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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는 유머 감각이 있어야

이경준목사 0 222

(최영기 목사님의 목회서신 중 우리 목자 목녀들도 적용하면 좋을 글을 옮겨 적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워렌 위어스비 목사님은 ‘종이 되는 것에 관하여’ (Being Servant of God)라는 책에서 이런 에피소드를 적고 있습니다. 위어스비 목사님 신학생 시절에 유럽 선교회 (Greater Europe Mission) 사무장을 맡고 있던 노엘 리용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선교사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이 무엇입니까?” 위어스비 목사님은 열정이다, 영성이다, 영적 능력이다, 등의 답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분은 의외의 답을 말했습니다. “유머 감각입니다.” 선교 사역은 힘든 사역이고 탈진하기 쉬운 사역이기 때문에, 유머 감각이 있는 선교사만이 끝까지 롱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머 감각은 선교사뿐만이 아니고 목회자들에게도 필요합니다. 목회자들 중에서도, 단거리가 아니라 마라톤 뛰듯이 길게 보고 사역을 하여야하는 가정교회 목회자들에게 특히 더 필요합니다. 어떤 분들은 유머라고 하면 단순히 남을 웃기는 얘기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유머는 자신의 약점이나 문제에 대해 웃는 것입니다. 이런 유머는 긴장감을 해소해주고 경색된 분위기를 녹여줍니다.

 

목회자들은 어려움이나 위기 상황이 생겼을 때에 유머를 사용하여 가볍게 넘어가는 유머감각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렇게 할 때 아주 심각한 문제도 가볍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사소한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주일 설교 전에 어떤 분에게 간증을 시켰는데 정해진 시간을 무시하고 길게 하였습니다. 시계를 들여다보는 사람도 생기고, 옆 사람에게 소곤대는 사람도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간증을 중간에서 끊을 수도 없습니다. 드디어 긴 간증이 끝났을 때에는 회중의 분위기가 상당히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단위에 서면서 단상에서 내려가는 그분에게 한 마디 던졌습니다. “제가 설교할 시간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중들은 와 웃고, 무겁던 분위기가 밝아지며 은혜 받을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자신을 비하하는 유머는 상대방을 높여주어 분위기를 밝게 만듭니다. 토요일 새벽 기도회 때 한 안수 집사님이 감동적인 설교를 하셨습니다. 집사회 때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집사님이 설교를 너무 잘 하셔서 내일 제가 어떤 설교를 하든지 은혜가 되기는 글렀습니다.” 이 말을 듣고 모든 집사님들이 큰 소리로 웃었고, 설교한 집사님은 특히 더 밝게 웃었습니다.

 

과장된 칭찬도 유머 중의 하나입니다. 오래 만에 만난 사람이 “목사님 그동안 목회가 힘들어서 그런지 팍 늙으셨어요.”라고 말하면 사실일지도 모르지만, 목사인 저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목사님은 머리만 약간 희지 30대 청년 같으세요.”라고 말하면 사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기분이 좋고 말한 사람이 예뻐 보입니다. 유머는 상대방을 기쁘게 만들고 관계를 따뜻하게 만듭니다.

 

사단은 거룩의 모습을 다 흉내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성경도 인용하고, 기도도 하고, 병도 고치고, 능력도 행하고... 그러나 한 가지 못하는 것이 있답니다. 유머라고 합니다. 진정한 유머는 자신의 부족함과 약점에 대해 웃는 것인데, 사단은 너무나도 교만하여 자신을 비하한다는 것은 참을 수 없기 때문이랍니다. 이단에 속한 사람치고 유머러스한 사람을 보기 힘든 것을 보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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