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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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던 일 하나가 해결되었습니다

다운교회 0 303
성경을 읽다 보면 궁금한 것들이 있습니다. 물론 제가 하나님의 말씀을 의심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어린 아이들이 부모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면, 부모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 아이의 이해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 이해되지 않으면 하나님에게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나의 이해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제가 궁금하게 생각했던 것 중의 하나는, 왜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한 사건이 사복음서에 모두 기록되어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베드로는 당시 초대교회의 영적 지도자였습니다. 그것도 예수님께서 늘 함께 다니시던 세 명의 제자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굳이 복음서를 기록한 네 사람이 모두, 교회의 지도자인 베드로의 약점을 들추어낼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것이 제가 궁금하게 여기던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아들이 병역을 교묘하게 필하지 않았다든가 온당치 못한 방법으로 재산을 증식한 일이 있으면, 자리를 잃어버리거나 명예가 실추되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베드로가 결정적인 순간에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한 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한 사건은 제사장의 뜰에서 비교적 은밀한 가운데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더구나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은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마가복음 14:50)한 이후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대제사장이나 장로들이나 서기관이나 다른 사람들이 교회에 가서 베드로가 예수님을 부인한 사실을 전하고 다녔을까요? 베드로 자신이 이 가슴 아픈 이야기를 많은 신자들 앞에서 간증하였을 것이라는 짐작입니다. 베드로는 자신이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던 부끄러운 이야기와 함께, 하나님의 넓고 크신 사랑을 동시에 전파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막달라 마리아를 비롯하여 여인들이 무덤을 찾아왔습니다. 여인들이 빈 무덤에 들어갔을 때에 흰 옷을 입은 청년(천사이겠지요)이 여인들에게 말했습니다. “가서 그의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이르기를 예수께서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시나니 전에 너희에게 말씀하신 대로 너희가 거기서 뵈오리라.”(마가복음 15:7) 그리고 바울도 고린도전서 15:4-5에서, 예수님께서 “성경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사 게바에게 보이시고”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 후 베드로를 만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예수님을 부인했던 베드로를 꾸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를 다시 품으시기 위해서 만나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부인한 후 만일 베드로가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는 평생을 죄책감을 가슴에 안고 살았을 것입니다. 더구나 베드로는 “사람 앞에서 나를 부인하는 자는 하나님의 사자들 앞에서 부인함을 받으리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너무나 잘 기억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베드로는 여전히 영적 무력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베드로가 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아무 것도 잡지 못했을 때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아침 식사를 하도록 하신 후에,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예수님께 대하여 세 번의 사랑을 고백하도록 하셨습니다. ‘세 번의 부인’을 ‘세 번의 사랑 고백’으로 덮어주시는 주님의 넓고도 깊은 사랑이 느껴지는 사건입니다. 베드로는 이 사실을 증거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가는 곳마다 자신은 예수님을 부인했는데도 불구하고, 주님은 나를 품으시고 다시 사명을 맡겨 주셨다는 간증을 하고 다녔을 것입니다. 사복음서를 기록한 사람들은 같은 마음으로 이 사건을 기록하였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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