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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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마다 느끼는 스트레스

다운교회 0 293
오늘부터 몇 주간에 걸쳐서 ‘내 얘기 같은’ 추석 풍경을 소개합니다. 어떤 말들은 인터넷에 있는 대로, 세상 용어 그대로를 옮기고 전문가의 도움말도 덧붙일 것입니다.

시어머니의 공치사라도 듣고 싶은 며느리
추석만 되면 친지들이 30-40명 시댁으로 모여든다. 당연히 설거지 통 앞을 떠나기 힘들 정도로 일이 많다. 아침상과 점심상을 차리는 일은 여자 친지들이 많이 돕는 편이다. 그런데 남자 친지들은 당연하다는 듯, TV만 보거나 술상만 받는다. 그런 풍경 속에 빠져 있는 나를 발견할 때마다 ‘이건 불공평하다.’는 반발심이 생긴다. ‘연장자는 그렇다 치고  젊은 남자들은 함께 일하면 가족분위기도 더 화목해지지 않을까?’ 시어머니는 부엌일은 여자가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분이다. 젊은 친지들 중에는 일을 돕고 싶어도 시어머니를 비롯한 다른 친지들 앞에서 혼자만 튀는 것 같아 주저한다. 이럴 때 어른이신 시어머니가 젊은 남자들도 일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끌어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며느리가 하는 일이 마음에 찰 리 없겠지만, 목에 땀띠가 날 정도로 추석 내내 설거지를 많이 한 며느리에게 “그래 아가, 네가 수고했다.”라고 공치사라도 한마디 해주시면 안 될까? 다른 친지들은 그런 말을 해도 시어머니는 결코 그런 말씀이 없으시다.

☞도움말: 칭찬을 속으로 하는 것이 어머니의 성격일 수도 있다. 공치사를 기다리지 말고 “어머니, 제가 잘했지요?”라고 먼저 여쭐 수도 있다. ‘칭찬 타임’을 마련해서 명절 폐회식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 보라. 만약 시어머니의 시어머니가 엄한 분이셨다면 ‘엄한 시어머니’가 탄생할 수 있다. 정신분석학적으로는 ‘공격자와 동일시’ 현상이라고 한다. 시어머니에게 당신의 시어머니 얘기를 들려달라고 하면 본인의 ‘현재’를 조금씩 깨닫도록 할 수 있다. 살아온 습관 때문에, 시어머니의 생각이 바뀌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보다는 바뀌기 쉬운 남편의 도움을 이끌어내는 것이 현명하다.

늦게 오는 며느리 때문에 불편한 시어머니
직장 생활을 하는 며느리들은 회사일이 바쁘다며 늘 추석 전날 늦게 내려온다. 일곱 형제가 모이는 추석 음식 마련은 시어미인 내 몫이다. 20여 명이 아침과 점심을 먹고 가기 때문에 사흘 전부터 준비한 음식을 냉동고에 저장해 둬야할 정도다. 며느리들한테 싸줄 김치는 보름 전부터 담가둬야 한다. “빨리 좀 내려오지 그러느냐?”는 말은 아들한테만 한다. 며느리가 자리 비운 시간을 골라서···. 몸은 늦게 오더라도 차례 비용이라도 빨리 받았으면 좋겠다. 예산이 넉넉하면 마음 편히 제수용품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찾아온 친지들에게 싸줄 음식도 넉넉하게 마련할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 돈이라도 미리 넉넉하게 부쳐줬으면 하는 마음을 며느리들은 알까? 며느리가 내려와도 “이것 해라. 저것 해라.” 마음 놓고 말하기도 힘들다. 이럴 때, “어머니, 이거 할까요?”라고 물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그럴래?” 하면서 응수해줄 텐데. 사실 말로만 “어머니, 어머니” 자주 불러주어도 내가 시어머니로서 인정을 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은데.

☞도움말: 협상 파트너를 아들이 아닌 며느리로 바꿔라. 어른이 의논할 때 거절할 며느리는 없다. 해야 할 일은 정확하게 알려줘라. 말하기 힘든 소망은 쪽지를 활용하면 의사전달도 한결 쉽다.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되기 전에는 시어머니 생각은 이해하기 힘들다. 포기할 건 포기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로울 때가 있다. 며느리의 사회생활 때문에 아들의 어깨가 조금 가벼워진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사람을 쓸 수 있도록 해드리거나 쇼핑의 즐거움이라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해 드리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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