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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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장점은 동시에 단점을 수반합니다.

이경준 목사 0 207

   이번 미국 여행에서 예상외의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싸게 항공권을 구입하기 위하여 오래 전에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구입했는데, 인천공항 카운터에 있는 사람끼리 말이 오가더니 비즈니스 석으로 자리를 바꿔주었습니다. 왜 자리를 바꿔주는지 물어보고 싶더군요.  댈러스에서 갈아타고 휴스턴으로 갈 때에는, 항공기 번호가 바뀌었고 출발시간도 바뀌어서 얼른 미국에서 저를 마중 나올 사람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비즈니스 석으로 자리가 바뀌는 덕분에 편하게 눕기도 하면서 12시간 여행을 잘 했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비싼 돈을 주고 비즈니스 석으로 다니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지만 그 돈을 써가면서 편한 자리에 앉기보다는, 아직은 건강한 몸으로 검소하게 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모니터를 통해, 비행기를 갈아타는 게이트가 B11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셔틀전동차를 타고 B11으로 갔더니, 느낌이 이상했습니다. 공항에서 다시 모니터를 확인했더니 B20으로 바뀐 것이었습니다. 다시 셔틀전동차를 타고 다음 역으로 향했습니다. 항공권을 싼 것을 사면 비싼 항공권에 밀리는 것을 자주 경험합니다. 싼 것이 장점인 반면에, 변동이 생길 수 있는 것이 단점입니다.

 

   미국여행을 해보면 시차적응을 하는 것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시차적응을 빨리 하는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비행기를 타는 시간부터 도착지 시간대로 사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얼른 미국시간으로 바꾸어 놓고 그 시간에 맞추어서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한국시간으로 밤이 되어도 미국시간으로 낮이면 자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잠을 덜 자고 미국에 도착해서 매우 졸린 가운데 잠을 자면, 잠을 깊이 자고 시차적응을 하게 됩니다. 반대로 한국으로 돌아올 때에는 비행기를 타는 시간부터 한국시간으로 맞추어 놓고 그 시간에 맞추어서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의 좌석이 비즈니스 석으로 바뀌는 바람에 자리가 너무 편안해진 것입니다. 의자가 거의 침대 수준으로 바뀌었는데, 그 위에서 잠을 자지 않고 버티기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편하게 있을 수 있는데, 일부러 불편하게 해놓고 지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결국은 다른 때보다 비행기 안에서 잠을 많이 잤습니다. 비즈니스 석이 편한 것이 장점인 반면에, 시차적응을 위해 잠을 자지 않고 깨어있기는 힘들었던 것이 단점이었습니다.

 

   그래도 시차적응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자기 전 약간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가 땀을 흘리고 잠자리에 드는 것입니다. 그렇게 했더니 비행기 안에서 제법 잤는데도 두 시간 이상 깊이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잠을 깨어보니 두 시였습니다. 시차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그때 일어나면 시차적응에 차질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잠이 오지 않더라도 마치 잠을 자는 것처럼 가만히 눈을 감고 누워있습니다. ‘잠만 들지 않았을 뿐이지, 가만있는 것도 자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지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면 어느 틈에 다시 잠이 듭니다. 잠이 오지 않는데 오히려 잠을 억지로 청하려고 하면, 짜증이 나서 더 잠이 오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가만히 누워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서인지 대개는 다시 잠이 듭니다.

 

   물건을 사도 그렇습니다. 물건이 좋으면 값이 비싸고, 값이 싸면 물건의 질이 좋지 않습니다. 사람의 성격도 마찬가지입니다. 빈틈이 없는 사람은 비판적이며 결단력이 없기 쉽습니다. 매우 시원한 사람은 충동적이고 뒷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본질이 틀린 것이 아니라면, 지나치게 비판을 하지 말고 서로를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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