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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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묘하시지요?

이경준목사 0 248

장을 분가해 본 사람들은 묘한 기분을 이미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꼭 목장 분가가 아니어도, 일반 회사에서도 부서를 옮기려고 할 때 느끼는 감정들이 있습니다. 어느 회사에 다니는 사람을 다른 부서의 책임자가 꼭 필요한 사람으로 여겨서 부서를 옮겨오도록 제안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나를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여겨준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현재의 책임자 밑을 떠나는 것이 여간 마음 불편한 일이 아닙니다. 그럴 때의 마음은, ‘윗분들끼리 결정해 주세요. 저는 결정에 따를 게요.’입니다. 안 간다고 하자니 불러준 사람에게 미안하고, 떠나자니 마치 지금의 상사가 싫어서 떠나는 것처럼 보여서 미안하고... 이것이 사람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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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을 분가할 때도 이와 비슷한 일이 생깁니다. 새로 분가하는 목장으로 가자니 지금의 목장이 싫어서 가는 것 같고, 그냥 눌러앉아 있자니 새로 분가하는 목자를 도와주어야 할 것도 같고... 그런데 요즈음 우리 교회에서 교회를 개척하는 일을 앞두고 이런 갈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는 담임목사가 정해 주었으면 제일 좋을 것 같은 기분을 가진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 입장도 그렇습니다. 박목사를 도와주러 가라고 하면 서운하고, 가려고 하는 데 붙잡으면 고맙기는 하지만 부담스럽고.

 

그래서 이미 박목사와 함께 하기로 한 사람들에게도 제가 의사 표현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잘 가라.”고 하면 서운할 터이고, 붙잡으면 자유롭게 하라고 할 때는 언제이고, 붙들면 어떻게 하라고?’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분가라는 것이 어려운 것입니다. 그래도 목장을 분가하는 것은 매주일 만나서 예배도 같이 드리고 한 교회 안에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래도 마음이 괜찮은 편입니다. 그러나 교회가 분가하는 것은, 앞으로 서로 다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생각이 많아지는 것이지요. 물론 폭넓게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라는 생각을 가지면 좋겠지만 말입니다.

 

아예 멀리 선교지로 떠나거나 우리 교회에서 거리가 제법 먼 곳에서 교회를 시작하면 그래도 나은 편입니다. 먼 곳으로 따라가는 일에는 분명한 결단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교회 위치가 그리 멀지 않은 곳이어서, 아마 우리 교인들에게 갈등이 되는 사람들이 제법 있을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사람이 모인 곳, 사람이 사는 곳에는 갈등이 있기 마련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마음 편하게 생각하기 바랍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쓰는 것도 서로 다른 사람을 너무 의식하여 지나치게 조심스럽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그리고 그런 어색한(?) 시간이 길지 않도록 준비가 되는 대로 바로 이동을 하여 예배를 드리도록 하고, 설립 예배는 201112일에 드리도록 제안하였습니다.

 

사도 바울이 에베소 교회(교인들)에 부탁한 일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으니, 그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었습니다. “겸손함과 온유함으로 깍듯이 대하십시오. 오래 참음으로써 사랑으로 서로 용납하십시오. 성령이 여러분을 평화의 띠로 묶어서, 하나가 되게 해주신 것을 힘써 지키십시오.”(에베소서 4:2-3) 교회 개척을 앞두고 저도 여러분에게 동일한 부탁을 드립니다. 우리 교회는 그 동안 다양한 교단의 목회자들이 섬겨왔습니다. 서종률 목사는 독립 교단, 박재균 목사는 합신 교단, 그런데 우리 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입니다. 총신 교단이라고도 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제까지 아름답게 동역을 잘해왔습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영혼을 구원하고 제자 삼는 일을 위하여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뜻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교회가 되는 일에 하나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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