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와 목녀들에게 유익한 일상 상담(최영기 목사님의 글)
상담 기술에 대한 아쉬움이 항상 있었는데, 목자 목녀들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최근에 IVP에 의하여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독일의 여성 상담가 카린 아커만-슈톨레츠키가 저술한 ‘일상 상담’입니다. 저자는 상담의 핵심을, ‘함께 해주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정의합니다. 위기와 갈등, 질병과 슬픔, 회의와 의심 가운데 있는 사람과 함께해 주는 것입니다. 상담가는, 문제의 해답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방이 스스로 문제 해결책을 찾도록 돕는 사람이고,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할지라도 강요하듯이 주어지는 조언은 오히려 언어폭력이 될 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식탁에서 대화 나누듯이 자연스러운 일상 가운데 이루어지는 상담! 그래서 책 제목이 ‘일상 상담’입니다. 일상 상담가로서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전문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상대방의 생각을 분명하게 이해하려는 자세와, 상대방이 자기 의견에 동의하기를 기대하거나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자기 생각과 느낌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이 일상 상담의 기본 요소라는 것입니다.
일상 상담이 가정교회 사역에 적합한 것은, 일상 상담에서도 가정교회에서 처럼 사역의 주 도구가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상담자는 피상담자에게 기도를 가르치고, 그를 위해서 기도 합니다. 상담하다가 벽에 부딪히면 “주님, 지금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즉석에서 하나님께 ‘화살기도’를 올려서, 하나님께서 직접 상담에 개입하시도록 합니다. 피상담자에게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기면 “예수님 저는 할 수 없어요. 저를 구해 주세요!” 라고 하나님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하도록 권합니다.
이 책에는 담긴, 즉시 목자 목녀들이 사용할 수 있는 지혜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슬픔을 당한 사람을 만나면 위로할 말을 찾을 수가 없어서 사람들이 피하게 되는 수가 많은데, 당사자에게는 그런 모습이 자기를 거부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아무 말 없이 다가가서 같이 있어주고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경청해 주면 됩니다. 답을 주어야 한다는 강박감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려고 진지하게 노력하는 것이 경청입니다. 무슨 말을 할 까 고민하지 말고, 진정으로 경청하면 자연스럽게 할 말이 생깁니다.
큰 위기에 처한 사람들은 스스로 올바른 결정을 내릴 힘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에게 실제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그 사람 대신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본인은 기도조차도 할 수 있는 힘이 없으니까, 기도하라고 권하지만 말고, 함께 기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존재, 사랑, 능력에 대해 의심하더라도, 거룩한 말로 질책하지 말고, 서서히 하나님 앞으로 인도해야 합니다.
일상 상담가는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합니다. 상담에 있어서 최선만 다할 뿐이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서 무리하게 책임지려 하지 말아야합니다. 공황장애, 우울증, 강박증, 탈진, 영적이나 정신적으로 큰 충격이나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전문적인 심리치료사에게 넘겨야 합니다. 자신은 피상담가를 돕는 사람일 뿐이지, 문제 해결사는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합니다. 해결사는 하나님 한 분뿐이시라는 사실을 항상 자신에게 상기시켜, 자신이 하나님의 역할을 대신하려 하지 말아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