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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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회에 대한 오해풀기(2)

다운교회 0 270
지난 주일에는 목자를 지원하는 분들이 신청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목자의 삶을 사는 것이 분명 쉬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46분이 신청을 했습니다. 몇 분은 너무 조심스러워서 다음에 분가하기로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믿고 신청한 분이나 하나님의 일을 조심스럽게 하려고 다음으로 미룬 분이나 모두 잘하신 일입니다. 앞으로 가정교회를 하다보면 분가가 잘 되는 목장도 있고, 분가가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 목장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결과들에 의해 사람이 평가되지 않아야 합니다. 그 결과는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에 따라 다르고, 또 하나님께서 우리 각 사람을 여러 모양으로 사용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주 안에서 하나 되는 일’과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오늘은 “목장 모임에는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야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는 오해풀기입니다. 물론 아닙니다. 목장 모임은 잘 짜인 프로그램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릴 적부터 주일에는 교회에서 온종일 살다시피 하고, 교회에서 갖은 봉사와 궂은일을 도맡아 하던 한 형제가 휴스턴으로 이사를 와서, 휴스턴서울교회의 가정교회에 기대를 잔뜩 걸고 목장에 참석을 했답니다. 그런데 의외로 성경공부는 너무나 엉성한데다가, 나눔의 시간이라는 것이 잡다한 부부싸움을 한 이야기나 세상살이 이야기뿐이고, 별로 배울 것도 없는, 도무지 영적이지 않은 것 같은, 그런 모임을 매주 하기에 ‘아무래도 목장을 잘못 정해서 그런가보다.’라는 생각을 하고 다른 목장으로 옮겨갔답니다. 그런데 거기도 역시 별다를 것 없이 마찬가지였답니다.

그래서 이 형제는 결국 혼돈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도무지 이게 어떻게 된 것인가? 이런 걸 가지고 왜 그렇게 좋은 교회라고 소문이 났을까?’ 이해가 되지를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던 어느 날, 목장식구들이 만날 똑같고, 하잘것없는 이야기들을 함에도 불구하고 늘 한결같이 그것을 경청해주는 목자와 목녀를 지켜보면서, 영혼 사랑의 감동이 가슴에 진하게 느껴져 왔답니다. 그들은 아무 것도 부족할 것이 없는 사람들이고, 성경 지식이 없어서 남들을 가르치지 못할 사람들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관심을 집중해서 열심히 목원들의 삶에 얽힌 아픔들을 일일이 들어주고 그들에게 무엇인가 필요한 것이 있을 때는 헌신적으로 도와주곤 했습니다.

그제야 그 형제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이제껏 하나님께서 정작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영혼구원에 관한 일들은 뒤로 제쳐놓은 채, 분주히 다니며 뭔가 많은 일을 하고 있고, 많이 알고 있다고 착각하던 자기 실체를 깨닫게 되었다고 울먹거렸습니다. 그 이후로, 그 형제도 변화되고 목자가 되어, 믿음이 없거나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을 배려하며 섬기는 삶을 살려고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반드시 가정교회를 해야만 구원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전도훈련이나 행사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사람들이 변화를 받고 구원을 받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러한 프로그램이나 방법만 의지했을 때는, “내가 너를 잘 가르쳐줄게. 이만치 나 있는 곳까지 올라와봐...” 하는 식이 되었습니다. 언제나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려고만 했었습니다.

그래서 가정교회 연수나 세미나에 오신 목사님들이 자주 듣는 얘기가 있습니다. “목장 모임은요, 엉성할수록 잘 하는 거예요, 그래야 불신자나 초신자들이 어색하거나 마음이 불편하지 않고 잘 어울리게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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