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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사랑방

두가지 반응

김성호 2 924

 

지난 주에 적지않은 숫자의 직원들을 감원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결정을 내기까지도 어려웠고 대상자를 선정하는 일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메일로 결과를 통보하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한분 한분 만나서 개인적으로 조치에 대해서 설명하고 사직을 권고하는 절차를 가졌습니다

어제까지도 동료로 지내던 사람을 앞에두고 이제 회사를 떠나달라고 말하는 심정을

짐작만해봐도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지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입에서 말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 힘든 시간이었고 긴 한주였습니다

 

통보를 받은 직원들이 두가지 반응을 보이더군요

그 한가지는 "왜 저예요? 무슨 근거로 저를 나가라고 하세요?" 하는 격한 반응이고

나머지 하나는 "알겠습니다. 그동안 더 많이 회사에 기여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였습니다

 

이유를 묻는 직원들에겐 참 할말이 없었습니다.

객관적으로 말하면 상대적인 저평가이거나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업무수행자였지만

내보낼만큼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러기에 누군가는 나가야 하고 누군가는 선택해야만 한다... 미안하다 는 말로만 일관했죠

 

하나님 앞에서 난 어떻게 사는지?

이해가 안가는 고난의 순간에 "왜 저예요? 왜 저에게 이런 고난이 오나요?"하는 반응을 하며 살지는 않는지?

통보를 받고 순순히 받아들인 직원들이라고 억울함이 없었을까? 아니 오히려 더 억울했을 겁니다

그 중 한직원은 새벽 2시에 잠이 깨어 밤새 잠못이루고 새고서 회사에 나와서

제게 웃는 얼굴로 퇴사 인사를 했다고 합니다.

 

믿음의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고난 속에서도 고난의 이유에 집착하기 보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담담히 고난을 감내하는 믿음의 사람들

2 Comments
김동수 2010.12.21 23:54  
실제적이고 좋은 묵상 감사합니다.  내려놓음보다 받아들임이 힘들다는것이 느껴집니다.  감내하는 믿음(받아들임)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듯 싶습니다.  저에게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명예퇴직....웃으면서 아무 미련없이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는자로 세워지길 원합니다.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을 의지하며 현재의 상황을 믿음의 시야로 받아들이게 하옵소서!!
이경준목사 2010.12.22 17:15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그 마음 고생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겁니다. 아기 낳는 진통을 남자들이 감 잡을 수 없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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