 아주 자신 있다는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그럼. 아주 잘 할 수 있어."

 

 

 

 

 

어제는 같은 반의 누님에게 아이스크림이나 얻어먹을까하고 따라갔다가

누님에게 새학기에 책값이 너무 많이 든다고 푸념을 늘어놨더니 중세교회사 주교재 책을 선물로 덥썩 받았습니다.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궁하던 차에 잘되었다 싶어서 "누나. 고마워. 나중에 내가 밥 살께." 하고 책선물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학생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그 누님이 배식대에서 반찬을 나누어 주는 배식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배식 아르바이트는 몸이 피곤하고 힘든 아르바이트라서 정말 돈이 궁한 전도사가 아니면 잘 하지 않는 아르바이트입니다. 아마 그 누님도 학비를 마련하는 것이 빠듯한 것 같았습니다.

 

배식대에 있는 그 누님을 보고나니 책을 덥썩 사달라고 한 것이 미안했습니다.

 

 

 

 

 

다운교회에 2007년 3월 부터 청년으로 다니다가 교육전도사가 되니 성도님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정말 과분한 사랑과 관심에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지를 모를 때가 많아 그저 아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면

"하나님께서 그분을 통해 우리 가정이 긍휼함을 얻는 은혜를 주신 것 같아."라고 이야기를 나눌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다운교회 성도님들의 후원으로 학비 걱정 없이 신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된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이렇게 공부할 수 있는 것이 수 많은 분들의 사랑과 은혜 덕분이라는 생각을 하니, 이 자리가 무겁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저는 주는 연습, 나누는 연습을 거의 못하고 계속 받기만 한 것 같아 하나님 앞과 우리 목원들과 다운교회 성도님들 앞에서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항상 너무나도 쉽고 자신있게 대답했던 이 질문이 제 마음 속에서 쉽게 떠나지를 않습니다.

 

"상윤아. 참목사 되는게 쉽지 않다더라. 너 잘 할 수 있냐?"

3 Comments
박세근 2011.09.09 18:32  
목회자의 길을 간다는 것이 아직 믿음이 없는 저의 눈에는 "대놓고 인생 포기하기", "대놓고 동네북 되기"로 보일때가 있습니다. 목회자로 헌신하신것 자체만으로도 여러 성도분들로 부터 존경받아야만 합니다. 심상윤 전도사님이나 박승훈 전도사님이 제눈에는 어찌나 훌륭해 보이는지....쉽지않은 길을 순종해 나가시는 두분을 위해서 계속 응원기도 하겠습니다.
김경민 2011.09.21 04:40  
흑흑흑............우리 상윤 전도샘................
홍수진 2011.09.29 23:21  
상윤전도사님은 잘 하실 수 있을거예요. 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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