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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시작(2) - 가요무대

박세근 2 941

얼마전에 TV를 보다가 우연히 KBS1에서

방송하는 가요무대를 보게 되었다.

 

이상하게 그날따라 채널을 돌리기가 싫어서

그냥 가요무대를 보게 되었다.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김동건 아나운서의 맨트!

 

"전국에 계신 시청자...멀리 외국에 나가계신 근로자 여러분..."

 

나의 눈은 김동건 아나운서의 머리카락에 집중되었고...

 

"음...예전이나 지금이나 가발 스타일은 그대로 이군!"

"9대8 가르마 가발보다 좀 더 세련된것은 없나?"...

(김동건 아나운서 대머리임)

 

이러면서 나 혼자 중얼중얼 거렸다는....ㅜㅠ

 

트롯트의 구성진 가락의 반주가 흘러나오면서

나의 어머니벌 되시는 남녀 가수들이 순서대로 나와서

심금을 울리는 노래들을 불렀다.

 

장녹수 - 전미경

가슴이 찡하네요 정말로 - 현숙

몇 미터 앞에두고 - 김상배

덕수궁 돌담길 - 진송남

사랑의 미로 - 최진희

잃어버린 30년 - 설운도

 

노래의 가사와 곡 분위기에 맞게 가수들의

심금을 쥐어 짜는듯한 노래에 순간 나도모르게

푸욱 빠지게 되었다.

 

히야~간드러지면서 가락지게 바이브레이션을

연출하는 가수들의 목의 떨림을 보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키~~야!!! 좋다!" 하면서 혼자서 짝짝짝 거리게 되었다.

가요무대를 보고난 후 TV를 끄고 잠자리에 누웠다.

 

그러면서 문득..."내가 지금 뭐 한거지?"

 

아니 세상에 어떻케 내가 이런 가요무대 따위나 보면서

즐기고 있는것인지?

 

아이유의 열혈 팬이였던 내가 이래도 되는것인지!!!

 

나이든 사람들의 노래를 좋아하고 푹 빠지려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외모 뿐만 아니라 나의 내면속 감성에서도

뭔가 진화의 시작이 일어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다음날 회사에서 한 선배님과 커피마시면서 잡담을 하다가

나의 이러한 상황을 이야기 해주었다.

 

그 선배님은 앞으로 점점가면 갈수록 트롯트가 좋아지게 되고...

어느 순간이 되면 노래 듣다가 막 눈물이 왈칵 나는 때가 올거라고 한다.

그때가 바로 인생 꺽끼는 날이라고 한다.

 

.....헐!

 

"에구구~영감탱이가 될 날이 머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에

마음이 또 서글퍼 진다.

 

중년이라는 단어가 나와는 아직 많이 동떨어진 줄 알았는데...

 

하나님께서 정하신 인생에서 나타나게 되는 이러한

진화의 과정을 씁쓸하지만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ㅋㅋㅋ

2 Comments
박승훈 2012.01.27 22:13  
저는 요새 아이돌 그룹들의 노래는 싫지만 그렇다고 KBS 가요무대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저는 좀 더 기다려야겠네요  ㅋㅋㅋㅋ
황해연 2012.02.01 23:22  
큰딸은 뽕짝팝송, 둘째딸(5세)은 올드 클래식, 막내딸(3세)은 둘째딸 영어CD와 영유아부서 배우는 찬양, 그러다보니 저는 짬뽕이 된 음악세계에 사는데요. 죄다 형제의 영향을 받은탓이지요...우리 형제는 진화가 후퇴한후 멈춘듯 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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