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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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마다 느끼는 스트레스(두 번째 이야기)

다운교회 0 305
지난주부터 몇 주간에 걸쳐서 ‘내 얘기 같은’ 추석 풍경을 소개합니다. 어떤 말들은 인터넷에 있는 대로, 세상 용어 그대로를 옮기고 전문가의 도움말도 덧붙일 것입니다.

일손 돕지 않는 남편이 미운 아내
우리 부부는 명절이 두렵다. 명절을 앞두거나 시골에 다녀온 뒤에는 늘 다툰다. 매년 같은 주제로···. 남편은 평소 집안일을 잘 도와주는 편이다. 40대 초반이지만 동년배 남자들과는 달리 설거지를 하거나 청소를 한다. 하지만 명절에 시골에 내려가기만 하면 사람이 달라진다. 아, 미쳐! 모든 집안일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이럴 때 좀 도와주면 평생 고맙다는 소리를 듣고 살 텐데, 오히려 평소보다 잘 못해서 구박을 받게 한다. 왜 그럴까? 남편의 변명.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오랜만에 부모님 뵙고 친척들, 손님 상대를 하다보면 일을 할 시간이 없다.”
명절이 다가오면 그래서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선다.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도 집안일 이야기만 나오면 서로 싸우게 되기 때문이다. 정말 힘들 때는 도와달라고 하소연해도 말할 때뿐이다. “이번에는 그러지 않을게”라고 한 남편이 시골에 가서 배신을 때린 게 어디 한두 번이랴. 올해도 추석이 다가오니 두렵다. 또다시 같은 주제로 싸움을 반복할까봐. 남편은 정말 내 생각을 하긴 하는 걸까?

☞도움말: 평소에 남편이 도와줄 때 아낌없이 칭찬하라. 남편은 도와줄 기회를 만들지 못했거나 가족문화 때문에 망설이고 있을 수 있다. 가족문화를 조금씩 변화시키기 위해 공개적인 ‘임무교대식’ 같은 것을 제안해보라. 남편이 미리 도울 수 있도록 음식을 준비해가는 방법도 있다. 남자는 무리 속에서 공처가로 찍히는 것을 은연중에 두려워하는 존재다. 귀엽게 봐준다고 생각하고 집에 와서 도움을 이끌어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아내와 시부모와 화합을 바라는 남편
본가가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충북 청주다. 기독교 집안이라 명절 음식도 따로 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렇게 밉다는 시누이도 없다. 시어머니도 며느리 눈치를 봤으면 봤지, 며느리에게 눈치를 줄 ‘간 큰’ 시어머니가 아니다. 과장을 좀 하면 이런 시댁은 세상에 둘도 없을 것이다. 시댁행이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이다. 아내도 이건 인정한다. 그런데도 시댁 가는 것 자체가 부담인 모양이다. 머리는 따라주는데 몸은 도망간단다. 그런 아내가 얄밉지만 한편으론 이해도 간다.
올해엔 불쑥 아내가 “이번 추석은 5일 연휴이니 부모님 모시고 해외여행이나 다녀오자”고 제안했다. 내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마누라 속내야 이해하지만 아직 명절 때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 만큼 우리 부모님이 개방적이지는 않다. 게다가 어찌 우리 식구만 갈 수 있겠는가? 형님네는 또 어쩌고···. 말수가 적은 아내는 결혼 7년이 넘었지만 시댁에 가면 소처럼 묵묵히 일만 할 뿐이다. 나의 바람은 단 하나. 시집이 친정처럼 편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은 어울려줬으면···.

☞도움말: 아내의 제안에는 고마움을 표현하라. 어머니의 사진, 아내의 사진 같은 것을 통해 관계와 대화의 접촉점을 만들라. 긴 시간은 아니더라도 어머니와 아내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보라. 어머니가 아내에게, 아내가 어머니에게 띄우는 편지, 또는 동영상을 만들어보라. 사람 성격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현실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당신 아내는 다른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남편은 끼어들지 않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찜질방에 가거나 영화를 보러가는 등의 방식으로 둘만의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생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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