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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사랑방

지하철에서..

김병수 9 1101

어머니께 한달에 한번 가기로 결심하고 어제 어머니를 뵈러 고향인 고창에 내려 갔다가 오늘 점심을 먹고 올라왔다.

 

오늘은 우리 목장(인도 암베시부) 가족들이 회복이라는 영화를 함께 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강남 고속터미널에 내려서 9호선을 타고 여의도역에서 목동 CGV가 있는 오목교역으로 가는 5호선을 기다리고 있을 때

 

였다.

 

옆에서 어떤 아저씨가 시끄러운 목소리로 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지나치는 것이었다.

 

"야,여의도역이라고 해서 내려서 찾다가 도저히 못 찾겠길래 다시 전화했더니 여의나루역이라며? 그래서 다시 내려와

 

서 지하철 기다리고 있다.조금만 기다려"

 

순간 내 머리속에는 "앗,저분이 여의나루역으로 가시려면 반대편에서 타셔야하는데.... ?? "

 

잠깐의 망설임 끝에 이내 그 아저씨께로 걸어가서 말씀드렸다."선생님,여의나루 역에 가시는 것 같은데 반대편으로 가

 

세요.여의나루는 반대방향입니다" 

 

그 아저씨는 연신 나에게 감사를 표하며 겸언쩍게 그러나 생긋 웃으며 몇번이고 뒤를 돌아보며 인사를 하고 가셨다.

 

이주전 성경공부를 통해 죄에 대해 배웠는데 선한일을 알면서도 행하지 않으면 죄라는 것이다.

 

이웃이 시간낭비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막아주었으니 스스로에게 참 감사한 일이다.

 

요즈음은 옛날같지 않아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거의 가방을 맡기거나 받아주지도 않으며 지하철안의 사람들은 싸운 사

 

람들 처럼 쇼윈도우의 마네킹같은 표정들을 하고 있다.

 

또한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거나 자기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거의 상관하지 않는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우리네 크리스천들도 같은 모습이라는 것이다.

 

분명히 열에 두명은 크리스천일텐데..거의 모두가 무표정이다.

 

그래서 나는 간혹 옆에 앉은 분께 '안녕하세요?'하며 인사를 한다.그러면 순간 당황해하시다가 내가 이유를 설명하면

 

거의 웃으며 화답을 해주신다. "숙제하는 거여요. 지하철의 다른 분들 표정 좀 보세요,너무 삭막하죠?그래서 운동울 하

 

는 거여요.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보려구요,"

 

모든 분들의 마음속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도 마중물을 부어주지 않으니 갈수록 삭막해지는 듯하다. 

 

작은 일에 충성한 자에게 큰 일을 맡기신다는 하나님의 약속이 있으니 비록 이처럼 작은 일일지라도 열심히하고자 몇몇

 

뜻있는 친구들과 운동을 시작했다.

 

나 살기도 바쁜 세상에 내가 생각해도 참 오지랍도 넓다.

 

하지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배운데로 살려는 나를 스스로 너무나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미스터 오지랍

 

난 참 행복한 사람이다.

 

 

 

 

9 Comments
김병수 2010.03.23 08:49  
오지랍모임을 해도 좋을 듯...ㅎㅎ
김병수 2010.03.23 08:50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나날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김수진 2010.03.23 06:28  
지하철에서는 좀 어렵고^^ 직장에서는 늘 먼저 인사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야겠어요. 저도 오지랍인데 합정동 오지랍님~~ 성산동 오지랍이랑 차 한잔 해요~~~
김동수 2010.03.23 00:23  
대단한 용기시네요^^  교회에서조차 인사나누는것도 쉽지 않은 요즘 시대인데.....
이시영 2010.03.22 21:52  
집사님의 훈훈한 미소가 떠오르는 글입니다^^
저두 회복되어 나아가 지하철탈때나
버스탈때 인사나누기 운동해봐야겠어요^^
좋은운동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류준하 2010.03.22 17:52  
강추~~~존글 감솨~~
김병수 2010.03.22 09:22  
무플 방지 위원회!ㅎ
송영환 2010.03.22 16:57  
김병수 집사님의 글을 읽으며 버스에서 가방 받아 주었다가 도시락 김치국물 흘러서 옷을 버리기도 하고 흙 묻은 가방 받아주고 난 후에 교복 바지 털던 생각나네요.
집사님 덕분에 모든 것이 부족해도 정은 넘쳐나던 7080 추억의 그 시절로 잠시나마 돌아가 보았습니다.
최혜영 2010.03.22 18:56  
예전에 어떤분이 제게 오지랍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셨던것 같은데...
저랑 웬지 잘 통하실것 같아서 반갑습니다. 합정동 오지랍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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