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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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기다려집니다.

다운교회 0 291
오늘 제목을 보시면서 궁금하셨을 것입니다. 웬일로 지방선거를 기다리는지. 직접 출마할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혹 아는 사람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것으로 짐작하실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단지 제가 지방선거를 기다리는 것은 우리 교회가 투표장소로 사용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방도로 하든지 전파되는 것은 그리스도니 내가 기뻐하고 또한 기뻐하노라.”(빌립보서 1:18) 했던 사도 바울과 같은 마음일 뿐입니다.

우리 교회를 구입하고 나서 공사가 들어가기도 전에 제 휴대폰 전화기에 음성녹음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어떻게 제 전화번호를 알았는지, 동사무소에서 걸려온 전화였습니다. 이전에 우리 교회 장소를 투표장소로 사용했었다며, 이번에도 우리 교회를 투표장소로 사용하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잠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혹시 한번 길이 나면 이곳저곳에서  빌려 달라지는 않을까?’ ‘이곳 주민들에게 교회를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있을까? 이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일 것이다.’ 기도하고 생각하는 가운데 두 번째 생각으로 정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기가 막힌 기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당일에 투표를 하러 얼마나 많은 분들이 오실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차 한 잔에 도넛을 하나 곁들여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워낙 민감한 선거 현장이어서 선거법에 위배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해보았습니다. 도넛이 동그랗기 때문에 마치 찬성표를 던지라는 의미로 오해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X표 모양의 꽈배기도 함께 놓을까도 궁리해 보았습니다. 제일 간단한 일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질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이 쓸데없는 걱정이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출마하는 사람만 없으면 밥을 해서 대접을 해도 관계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날은 마당에 파라솔을 몇 개 더 펴놓을 계획입니다. 동네 분들이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며 조금 한가하게 다정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교회에 대한 이미지도 새롭게 하실 수 있어서 복음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욱 감사한 일은 우리 교회의 대학부와 청년부가 섬기는 일에 선뜻 자원자로 나서주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요즈음 대학부와 청년부가 새바람이 불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저까지 신이 납니다.

1층에 있는 카페에도 책들이 조금씩 들어차고 거의 비어있는 시간이 없어서 좋습니다. 저녁에는 몇 사람이 늦게까지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어린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리 넓지 않은 마당이지만 어린 아이들이 놀이기구에서 놀고 있는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종종 아이들과 야구를 하느라고 집에서 오는 재촉 전화를 받고서야 귀가를 할 때도 있습니다.

저도 교회를 개척하기 전에 대부분 먼 곳으로 교회를 다녔습니다. 아침에 늦지 않기 위하여 예배 전에 교회 근처에 있는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예배 시간에 맞추어 교회를 가곤 했습니다. 차 트렁크에는 연을 두 개씩 가지고 다니면서 예배를 드리고 귀가 중에 고수부지에 가서 아이들과 연을 날리는 등 즐거운 시간을 가지곤 했었습니다. 교회를 개척한 후에는 아이들이 워낙 교회를 좋아해서 공부도 교회에서, 심지어 잠도 교회에서 자곤 했습니다. 가능한 대로 자녀들이 교회를 즐기고, 교회 오가는 길을 즐기도록 하시면 자녀들의 신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무튼 지방선거일이 기다려집니다. 합정동의 많은 분들에게 교회가 많이 소개될 수 있는 그 날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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