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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용혜원 시집 중에)

김윤 3 1018

갑자기

 

갑자기

허무해질 때가 있습니다

눈물이 핑 돌며

힘이 쭉 빠질 때가 있습니다

 

모두가 싫어지고

나조차 싫어져서

하루쯤

이불 속에서 나오지 않고

잠이나 푹 잤으면

하고픈 날이 있습니다

 

갑자기

살아 있다는 사실이

죄인 양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모두들한테 미안해질 때가 있습니다

커피를 한 사발이나 타 먹고는

이런 마음도 살아 있기에

느끼는 행복한 마음이겠지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정리 청소 집착증인 제가 아이들과 남편이 우산을 하나씩 들고

계단을 내려가는 뒷모습을 보며 ...

매일 드는 생각은 네... 청소입니다

먼지도 없는 책꽂이를 매일 닦으며 우연히 눈에 들어온 시집 한권을 한참 넘기다

내맘도 이런데 하며 마음이 머무는 시 한편이 있어서 올려봅니다.

언제부턴가 나를 내비친다는 것이

솔직하다는 것이 바보같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많은 말때문에 실수도 하고 남편한테 핀잔도 듣고...

하다보니 어느 구석에라도 마음을 쏵 보이는 것이 요즘은 서툰일이 되어버린것 같은데

이렇게 어딘가가 되어준 이곳이 참 좋습니다.

3 Comments
김영미 2010.03.22 21:25  
이런, 감수성 예민한 부분이 있었어?  항상 밝은 모습, 씩씩한 모습만 봐서리. 자기야, 사랑해~~~^^  그리고 강집사님의 레시피 잘 활용하겠습니다.^^
김동수 2010.03.17 06:24  
용혜원 시인의 싯귀로 아내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총각시절이 생각납니다.

용혜원 시인의 감성적인 터치....정말 멋지지요^^  좋은시 감사합니다.
강환구 2010.03.15 23:42  
올려주신 싯귀에 공감이 가네요.

산 입에 거미줄 치랴..
가난을 겪었던 사람들이 한번쯤은 들어봤을..
요즘은 없어진 말이지만 어렸을 때 많이도 듣고 자랐던 기억이 납니다.
굶어 죽기야 하겠느냐라는 자조섞인 말이지요.
그런데 어느날 그 말이 나에게 적용되어 다가 오더군요..
말을 들어줄 사람이 멀리 떠나가 버렸습니다.
아무리 외쳐도 들어줄 사람이 없고..
입에 거미줄이 쳐지기 시작했지요.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창1:2)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버린 그런 혼돈을 겪고 있을때..
암세포는 내 안에서 자라나 온 몸을 시커멓게 감싸고..
그때
하나님의 신이 내 안에 오셔서 빛을 주셨습니다.
새롭게 만드시고 빚으시는 손길이 오늘도 느껴지네요....

무얼 만든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인것 같아요.
점심은 무얼 먹을까하다가 밀가루를 곱게 빚어 수제비를 만들기로 하고..
우선 당근과 양파를 믹서로 갈아.. 밀가루에 섞어 소금 조금 뿌린 후..
조근조근 치대다 보니 좀 질게 되었어요.밀가루 더 넣기가 좀 귀차니즘..
손으로 떠 넣을려니 자꾸 손에 달라 붙어 어묵 튀길 때 쓰던 도구로 밀어 넣었지요..
부글부글 끓는 수제비에 살짝 데쳐 국물 우러난 바지락 한소큼 넣고..
일인분 만들기 참 어렵네요.ㅋㅋ
그래도 맛잇게 먹고 들어 왔습니다.
오늘 저녁 퇴근한 사랑하는 남편에게 수제비 해 주심 어떠할지..
아이들도 좋아할거예요.
제 아들도 가끔 해 주면 두 그릇 정도 먹더라구요..

다음 주 교회에서 뵈요.
형제님과도 인사 나누고 싶고.. 진혁이 현지도 만나고..
주일 점심 때 밥들고 어디 앉을까 가끔 낯설은 고민도 하는데..
손길이라도 주시면 열심히 달려가겠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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