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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사랑방

타인을 영접하는 것이 하나님의 얼굴을 보는 것이다.

이창우 2 1013

최근에 인상적인 철학책을 읽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기독교 철학자로 분류할 수 있는 유대인 철학자 레비나스의 "타인의 얼굴"인데 그는 2차 세계대전 때 두 동생을 포함한 가족들이 히틀러에 의해 비참한 죽음을 당했다고 합니다. 그는 그렇게 참담한 현실 가운데 왜 그러한 비극이 발생했는지를 깊이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그의 결론은 서양 주체철학의 전체성이 타인의 존재를 제거하기까지 타락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나"는 나를 둘러싼 세계를 인지하고 이해하며 나의 행복을 위해 나 아닌 것들을 나의 존재 영역으로 끌어 들이게 되는데, 내가 중심이므로 나 아닌 모든 것들은 목적으로서가 아니라 수단으로서 기능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내 옆에 있는 아내도, 가족도, 이웃도, 친구도, 회사동료도 나의 기준과 이익에 부합하면 내 것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타인을 낯선 존재로 규정하며 그를 배척하고 제거할 수도 있다는 논리죠. 레비나스는 우리들에게 타인을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목적으로서 영접하기를 요구합니다. 특히, 약한 자의 얼굴로, 고아와 과부의 눈에 눈물이 가득한 얼굴로, 주린 자의 얼굴로, 상한 자의 얼굴로 다가서는 타자를 환대하는 것이 곧 하나님을 영접하는 것으로 성경을 이해하며 그러한 타인 영접의 모델로 예수님을 제시합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 주셨기 때문입니다. 얘기가 길어졌습니다. 저는 직업상 교사로서 많은 중고생들을 접합니다. 가끔 힘에 부치는 아이들이 있고 귀여워해줄 수 없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저 꾹 참고 그들을 형식적으로 대할 때가 많은데 많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있는 그대로 그들의 모습을 받아들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으면 이경준 목사님 말씀처럼 외기라도 하겠습니다. 오늘 학교2013 드라마를 볼 예정입니다. 드라마 속 장나라가 맡은 선생님의 역할이 레비나스가 그리는, 지난 주 곽우신 목사님 설교 마지막 멘트처럼 타인을 영접하고 사랑하는, 그래서 하나님의 얼굴을 보게 할 것입니다.

2 Comments
김동환 2013.01.22 18:45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의 접근방식이 반대죠. 서양철학적 사고방식이 인류를 발전시켜왔고 세계역사를 지배한것도 사실이구요. 동양철학은 심지어 중국인들이 공맹자사상을 버릴정도로 비참해진듯 합니다만 오히려 정상궤도 이상에 올랐을때는 동양철학의 가치가 나타나지 않나 생각됩니다. 학교,마의 좋은 드라마죠. 저도 꼭 챙겨서 보는 드라마입니다. 레미제라블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데~ 줄입니다. 요즘 개인평가와 올해 계획조율중이라 마음의 여유가 좀 없네요. 학생들을 위한 좋은 교사들이 많이 섬겨주셨으면 합니다.
박세근 2013.01.23 22:57  
사실...타인을 영접하고자 하는 동기력이 우리 스스로의 동기만으로는 나타타나기가 힘들겠죠. 예수님께서 우리의 삶의 주인이 되시면서 애로스에서 아가페라는 개념으로 사랑의 관점이 바뀔수 있는것이 아닌지? 인도 단기선교가 사실은 바보같은짓이겠죠. 왜냐하면, 그것은 자기만 사랑했다면 절대로 발생할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세상사람들은 그져 욕할겁니다. 바보같다고...) 그렇지만 예수님때문에 세상사람들이 볼때 약간 미쳐보이는 행위들이 우리에겐 그져 가능해 지는것 같습니다. 타인을 영접하는 것! 그것은 예수님을 따라서 우리가 좀 미쳐야 가능해지는 일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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