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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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면 안 힘들고, 안 힘들면 힘들다.

이경준 목사 0 200

 

   장모임을 할 때마다 우리 목자와 목녀들이 느끼는 심정일 것입니다. “힘들면 안 힘들고, 안 힘들면 힘들다.” 목장 식구들과 VIP들이 많이 오면 식사 대접하느라고 힘이 듭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이 오면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힘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편으로 신이 납니다. 그런데 VIP는커녕 목장식구들도 제대로 오지 않으면 몸은 힘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어렵습니다. 몸이 힘들면 마음이 안 힘들고, 몸이 안 힘들면 마음이 힘들다는 말입니다.

 

   2009년에 우리 교회가 가정교회로 전환하여, VIP들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도록 도와주는 일에 초점을 맞춘 이후로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었습니다. 1년에 30명씩 영접을 했다고 해도 150명이 주님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은 셈이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실제로는 169명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 사람들이 모두 목장과 교회에 잘 정착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동안에 분가를 여러 차례 한 목장도 있지만, 분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목장도 있습니다. 목자와 목녀를 계속 힘들게 하는 식구들도 있습니다.

 

   목장의 여러 상태에 대해 낙심하지 않도록, 제 사례를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캠퍼스에서 전시간을 드려 사역을 할 때의 일입니다. 복음을 제대로 들려주려면 40-60분은 걸리기 때문에, 보통 하루에 여섯 명을 전도했습니다. 여섯 명을 전도하면 그 중에 대개 한 명꼴로 주님을 영접하였습니다. 이 비율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한 달을 매일 이런 식으로 하면, 한 달에 약 180명을 전도하여, 30명 정도를 양육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제자훈련’이라고 하면 일대일 또는 맨투맨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때는 그룹으로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이들을 6-7명의 그룹으로 만나면 일 년 후에는 세 명가량이 지속적으로 교제가 이루어집니다. 이때부터 세 명의 사람들과는 일대일로 제자훈련을 했습니다. 그들 중에 일꾼으로까지 성장하는 사람은 한 명으로 보면 좋습니다.

 

   정리를 하자면, 180명을 전도하면 30명가량 주님을 영접합니다. 그러므로 VIP가 목장에 나오지 않거나 주님을 영접하기를 지체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이기 바랍니다. 이런 일로 우리 성도들이 낙심을 한다면, 그것은 더욱 가슴 아픈 일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이 VIP라면, 우리 성도들은 VVIP입니다. 목자와 목녀들은 VVVIP라고 해도 좋겠지요. 우리는 그저 씨를 뿌리고 물을 주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물론 사람이기 때문에 목장과 내 사역에 열매가 없으면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 때문에 감사와 기쁨의 삶을 잃어버리는 것은 더 손해입니다.

 

   제 사역의 통계로 보면, 주님을 영접한 30명도 다 남아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사람들을 주님 앞으로 인도하고, 그들을 주님의 제자가 되도록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그들을 자라게 하시고 주님의 일꾼으로 사용하시는 것은, 주님께서 하실 일입니다. 목장에 따라 어려운 일이 끊임이 없는 목장도 있습니다. 목자와 목녀를 힘들게 하는 목원이 많은 목장도 있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 목자와 목녀이기 때문에 맡겨주신 줄로 믿습니다. 또는 힘든 과정을 거쳐서 목자와 목녀를 단련하신 후에 더 귀한 일에 사용하시기 위한 주님의 계획이 있는 줄로 믿습니다. ‘하나님은 결코 손해를 보시는 분이 아니시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성도가 본의 아니게 힘든 과정을 겪는다면, 하나님께서는 그가 단련을 받은 만큼 귀하게 사용하실 것입니다. 어려움 가운데 있다면, 다시 한 번 힘내시고 거울 앞에서 씩 웃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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