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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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 사역의 오리지널

이경준목사 0 371
(한국 구미남포교회의 이종수목사가 휴스턴서울교회에서 개최한 가정교회 평신도 세미나를 참석하고 쓴 교회 칼럼을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이번 휴스턴 여정을 통해 목자사역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재정립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이론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보다 10년 앞서 있는 휴스턴 서울 교회의 목자들의 사역현장을 통해서 눈앞에서 확인하고 체험된 실제적인 원리들이었습니다. 그 첫 번째는 ‘목장은 출석체크에 불과하고 실제 사역은 주 중에 이뤄진다’입니다. 가정교회를 정착시켜 가는 단계에서는 목장모임이 목자의 중심사역같이 보입니다. 어쨌든 초창기에는 매주 모여야 하고, 식사를 차려야 하고 또 목장모임 진행에 필요한 여러 가지 절차들이 있기 때문에 목장모임자체에 신경을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이 목장모임이 잘 되기 위해서는 목원들이 목장에 나오길 사모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목장은 절대로 의무적으로나 강제적으로 나오게 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그래서 실제로 자신의 필요가 채워지는 곳임을 느끼던가 아니면 목자 목녀의 인격적인 면이 좋아서라던가, 그것도 아니면 최소한 섬김을 받고 싶은 목마름은 있어야 하는데, 목원들로 하여금 그런 마음을 갖게 할 수 있는 동기는 주중에 목자가 어떻게 목원들과 관계를 맺고 돌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목장모임자체에 신경을 쓰던 초기 단계가 지나가면 목장사역은 주 중 사역에 자연스레 비중을 둘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은 처음 목자사역을 시작하지만 교회 분위기가 이미 주중 사역 위주로 발전된 교회라면 신임목자자신도 자연스럽게 이런 흐름을 타게 됩니다. 실제로 서울교회 목자들 중에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목원들의 집이나 일터를 방문하거나 그게 여의치 않은 경우는 최소한 전화라도 해서 서로 소통하고 필요를 채워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권투 경기가 링에서 승부가 나는 것이 아니라 링에 오르기 전 어떻게 훈련하고 체중을 조절했느냐 에서 이미 승부가 나는 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두 번째는 목자들의 삶이 목장사역을 중심으로 oriented(방향정립) 되어 있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목장사역이 이들 삶의 우선순위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마치 소방대원들이 족구도 하고, 내무생활도 즐기고, 밥도 먹고, 여가시간도 갖지만 화재사이렌 소리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가 상황이 벌어지면 만사를 제치고 화재현장으로 달려 나가듯이 목자들의 삶은 영혼구원과 제자 만드는 일이 벌어지는 목장사역에 집중되어 있고 상황이 요구하면 우선적으로 달려갑니다. 우리를 8박 9일 동안 섬겨 준분들도 우리를 섬겨 구미남포교회가 영혼구원 사역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우리와 같이 교제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만은 아닐 겁니다. (우리가 좀 재미있는 사람이긴 하지요^^) 이 역시 삶을 희생한 사역인 것입니다.

이와 대조되는 사역 형태는 일식집 도시락 같은 모습입니다. 가정생활, 생업현장, 자녀양육, 내 사생활, 교회생활이 딱딱 구분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목장사역이 다른 삶의 경계선을 넘으면 힘들어 하고 부담이 되고 불만이 생기게 됩니다. 목장사역은 제가 보기에는 김밥 같습니다. 김 안에 모든 것을 말아 넣어서 하나가 되게 한 것입니다. 그 안에 단무지도 있고 오뎅도  있고 고기와 시금치도 들어 있지만 그 모든 것은 다 김밥이란 한 음식의 맛을 내는데 하나가 되고 있지 제 각각의 맛을 고집하지는 않습니다. 이 맛을 제대로 낼 때 ‘사람들은 맛있다’ 고 칭찬을 해 줍니다. 이처럼 나의 목자사역을 위해 내 가정생활, 직장, 자녀양육, 사생활 들이 하나로 방향정립을 할 때 목장사역은 비로서 제 궤도에 오르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것을 하나님께서 ‘잘했다’ 고 하시면서 하늘의 상급으로 우리를 부요케 해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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