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찾아온 고운 친구 -spring fair friend-
강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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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2 23:58
봄에 찾아온 고운 친구 -spring fair friend-
진한 향기 머금은 커피잔 둘레로
하얀 눈꽃송이
너플거리다
이내
사라집니다.
그냥
바라다 보고 있어도 좋으련만
한발짝 다가가서
반갑게 손 내밀 힘이 있어
더욱 좋습니다.
번번이 넘어지다
쉼없이 일어서고
걸음마 멈추지 않는
앙증맞은 아이 모습되어
그렇게
밥갑게 달려가 맞이합니다.
두 눈 감고
점자블럭 더듬거리며 따라가도 봅니다.
서툴지만,
더디고 답답하지만
익숙해 질 때까지
감각적인 본능으로 추수려 봅니다.
편리함에 물들여지고
조숙함에 길들여져 살아온 나에게
친구는
함께 가자고 손짓합니다.
겨우내 모진 추위 참아내며
이제
말하고 싶어
방긋이 웃음띄고
청아한 자태 드러냅니다.
햇살 가득 머금고
노래를 부릅니다.
그리고
한가닥
깊은 초록색 숨도 토해 내봅니다.
올 한해
누군가
밟지 안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상처를 주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꺾이우고 짓밟혀질지라도
노랑 나비 너울거리며 날아 온다 했고
귀여운 꿀벌 친구들이
날갯짓하며 달려온다 약속했기에
또 한번
꿈을 꾸듯
부드러운 향기를 내뱉습니다.
지금 못피고
내년을 기약할만큼
나약하고
볼품 없을지라도
그 좋은 친구들 날아올 때 쯤이면
거짓없이 줄 수 있는
작고도 가난한 마음이 자라있을 것입니다.
2010. 3. 12 오전
혈액검사로 삼성병원에 들렀다가 휴게실 밖에 새싹 돋아나는 것을 바라보며...
강환구 Sam, 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