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홈 > 말씀과훈련 > 원로목사 칼럼
원로목사 칼럼


 

우리 교회 문화와 크게 다른 교회 문화

이경준 목사 0 200

   리 교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서영교회에서, 지난 주일부터 수요일까지 나흘간 부흥회 말씀을 전했습니다. 서영교회는 우리와 같은 교단에 속한 교회인데, 총회부흥사회 실무회장이신 목사님께서 담임을 하고 계시는 교회입니다. 가뜩이나 다른 교회에 가서 말씀 전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저에게, 이번에는 부흥사이신 목사님이 담임을 하고 계시는 교회에서, 그것도 나흘이나 말씀을 전할 것을 생각하 니 그 부담이 더했습니다. 그렇게 부담스러운데 말씀 전할 것을 왜 수락했는지 궁금 하시지요?

 

    서영교회 목사님이 어느 교회 부흥회에서 말씀을 전하셨는데, 그 교회의 분위기 가 매우 좋았답니다. 그래서 확인을 해보니, 그 교회가 가정교회를 하더라는 것이었 습니다. 덕분에 가정교회에 매료가 되신 목사님이, 작년 가을 같은 교단이며 가까운 곳에 있는 우리 교회에서 개최했던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 세미나’에 참석하셨습 니다. 세미나를 통해서 가정교회에 반한 목사님은 부흥사를 내려놓고 가정교회로 목 회를 하는 일에 전념을 하기로 작정하고, 매월 가정교회 서북지역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계십니다. 뿐만 아니라 교회의 장로님들의 적극적인 협력 가운데 대부분의 목자 목녀 후보들을 평신도 세미나에 다녀오도록 한 후에 금년부터 가정교회로 전환 하였습니다.

 

   그 동안에 제자훈련, 셀 프로그램 등을 해왔기 때문에, 교회가 가정교회로 전환하 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고 합니다. 특히 역사가 44년이나 된 교회인데도 장로님 들께서 마음을 같이 해주시는 것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에 우리 교회 세미나에서 은혜를 받았으니 저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시는 바람에 부흥회에서 말씀을 전할 것을 수락한 것입니다.

 

   큰 소리로 ‘주여!’ 하면서 주님을 세 번 부른 후에 기도하는 것을 비롯해서 매우 생 소한 분위기는 제게 부담을 더해주었습니다. 나흘간 부흥회를 하는 동안에 매일 감 사헌금과 일천번제 헌금을 하고 있었고, 저는 말씀을 전하기 전에 수십 장의 헌금봉 투에 적힌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가며 축복기도를 해야 했습니다. 봉투에는 여러 종 류의 감사내용이 기록되어 있었고, 그것을 하나하나 읽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 릴 것 같아 이름만 부르며 축복기도를 했습니다. 사실 이번에 처음 해보는 일이었습 니다.

 

   우리 교회와는 크게 다른 교회 문화이었지만, 다른 문화를 통해서 많은 것을 생각 하게 되었습니다. 헌금 봉투에 쓰인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축복기도를 하기 때문 에 체면상 헌금을 하는 분들도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는 헌금 봉투 에 이름을 쓰지 않기 때문에 간혹 불성실하게 헌금을 건너뛰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 다. 두 모습 모두 인간의 연약함과 죄의 성품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일입니다. 이름을 쓰면 ‘억지로(마지못해서)’ 헌금을 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 반면에, 이름을 쓰지 않 으면 ‘인색함으로(아까워하면서)’ 헌금을 하지 않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기쁜 마음으로’ ‘드리는’ 사람을 사랑하십니다.

 

   기도하는 모습도 그러했습니다. “주여!”를 세 차례 크게 부른 후에 기도를 하면서 매우 뜨겁게 주님을 갈망하는 분위기로 인해, 마음이 냉랭했던 사람들은 다시 주님 을 열망하는 마음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분위기에 휩쓸릴 수도 있고, 교 회에 처음 온 사람은 당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 교회 기도 분위기는, 정리된 기도제목을 가지고 차분하게 하나님께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반면에 감성적인 분위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냉랭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는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니라, 내 스타일과 같거나 다른 일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나와 다른 것에 대 하여, 틀린 것으로 여기고 판단하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