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터
홈 > 나눔터 > 다운 사랑방
다운 사랑방

다산회 2번째 산행을 마치고

바람처럼(함용태) 3 1084
예배를 마치 오후 2시반, 봄날의 나른함을 떨치고 산으로 갑니다.
오늘은 첫 산행지로 계획했던 북한산 형제봉에 오르려 합니다.
언제 봐도 늠름하게 자리한 형, 아우 하는 두 봉우리를 일컬어 그리 부릅니다.

마침 봄날 따스한 기운이 감돌기에 호젓한 산길에 발을 내딛습니다.
낙엽을 밟고 오르자니 가녀린 바람이 얼굴을 스치자 겨울을 준비하는
늦가을 정취가 아닐까 싶도록 고즈넉합니다.

능선을 잡아타자 이내 곳 확 트인 서울의 풍광에 탄성을 자아냅니다.  
가파른 능선길 따라 오르며 꽉 차오르는 숨결을 고르고 좌우로 움트는 봄기운을
맡아봅니다. 우로는 정릉 넘어 불암산, 수락산이 너른 들판에 펼쳐있고
좌로는 지난번 오른 행주산성과 한강자락이 구비구비 흘러 넘치고 있습니다.

마주하는 정상을 올려다보며 이마에 흐른 땀을 훔치며 오르자
어느덧 작은 형제봉에 다 달았습니다. 멋진 배경을 뒤로하고 찰칵~ 찰칵~
주섬주섬 챙겨온 보따리를 풀어 사과 한입 배어 물고 웃음어린 얘기 꽃을 피웁니다.

다시 챙겨 들고 큰 형제봉을 오르며 산을 왜 오르는가? 생각이 스쳐 지납니다.
산이 있어서 오른다지만 힘겹게 올라서 바로 내려갈 것을 왜 오를까?
우리 삶의 단면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산을 무시로 오르지만 오를 때 마다 감회가 새로운 명산의 기품이 있습니다.천하명산 북한산의 풍광을 보는 3가지 관점과 지리적 특성을 얘기해봅니다.

북한산의 위치는 한강을 중심으로 봐야 제 맛이 납니다. 한강 이북을 배경으로
동쪽 우이동 인수봉에서 서쪽 불광동 쪽두리봉까지, 남쪽 평창동 보현봉으로 배를 한껏 내민 모습으로 사방으로 능선과 계곡을 뻗치고 있는 산입니다. 오늘 오르는 형제봉 능선도 보현봉을 주봉으로 남쪽 북악산을 잇는 능선입니다.

첫째 북한산의 풍광은 강남에서 흐르는 한강을 넘어 바라보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멀리 임진강하구에서부터 팔당에 이르기까지 시각시각 다른 빛의 농담에 따라
달리 보이는 천의 얼굴 북한산입니다. 한강과 남산, 인왕산, 북악산, 낙산을 넘어
그 늠름한 위용이 한껏 돋보입니다. 더 멀리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도 찬조 출연해
그 앞에 읊조리는 모습입니다. 특히 88도로 성수대교에서 잠실대교 사이에서
보자면 그 자태는 가히 국보급입니다.

둘째 산을 오르며 산을 바라보는 모습은 어느 곳으로 오르든지 가히 절경입니다.
능선을 오르자면 사방으로 뻗은 산세가 굵직한 선의 남성미를 보이는 듯 하고
계곡을 타자면 첩첩산중의 기이함이 오묘한 여성미를 더하는 듯 합니다.
계절에 따라 오르는 곳의 맛도 제 각각이지만 가장 먼저 눈 온 직후 오르는 형제봉능선의 몽환적 분위기, 한여름 진관사 계곡을 타고 오르며 선녀탕에서의 탁족의 상쾌함. 백운대, 인수봉, 국망봉의 능선에서 맛볼 수 있는 굵직한 암벽의 기상.

셋째 산에 올라 천지사방을 둘러 보며 \"등동산 소천하\"란 말씀을 느껴보는 것.
북한산은 서울과 경기도의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별히 남쪽 서울의 숨막힘에서 탈출하여 후련함을 바라보는 맛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굽이쳐 흐르는 한강3백리 길이 남/북한강을 모아든 팔당에서 시작해 덕소를 휘감고 광나루 지나 잠실을 휘돌아 흐릅니다.
성수대교에서 방향을 다시금 바꿔 서남쪽으로 향하다 동작대교 밑을 지나며 서북방향으로 치솟아 흐릅니다. 여의도를 좌우로 살짝 감아 돌며 샛강을 하나 만들고
유유히 흐릅니다. 파주 교하에서 북으로 기세 좋게 뻗치다가 북쪽에서 흘러 나오는 임진강 물머리에 얻어맞고 서해바다 흘러 강으로서의 종지부를 찍습니다.
강화도 너머로 떨어지는 일몰의 아름다움은 가히 예술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맛볼 수 있습니다. 멀리 개성이 보이고 수원이남도 아련히 보입니다.
동서남북 탁 트인 풍광이 그 어느 산에서나 가당 키나 한 듯 쾌함을 보증합니다.

다산회에서는 때때로 북한산 이곳저곳 요모조모를 다니며 즐거움을 더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동참을 바랍니다. 몸이 무거우신 분들도 겁내 하지 마시고 따라 나서다 보면 자연히 즐거움도 느끼고 건강의 유익함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 때문에 저어하시는 분도 아기 배낭만 준비하시면 문제 없으니 참가해 주세요.

다산회 3번째 산행은 벚꽃 찬란하게 피는 4월 8일 남산으로 갑니다.
꽃놀이도 즐기고 적당한 도보산행도 즐기는 일정입니다.
마니마니 참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3 Comments
생명나무(최정연) 2007.03.25 02:22  
  집사님...글도 아주 맛있고 멋있게 쓰셨어여....마치 같이 다녀온듯하네여....세상에....정말 누군가 두런두런,,,이야기해주어 그 이야기에 푸욱 빠져있는 듯 합니다....벗꽃피는남산....그야말로 환상이에여...성가대장님...저희 그날 연습은 남산에서 하는게 어때여~~~~~?
아정(강용주) 2007.03.25 02:48  
  남산에서의 성가연습이라...부활절이고 그 담주는 찬양예배이니까...의견을 잘 모아보면 될것 같긴 한데...찬양팀이 안되겠네요...고민해 보죠...남산에서 가능할려나 모르겠네용...필리핀에 가 계시지는 않나요...그때?
생명나무(최정연) 2007.03.25 05:59  
  그렇잖아도 오늘 하루종일 금식으로 버티고있슴니다....에고 배고파요....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