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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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목사 칼럼


 

나의 멘토가 되시는 목사님

다운교회 0 398
저는 세 그룹의 사람들을 자주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첫째 그룹은, 저보다 10여 년 연세가 많으신 분들입니다. 그분들은 저보다 앞서 가고 계시기 때문에, 그분들에게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때로는 그분들이 경험한 시행착오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분들과는 모든 감정을 나누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같은 나이 또래의 사람들입니다. 같은 나이 또래 중에도 가능하면 젊을 때부터 사귀어온 사람들이면 더욱 좋습니다. 초등학교 동창생을 만나면 갑자기 제 마음이 초등학생으로 돌아가고, 고등학교 동창생을 만나면 어느 틈에 제 마음이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있음을 느낍니다. 그러므로 젊었을 때부터 오래 사귀어온 사람일수록 감정을 모두 나눌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 사람들과는 벌거벗은 모습을 보여도 부끄럽지 않은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아마 성숙하기 전의 모습을 다 본 사람들이어서 그런 모양입니다.

셋째는, 저보다 적어도 10년 이상 젊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만나 어울리다 보면 그들의 문화와 생각을 접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와 같이 제자훈련을 하는 사람들은 젊은이들을 자주 만날 수 있는 것도 축복 중의 하나입니다. 교회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이 세 종류의 사람을 모두 한 울타리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 큰 축복입니다. 확실히 일반 사람들보다는 젊게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도 그 이유일 것입니다.

저에게는 첫째 그룹 중에 이태웅 목사님이 계십니다. 안식년에 미국에 있을 때에도 여행 중 일부러 저희 집을 방문해 주실 정도로 저를 가까이 대해 주시는 분입니다. 며칠 전에는 저희 교회가 이사온 것을 아시고 교회를 방문하셨습니다. 미리 전화 약속을 하신 것도 아니고, 일을 보러 왔다가 잠깐 방문하셨다며 사무실로 들어오셨습니다. 저는 이런 관계가 좋습니다. 꼭 공식적으로 만나는 관계가 아니라 그냥 만날 수 있는 관계가 훨씬 더 인간적인 느낌이 있어서 좋습니다.

그런데 차를 대접해 드리는 동안에 제가 일을 만들었습니다. 그만 실수로 제 앞에 있는 컵을 쓰러뜨리는 바람에 손 등을 덴 것입니다. 그러자 이 목사님께서 저를 데리고 세면장으로 가셨습니다. 손을 차갑게 해야 한다며 물을 틀어놓은 수도꼭지에 30분은 대고 있어야 한다며 꼼짝을 못하게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한 형제에게 약국에서 화상치료제를 사오도록 하셔서 얼마나 자상하게 치료를 받도록 하시는지. 당시에는 괜찮은 것 같았는데, 저녁이 되어서야 그 치료가 왜 필요했는지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은 사무실로 돌아가신 후에도 다시 전화를 해오셨습니다. 계속 치료를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하시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도 손등에 흔적이 남은 모습을 보면서, ‘그때 그분이 치료를 하도록 하시지 않았으면 이렇게 빨리 아물지 않았을 거야.’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분이 제 곁에 계시다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스승의 날이나 추석이나 구정 때, 일 년에 두 번 정도 찾아가 뵐 수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행복 중의 하나입니다.

여러분보다 10여 년 앞서 가시는 분들을 자주 만나십시오. 그분들에게서 배울 것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여러분들을 보살펴줄 수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또래 친구들을 꼭 만드십시오. 여러분들의 감정을 그대로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면 더욱 좋겠지요. 나이가 들어서 친구가 된 사람들이면 마음을 나누는 노력을 좀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보다 젊은 사람들을 자주 만나십시오. 그리고 겸손하게 그들의 생각과 문화를 접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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